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신현웅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이 L마트 앞에서 배송 기사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신현웅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이 L마트 앞에서 배송 기사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서산지역 노동·시민단체

관련사진보기


지난 10월 L마트 충남 서산점 직원의 갑질에 계약해지확인서를 작성하며 항의했다가, 실직했던 배송 기사들이 복직된다.

앞서 배송 기사들은 마트와 계약을 맺은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L마트의 지시를 받아 배송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으로 일해왔다. 

이 기사들은 마트 직원의 갑질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항의의 의미로 9월 30일로 계약 종료하겠다는 계약해지확인서를 작성하고 갑질 직원의 전보를 마트 측에 요청했다. 하지만 L마트가 기사들의 항의성 계약해지확인서를 근거로 추석 연휴 기간 계약을 해지하면서 이들은 실직했다.

이후 배송 기사들과 L마트 운영 주체가 만나 운송사와 다시 계약을 맺고 원직 복귀했다. 이들의 복직을 위해 함께 노력한 서산지역 노동·시민단체 역시 이번 결정을 크게 환영했다. (관련기사: [서산] "갑질로 계약해지" 주장했던 배송기사들, 복직 실마리 https://omn.kr/26d8g)

배송 기사들과 처음부터 끝까지 연대한 신현웅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의 감회도 남다르다. 배송 기사들의 실직과 투쟁, 그리고 복직의 과정을 신 센터장에게 들었다.

다음은 신 센터장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특수 노동자들의 애환 느껴... 노란봉투법 즉각공포해야"

- 배송 기사들의 어려운 사정을 언제 알았나.

"지역신문 기자를 통해 L마트 서산점 배송 기사들에 대한 갑질 주장과 논란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 실직된 배송 기사를 만난 건 지난 10월 초였다."

- 배송 기사들이 법적 도움을 받기 어려웠다고 들었다.

"배송 기사들은 노동자처럼 급여를 받지만, 개인사업자인 지입차로 (운송사를 통해 계약하고) 배송해 현행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을 수가 없었다. 또 배송 기사들이 비진의(본래 의지와는 다른 표시)로 계약해지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비진의는 당사자들 주장이고 노동자성도 인정이 안 되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말에 배송 기사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배송 기사들은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를 방문하기 전 정당과 정치인에게 하소연하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노무사와 민주노총 등 여기저기 문의와 상의를 해봤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법적으로 배송 기사들 문제를 풀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서산지역 노동조합·시민단체에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힘을 모아서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 원직 복귀를 위한 연대활동은 어떻게 했나.

"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더라도 차후에도 (배송 기사들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L마트 서산점에 문제를 제기하기로 노동·시민단체와 의견을 모았다. 당사자(배송 기사)들을 만나 계획을 이야기하고 동의를 받아 함께 문제 제기에 나섰다.

국민권익위에 배송 기사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고용노동부 서산출장소에 진정을 접수하고, 여러 경로로 여러 커뮤니티에 소식을 알렸다. 또 10월 30일 서산지역 노동·시민단체가 모여서 L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기자회견과 1인시위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기자회견 당시 L마트가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 또한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L마트 서산점 앞 1인시위 당시에도 L마트는 1인시위자 앞에서 맞시위를 했다. L마트 측 관계자가 30분간 절을 하면서 '일인시위를 멈춰달라', '제대로 알고 하시라'고 하는 등 반발했다.

일반시민들이 보면 L마트가 사죄하는데, 1인시위자 들이 막무가내로 시위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특히, 경찰에 신고해 불법 운운하며 '연행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1인시위 4일째부터 L마트는 맞시위와 경찰 신고를 중단하고 사진 촬영만 했으며, 배송 기사들과 서산지역 노동조합·시민단체가 교대로 10일간 매일 L마트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다."

- 국회에서도 관심을 가졌다.

"기자회견과 1인시위가 이어지면서 상임위가 환경노동위원회인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에서 노동부 진정내용을 확인하고, L마트 본사와 노동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동시에 운송사에서 5명의 배송 기사에 대해 원래 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지 확인을 요청해, 두 번의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3명은 이직과 전업으로 복귀 의사가 없었으며 2명은 복직을 원했다.

그러다 지난 13일 오후, L마트 본사에서 이은주 의원실을 방문해 '2명의 복직과 L마트 갑질 관련해서 재발 방지를 위해 특별히 복직하는 배송기사들을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겠다'라고 밝혔다는 이은주 의원실의 연락을 받았다. 이런 내용을 복직하는  배송 기사에게 알렸으며, 배송 기사는 14일 운송사와 다시 만나 계약서 작성 후 바로 출근할 듯하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 이번 논란이 잘 마무리된 셈인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역 노동조합·시민단체가 연대하고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관심과 적극적인 행보로 복직을 희망했던 노동자가 복귀할 수 있었다. 모든분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지난 13일이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53주기였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노란봉투법(노조법2.3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낀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을 인정해야 한다. 20년 만에 통과된 노란봉투법을 즉각 공포하라."

태그:#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배송기사복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