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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반핵아시아포럼에 참여하는 일본, 태국, 대만, 튀르키예, 필리핀, 호주, 인도 등 아시아 국가 활동가 30여 명이 20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인근 항일거리를 찾아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3 반핵아시아포럼에 참여하는 일본, 태국, 대만, 튀르키예, 필리핀, 호주, 인도 등 아시아 국가 활동가 30여 명이 20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인근 항일거리를 찾아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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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수가 아니라 틀림없는 오염수입니다."

자국의 오염수 방류를 놓고 20일 부산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인근 항일거리 앞으로 나온 스게나미 타모츠씨는 "(일본 국민도) 용납하기가 어렵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다카기진자부로 시민과학기금 사무국장인 그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시민들의 연대를 위해 하루 전 한국에 입국했다.

다핵종제거설비인 ALPS를 거쳐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해선 무책임한 행위라고 평가했다.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처럼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핵정책 유지를 위해 오염수를 바다에 버린 건 분명히 나쁜 대책"이라고 자국 정부를 비난했다.

같은 섬나라에서 온 에밀리 파하르도씨는 필리핀 정부와는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놨다. 자국 외교부가 IAEA 검증 지지 입장을 밝혔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하르도씨는 필리핀 내 원전이 있는 바탄 지역의 활동가다.

핵의 위험성을 아는 그는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일본이 과연 이에 대처할 수 있는지 물음표를 던졌다. 그는 "일본이 바다는 물론 시민의 삶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라고 걱정했다. 특히 아이들에게 오염된 바다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는 그는 "오염수 방류 중단만이 해법"이라고 부연했다.
 
일본, 태국, 대만, 튀르키예, 필리핀, 호주, 인도 등 아시아 국가 활동가들이 20일 부산 동구 항일거리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자 이를 3개 언어로 통역 중인 모습.
 일본, 태국, 대만, 튀르키예, 필리핀, 호주, 인도 등 아시아 국가 활동가들이 20일 부산 동구 항일거리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자 이를 3개 언어로 통역 중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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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수십 명의 아시아 국가 활동가들, 나란히 한목소리

이날 두 사람 곁에는 대만, 튀르키예, 태국, 인도 활동가들도 나란히 함께 섰다. 그 숫자만 31명에 달했다. 모두가 공유하는 바다를 지키는 데에 국경과 민족의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오염수를 '생태학살'이자 아시아 나라에 대한 '폭력·침략'이라고 규정한 이들은 일본의 방류 중단 촉구와 동시에 자국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호소했다.

이러한 아시아 활동가들을 보며 한국의 여러 단체는 "오늘의 연대가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감사를 표시했다. 현장에는 더30km포럼, 부산고리2호기수명연장·핵폐기장반대 범시민운동본부, 탈핵부산연대, 후쿠시마핵오염수투기반대부산운동본부 등의 관계자들이 나와 이들을 맞이했다.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이영훈 신부는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가 점점 죽어가고 있다"라며 힘을 모아 일본의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화답했다. 정운용 부산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도 "바다 생태계에 어떠한 치명적,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생길지 두렵다"라며 "이를 막아내기 위해 끝까지 같이하겠다"라고 연대를 약속했다.
 
2023 반핵아시아포럼에 참여하는 일본, 태국, 대만, 튀르키예, 필리핀, 호주, 인도 등 아시아 국가 활동가 30여 명이 20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인근 항일거리를 찾아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3 반핵아시아포럼에 참여하는 일본, 태국, 대만, 튀르키예, 필리핀, 호주, 인도 등 아시아 국가 활동가 30여 명이 20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인근 항일거리를 찾아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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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정은 '2023 반핵아시아포럼' 여정 중 하나로 준비됐다. 1993년 시작된 포럼은 코로나19로 2019년 대만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됐는데, 올해 개최국가가 한국이다. 참가자들은 19일 서울 가톨릭회관에서 모여 각국의 원전 상황과 관련 운동을 공유하고,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응을 논의한 뒤 이날 부산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부산YMCA에서 핵발전과 주민투쟁, 노후핵발전소의 문제 등을 살펴보고 오는 22일까지 울산과 경주, 삼척 등 원전 지역을 순회한다. 그리고 최종 도착지는 다시 서울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맞서 23일 펼쳐지는 기후정의행진에 동참하며 닷새간 일정을 마무리한다.

태그:#아시아 활동가, #일본 오염수, #반핵아시아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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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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