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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멕(Olmec)의 고대문명에서부터 사포텍(Zapotec),테오티우아칸(Teotihuacan), 아즈텍 (Aztec), 마야(Maya) 등 콩키스타도르(conquistador)가 오기 전까지의 고유한 인류학적, 고고학적, 및 민속학적 유산을 집적시켜놓은 멕시코시티 '국립 인류학 박물관(Museo Nacional de Antropología)'. 이 박물관은 멕시코 정부에서 독립국가로서의 자존을 세우는 정신을 담기 위해 세운 박물관이다.
    
1965년에 개장한 국립인류학 박물관은 멕시코의 다양한 인종, 문화, 역사, 및 민속을 포괄하는 풍부한 컬렉션으로 이름이 높다. 멕시코의 건축가인 페드로 라미레즈 바스케스(Pedro Ramirez Vazquez)가 설계한 이 박물관은 멕시코시티의 랜드마크중의 하나로 박물관내 '분수기둥'에는 멕시코 문화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상징들이 조각되어있다.
 1965년에 개장한 국립인류학 박물관은 멕시코의 다양한 인종, 문화, 역사, 및 민속을 포괄하는 풍부한 컬렉션으로 이름이 높다. 멕시코의 건축가인 페드로 라미레즈 바스케스(Pedro Ramirez Vazquez)가 설계한 이 박물관은 멕시코시티의 랜드마크중의 하나로 박물관내 '분수기둥'에는 멕시코 문화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상징들이 조각되어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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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텍인들의 우주창조와 달력체계가 새겨진 태양석이 멕시코시티의 Chapultepec 공원 내에 위치한 국립인류학 박물관의 중앙에 놓였다. 스페인 침략자들이 아즈텍제국의 수도인 테노치치들란를 정복 약탈하면서 그 신전에 있었던 것을 신전파괴후 소칼로 광장의 땅속에 묻었던 것이 1790년 발굴된 것이다.
 아즈텍인들의 우주창조와 달력체계가 새겨진 태양석이 멕시코시티의 Chapultepec 공원 내에 위치한 국립인류학 박물관의 중앙에 놓였다. 스페인 침략자들이 아즈텍제국의 수도인 테노치치들란를 정복 약탈하면서 그 신전에 있었던 것을 신전파괴후 소칼로 광장의 땅속에 묻었던 것이 1790년 발굴된 것이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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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지난 9월 28일 아침 일찍 이 박물관을 방문했다. 그리고 운영시간종료를 알리고 공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확인하는 경비원들의 순찰에 쫓겨 맨 마지막으로 이 박물관을 나왔다.

박물관 밖으로 나왔을 때, 아내가 박물관 앞 광장에서 어디로 향할지를 가늠하는 모습으로 서 있는 한 남자를 가리켰다.

"저 청년이에요. 유물 하나 하나에 남달리 열중하던 사람..."

그 청년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다가가 말을 붙였다.

"내 아내가 박물관 안에서 몇 번 당신을 목도했다고 했다. 당신의 관람 태도에서 당신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났다고 한다. 아내의 말을 듣고 보니 내가 더 궁금해졌다.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이며 왜 이곳에 왔는가?"

그는 답했다. 

"나는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배우기 위해 일본을 떠나 세계여행 중인 일본인, 히카루(Hikaru Kawata)이다."

'나홀로 고대문명탐사 세계일주' 나선 청년 문화유산 연구자  

그는 일본 오카야마대학(岡山大学 Okayama university)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다. 이후 고대문화에 관심이 높아져 이탈리아 '카 포스카리 베네치아 대학교(Ca' Foscari University of Venice)로 유학, '문화유산 보존·활용'으로 석사공부를 마친 30살의 화가이자 문명 연구자였다.

하지만 학교 공부만으로는 그의 호기심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는 세계의 다양한 문명사를 직접 육안으로 대면하면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단독 고대문명탐사 세계일주'를 계획했다고 했다. 현재 그 과정을 수채화로 담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기록하는 치열한 나날을 살고 있었다.
  
홀로 위험을 무릅쓰고 2년째 고대미술탐사 세계일주 중인 히카루씨
 홀로 위험을 무릅쓰고 2년째 고대미술탐사 세계일주 중인 히카루씨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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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정을 그림으로 담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내가 직접 목격한 각국의 다양한 문화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 당신의 관심은 특정한 곳에 있는 것 같은데?
"미술이라고 하면 현대 예술이라고 생각되기 쉽지만, 나는 고대나 중세 등 낡은 것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미술은 개인 가치관이 표현되는 경우가 많지만, 문화유산 등 고대 미술은 당시 나라나 문화권 전체의 종교관이나 사람들의 사고방식 등이 포현 되고 있기 때문이다."

- 당신은 화가 정체성과 학자 정체성을 동시에 지녔다. 앞으로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전업화가로서의 인생은 매우 어렵다. 지금까지는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지금은 지금에 집중하고 싶다. 세계 각지의 미술 문화를 목도하는 것에 전력을 쏟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시간이 매우 즐겁다. 눈앞의 미술 문화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
  
수채화로 그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수채화로 그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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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없다, 지금이 중요할 뿐  

- 세계일주라는 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더라. 우리 부부는 지금, 인생 후반기에 겨우 한국을 떠나 여행 중이다. 이렇게 젊은 때 당신을 떠나게 한 계기가 있었나?
"2017년~2018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대학원에서 '문화 유산의 보존·활용'에 대해 연구할 당시 이탈리아 각지의 문화유산을 조사하는 필드워크(현장답사)를 해야 했다. 그때 문화를 보는 시각과 시점을 익혔다. 이 점을 세계 각지의 문화에 적용하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 그럼 더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것 같은데.
"미술이라 하면 서양미술의 유명세에 휩쓸리기 쉽지만 모든 나라나 지역에 미술 문화는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우상이나 미신 등 신앙 대상으로만 간주되어 미술로 인식되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런 것이야말로 아름답다고 느낀다. 즉, 미술의 개념이 없는 나라라도 알려지지 않았을 뿐 미술은 있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함께 책에 담고 싶다."

- 세계일주는 기존 자리를 포기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학교의 공부 혹은 직장,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등. 이 여행을 위해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이었나?
"사람들. 나의 일과 내가 떠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버려야(?) 하는 것이었다. 내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응원해 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끝까지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 가장 힘들었던 점은.
"떠나올 때 신세진 사람들을 배신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포기하는 것은 더 쉽지 않았다. 내 의지를 관철하려다 많이 울었다. 하지만 힘든 것을 넘지 않으면 '나중은 없다'라는 걸 알고 있었고, 결국 올 수 있었다. 그러나 아프리카 등 치안이 나쁜 나라를 여행할 땐 내가 떠나는 걸 반대했던 사람들이 더 강경하게 나를 붙잡지 않은 것을 원망하기도 했다. 때때로 정말 무서워서 참을 수 없었다."
  
길위에서 수많은 고난을 겪고 있지만 그의 결심을 실행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더 없는 행복을 느낀다는 히카루씨의 길위의 모습들
 길위에서 수많은 고난을 겪고 있지만 그의 결심을 실행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더 없는 행복을 느낀다는 히카루씨의 길위의 모습들
ⓒ 히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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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여행을 마치고 당신 나라로 돌아갔을 때 자리가 없을 게 두렵진 않은가?
"그 두려움은 없다. 여행을 계속하는 것, 세계 각지의 미술 문화를 보는 것, 그것만이 현재의 나에게 중요하다."

- 여행 기간은 몇 년, 몇 개월 정도로 계획하고 있는가? 여행 경로는?
"2022년 6월에 일본을 출발했다. 언제 돌아갈지는 모르겠다. 가능한 한 더 많은 지역을 둘러보고 싶다. 하지만 돈이 떨어지면 귀국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지금까지는 일본-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중동-아프리카-유럽 순이었고 이어서 지금 중미에서 남미로 향하고 있다."

- 여행하는 동안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림의 테마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나라 전체의 종교관과 가치관이 표현된 옛 시대의 미술이다."

- 최근에 감동한 것은 언제인가?
"사실 가는 곳마다 감동하고 있다. 돌아다니며 보니 예술과 문화에 우열은 없고, 1번도 2번 순위도 없더라. 내게는 전부 1번이다."

죽음을 생각하니 더 잘 살게 되는 것 같아
 
그림은 주로 싼 숙소를 발견해 장기적으로 머물 수 있는 환경이 되었을 때 몰입해 그린다.
 그림은 주로 싼 숙소를 발견해 장기적으로 머물 수 있는 환경이 되었을 때 몰입해 그린다.
ⓒ 히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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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의 여행이 당신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이탈리아에서 연구 활동에 전념하고 있을 때는 미술 문화를 '점'에서 보고 있었다면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지금은 '면'에서 보게 되었다."

- 고대미술 감상은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이들과의 대화 같기도 하다. 죽음에 대해 사색해 본 적이 있나?
"있다. 해외를 여행하면 일본 안에만 있을 때보다 갑자기 죽을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여전히 내게 죽음은 무서운 그 무엇이다. 그러나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더 잘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 여행하며 타인에게 실망한 적이 있나? 더불어 감동한 것은 무엇인가?
"나의 이 여행을 '애들 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감동한 것은, 나를 발견해낸 당신 부인처럼 이 여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내 열정이 누군가의 마음으로 전해졌을 때이다."
  
- 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그리고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나?
"일본만큼 안전한 나라로, 음식이 매우 맛있는 나라이다.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는 잘 모르지만 내게 한국인 친구가 여럿 있다. 모두 멋진 사람들이다. 내게 한국은 내 멋진 친구들의 나라이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태그:#멕시코, #멕시코시티, #히카루,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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