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9월 10일 출하이후 현장보존한 전복폐사체들
 9월 10일 출하이후 현장보존한 전복폐사체들
ⓒ 김재광

관련사진보기


전남 완도에 귀어한 12년차 어민입니다. 최근 예기치못한 재난상황에 망연자실할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0일이후로 출하한 전복들이 심각한 정도의 대량폐사로 인해 극심한 위기를 맞았습니다.

8월초부터 전례없이 심상치않은고수온이 장기간 지속된 나머지, 애써키운 전복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절반 이상이 빈껍질만 남은 현장을 목도하고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타는가슴을 부여잡고 애써 진정해 보려해도 쉽지 않습니다. 전복출하 당일껍데기만 남은 폐사체들을 확인했을때, 주변인들이 이르길 이런정도 폐사면 행정에서 나와서 현장조사를 하는게 마땅하다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면사무소에 현장 실사를 요청했고 지난 20일 오전에 익일 출하를 앞둔전복양식어가의 가두리를 들어올려 피해상황을 확인했습니다.  

피해는 너무나 처참했습니다. 3년생 전복들이라 80% 이상의 전복이 폐사한것으로 보인다는 말에 면사무소 담당자들도 동의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행정에서는 피해어민에 대한 구제계획이 있어야하지 않냐고 묻자, 규정상 28도 이상 고수온 3일 지속 여부가 합동조사단을 꾸려서 현장실태조사를 진행할 요건이라고 답했습니다. 현재 관측수온이 기준에 못미치기에 어쩔도리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나마 고수온기 이전에 조기출하를 완료한 어가들은 사정이 나은편입니다.  

일본발 오염수 방류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때문에 출하시기가 미뤄진탓에 폐사로 인한 손해는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어가들은 저희마을 기준 20% 내외입니다. 특히나 전복양식 후발주자로 젊은세대가 다수입니다. 

가뜩이나 전복가격하락으로 시름에 잠겨있는중에 예상범위를 크게 웃도는 폐사량에 매순간숨이 턱턱 막힙니다. 쓰나미급 재난상황인데 이 막막하고 답답한사정을 어디에 호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자력으로 탈출하기 어려운 재난상황에 골든타임이 있다면, 그시간안에 제발 구조되기를 바랄뿐입니다. 
 

태그:#전복, #고수온, #폐사, #오염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귀어12년차 어민입니다. 완도군 약산에 거주중이며 아들하나 딸하나 아빠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