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2022년 9월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2022년 9월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1심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세번째 구속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측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별건 사건 병합을 통한 연이은 구속영장 신청과 발부가 인신구속을 제한하는 형사소송법을 형해화할 뿐 아니라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풀려난 다른 피고인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보고 재판부 기피 신청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 13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염려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두번째 추가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아직 1심 진행 중인 이 전 부지사의 구속 기간은 최장 1년6개월로 늘어나게 됐다. ( 관련기사 : 이화영 구속영장 또 발부... 1심선고 전 구속기간만 1년6개월 육박 https://omn.kr/25zuq)

이화영 변호인 "재판부, 검찰 편 드는 것으로 볼 수밖에"

지난해 9월 22일 사전구속영장 발부로 구속된 이 전 부지사는 그해 10월 14일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올해 3월과 4월 각각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이 전 부지사를 추가기소하는데, 두 사건은 모두 첫 재판에 병합된다.

뇌물 사건의 구속기한이 만료될 즈음에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에 의해 첫 병합 사건(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추가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이번에 그 만료가 다시 다가오자 두번째 병합 사건(증거인멸교사)으로 두번째 추가구속영장 발부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부지사는 각각 따로 기소됐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세 번 구속되는 이례적인 상황에 처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격앙된 분위기다. 김광민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세번째 영장까지 나올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직전 변호인 접견 때 구속 만기에 맞춰 (구치소를)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검찰도 문제지만 재판부도 너무 검찰 편을 드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공판 출정 거부나 재판부 기피 신청 등 가능한 모든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때는 법관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 신청이 접수되면 같은 소속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기피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한다.

김 변호사는 세번째 구속 다음날 <오마이뉴스>에 부당성을 비판하는 글을 자발적으로 보내왔다. 그는 "지금까지 3차에 걸쳐 영장을 청구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면서 "검찰이 혐의를 나누어 반복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건 구속이 가진 인권침해의 위험성을 방지하고자 우리 법이 만든 안전장치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증거인멸 혐의에 있어 이 전 부지사는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과 공범 관계"라며 "그런데 검찰은 방 전 부회장에게는 영장을 청구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이미 보석이 허가되어 석방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 이화영 3번째 구속영장 발부, 과연 상식적인가 https://omn.kr/2608f )

전 변호인 "이화영같은 재판 처음 봐"

지난 8월까지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었다가 사임한 김형태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전화 통화에서 "지금까지 이화영같은 재판은 처음 봤다"면서 "현재는 내가 관여하고 있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처음 기소됐던 뇌물 혐의 공소장에는 뇌물죄의 핵심 구성요건인 직무관련성과 대가관계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었다"면서 "공소사실의 특정 및 구체화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 사건이 병합되기 전부터 검찰은 뇌물 공소사실에는 전혀 없는 스마트팜 관련 증거를 제출하거나 증인을 다수 신청했고 법원은 모두 채택하여 장기간 신문이 이어졌다"면서 "피고인 쪽은 향후 있을 공소장 변경이나 추가 기소를 예측하고 방어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를 마친 후 기소를 하는 것이 상식인데, 검찰은 일단 기소한 후 재판을 방북비용 대납 등을 수사하는 과정으로 이용했고, 재판부는 이를 용인했다"고 주장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사임 직전 재판부 기피 신청을 시도했지만 이 전 부지사가 동의하지 않아 실제 신청 자체가 무산된 바 있다. 현재 변호인을 맡고 있는 김광민 변호사는 "그때는 이 전 부지사가 많이 흔들릴 때였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 전 부지사는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상황"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검찰 "미션 받았냐" - 김형태 변호사 "당신!"... 파행 https://omn.kr/25484 )

이 전 부지사의 다음 공판은 24일(화)로 예정돼 있다.

태그:#이화영, #검찰, #법원, #수원지법
댓글5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