"수상하신 분은 모두 실패와 좌절을 딛고 받으신 분들이라 축하드리며 상을 받지 못한 제작자 분께는 따로 위로의 말씀을 하지 않겠습니다. 너무 아프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깊은 슬픔의 시간을 지나 또 걸어 나갈 것이고, 더 나은 시간을 만날 거라고 분명히 믿습니다."
 
 30일, 이숙경 집행위원장과 변재란 이사장의 폐막 선언으로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2023. 08. 24~08. 30/집행위원장 이숙경)가 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폐막했다.

30일, 이숙경 집행위원장과 변재란 이사장의 폐막 선언으로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2023. 08. 24~08. 30/집행위원장 이숙경)가 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폐막했다. ⓒ 임효준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숙경 집행위원장은 30일, 7일간 축제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폐막식에서 수상을 하지 못한 감독들을 위로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기간 내내 일한 자원 활동가와 스태프를 언급하며 큰 박수로 격려의 마음을 전했다. 앞서 변재란 이사장은 "극장 가득 영화제의 열기에 힘을 보태주신 관객과 열정 가득한 끈기로 작업해 오신 모든 여성 영화인들께 고마움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폐막 선언과 함께 아시아단편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인 리커신 감독의 〈나를 바다로 보내 줘〉를 폐막작으로 상영하며 영화제는 마무리됐다. 
 
 아시아단편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인 리커신 감독의 〈나를 바다로 보내 줘〉이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아시아단편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인 리커신 감독의 〈나를 바다로 보내 줘〉이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 서울여성국제영화제 사무국

 
이번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7일 동안 총 50개국의 131편을 상영했다. 25주년 포럼과 토크, 쟁점 토크, 대담과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 이벤트를 진행했다. 관객과 '환대'와 '사랑', 그리고 '위로'와 '연대'를 실질적으로 나누는 성공적인 행사였다.

특히 25회 '우리는 훨씬 끈질기다'의 슬로건에서 보여준 언어의 파괴력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커다란 위안을 줬다. 전쟁과 이상기후변화, 이념과 세대 갈등, 그리고 청년 실업과 일자리문제, 주거불안과 묻지마 폭행, 미투와 학폭 및 청년과 중장년층의 고독사 등 정신적 육체적 한계를 겪고 있는 각자도생의 소시민들에게 울림을 줬다. 
 
삶이 곧 예술이며 이것이 바로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며 여성예술가의 삶을 그린 개막작 <쇼잉 업>을 비롯해 이날 수상한 10대 어린 여성감독을 비롯한 모든 제작자들의 이야기가 '진정성 있는 삶'으로 이어져 더욱 감동적이었다. 

제25회 서울여성국제영화제는 여성의 포용과 생명력이 만들어 낸 희망적 메시지, 예술가와 소시민을 이은 삶의 '진정성 시대'를 여는 선포식이었다.

"연대가 답" "수평으로 봐야할 것을 수직으로 평가하는 것" "꼭 주류가 아니어도 된다" 등 그들의 언어에서 비롯된 수상소감을 듣고 있자니 벌써부터 내년이 기대된다.   
 
 옥자연 배우와 황혜림 프로그래머, 번역과 수화를 도와 주신 관계자분 모두 마지막 박수로 폐막의 아쉬움을 전했다.

옥자연 배우와 황혜림 프로그래머, 번역과 수화를 도와 주신 관계자분 모두 마지막 박수로 폐막의 아쉬움을 전했다. ⓒ 임효준

 
이날 오후 7시,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9대 홍보대사인 옥자연 배우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황혜림 프로그래머가 폐막식 사회를 봤다. '피치&캐치', '아이틴즈', '아시아단편', '발견' 순으로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시상식이 진행됐다.

올해 '피치&캐치' 부문에서는 관객상에 정가현 프로듀서, 송지서-서시온 공동연출, 이지우 작가의 〈희망고시원 퇴마클럽〉, 포스트핀상에 김윤겸 감독의 〈마이크로스코픽 월드〉, 벨로시티상에 조현진 감독의 〈매드 댄스 오피스〉, 시우프상에 유소영 감독의 〈공순이〉, 피치&캐치상에 백승빈 감독의 〈아이 엠 러브〉, 옥랑문화상에 이산하 감독의 〈손님 노동자〉,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상에 방미리 감독의 〈생명의 은인〉이 선정됐다. 

관객상을 받은 〈희망고시원 퇴마클럽〉 정가현 프로듀서는 "영화제에 많은 여성 관계자와 선배가 있어서 큰 힘을 얻었다. 열심히 끈질기게 영화를 만들겠다"라고 밝혔고, 포스트핀상을 수상한 김윤겸 감독은 "좋은 영화 만들라는 의미로 알고 끝까지 영화 제작해 보여드리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벨로시티상을 수상한 조현진 감독은 "피치&캐치 프로그램을 하며 얻고 싶은 것을 모두 얻었다"라고 전했으며, 시우프상을 받은 유소영 감독은 "여성들에게 힘이 되는 영화를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피치&캐치상 수상작 〈아이 엠 러브〉 백승빈 감독을 대신해 무대에 오른 박선혜 프로듀서는 "〈아이 엠 러브〉는 현재 캐스팅 중에 있는데 끈질기게 준비해 보답하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상을 받은 방미리 감독은 "확신이 없을 때 지원했는데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라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피치&캐치 수상자 〈희망고시원 퇴마클럽〉팀.

피치&캐치 수상자 〈희망고시원 퇴마클럽〉팀. ⓒ 임효준

   
 피치&캐치 수상자 김윤겸 감독.

피치&캐치 수상자 김윤겸 감독. ⓒ 임효준

   
 피치&캐치 수상자 조현진 감독.

피치&캐치 수상자 조현진 감독. ⓒ 임효준

   
 피치&캐치 수상자 유소영 감독.

피치&캐치 수상자 유소영 감독. ⓒ 임효준

   
 피치&캐치 수상자 이산하 감독.

피치&캐치 수상자 이산하 감독. ⓒ 임효준

   
 피치&캐치 수상자 방미리 감독.

피치&캐치 수상자 방미리 감독. ⓒ 임효준

 
한국 10대 여성감독의 연출작을 상영하는 '아이틴즈' 부문 심사위원 대표 김시연 심사위원은 "성장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스릴러, 로맨스,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소재들로 결합해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우수상 수상작인 〈당신의 해방〉을 연출한 박혜진 감독은 "나의 이야기가 잘 전해질지 걱정이 많았는데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하고 수상하게 되어 기쁘다''라는 소감을 전했고, 대상 수상작인 〈분화〉를 연출한 권예하 감독은 "극장에서 관객 여러분들을 만날 것을 계속 떠올리면서 행복하고 끈질긴 영화 생활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아시아 여성감독이 만든 다양한 단편영화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부문인 '아시아단편'의 시상 내역은 '관객상', 'BNP파리바 우수상', '우수상', '최우수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시아단편' 심사위원 대표 김수정 감독은 "본선진출작 20편의 영화를 통해 팬데믹의 고립이 선사한 무력함과 작별하고, 다시 한번 세계를 향해 한껏 도약해 나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관객상 수상자인 〈벌레〉의 명세진 감독은 "〈벌레〉를 촬영하고 나서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과 함께 후회와 반성만 가득했는데 귀중한 상을 주신 덕분에 앞으로 끈질기게 노력해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수상 수상작인 〈호루라기가 울렸을 때〉의 셰리링 감독을 대신해 수상 무대에 오른 천잉쥐 작가는 "'꼭 주류가 아니어도 된다'라는 점과 '자신의 소신대로 밀고 나가면 된다'라는 점도 배웠다"라고 감독의 소감을 대신 전했다. 

BNP파리바 우수상 수상작인 〈순간이동〉의 권오연 감독은 "국적이 다르지만 이렇게 파편이 모여 연대의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최우수상 수상작인 〈나를 바다로 보내 줘〉의 리커신 감독은 영상으로 보낸 수상 소감에서 "세상에 경계는 없고 인생에 정해진 길은 없다. 우리의 마음을 따르면서 여성으로서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아시아단편 명세진 감독

▲ 아시아단편 명세진 감독 ⓒ 임효준

   
 아시아단편 천잉쥐 작가.

아시아단편 천잉쥐 작가. ⓒ 임효준

   
 아시아단편 권오연 감독과 남아름 감독.

아시아단편 권오연 감독과 남아름 감독. ⓒ 임효준

 
국내외 여성 감독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경쟁부문 '발견'의 시상 내역은 '감독상, '심사위원상', '대상'으로 구성되어 총 2만 달러 규모의 상금이 수여된다.

'발견' 심사위원 대표 모은영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여성 창작자들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이야기하며 소피 자비스의 〈가지가 휘어질 때까지〉를 특별 언급했다.

감독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토템〉의 몬세라트 마라뇬 배우는 릴라 아빌레스 감독을 대신해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집단으로서 해야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토템〉 팀에게 감사하다"라고 밝혔고, 심사위원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자매의 지난 봄〉의 프란시스카 엘리아센 감독은 "이 상을 창작하는 모든 여성들, 현실 속에서 싸우며 우리 이야기의 중요성을 믿고 창작을 이어가는 모두와 나누고 싶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가족의 시간〉 티아 코우보 감독은 "가족이란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고,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사위원분들도 제 영화 속에서 좋은 점을 발견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발견 수상자 몬세라트 마라뇬 배우(좌측).

발견 수상자 몬세라트 마라뇬 배우(좌측). ⓒ 임효준

   
 발견 수상자 티아 코우보 감독.

발견 수상자 티아 코우보 감독. ⓒ 임효준

 

한편,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지난 24일(목)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개막식을 진행한 후,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과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에서 50개국 131편의 영화를 상영했다.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5주년을 맞이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5주년 포럼, 쟁점 토크, 시우프 콘서트 등 다양하고 풍성한 이벤트를 진행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5주년을 맞이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5주년 포럼, 쟁점 토크, 시우프 콘서트 등 다양하고 풍성한 이벤트를 진행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 임효준

             
덧붙이는 글 기사 반영 뒤 블로그 작업할 예정입니다.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폐막식 연대의 장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람들과 사물에 대한 본질적 시각 및 인간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옳고 그름을 좋고 싫음을 진검승부 펼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살아있다는 증거가, 단 한순간의 아쉬움도 없게 그것이 나만의 존재방식이라면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