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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부산을 둘러볼 일이 있어 새로운 여행계획이 필요했다. 해운대, 광안리, 송도 등 유명한 해수욕장을 돌며, 국제시장과 해상케이블카, 감천문화마을, 요트투어 등까지 3박 4일 안에 이 모든 일정을 구겨넣기가 쉽지 않을 만큼 부산은 넓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쳐났다.

하지만 남들 다 오가는 관광지만 돌아볼 게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색다른 추억을 안겨주고 싶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방문한 곳의 의미도 찾고 나름 교육적 시간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필자처럼 비슷한 나이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두 마리의 토끼를 쫓고 싶다면, 이곳을 후보군 리스트에 올리길 바란다.  

"연간 발생하는 120만 톤의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약 1천5백억 원이 소요됩니다. 이중에서 부산에서는 얼마만큼 처리할 수 있을까요?" 

필자가 방문한 곳에서 마주한 첫 번째 질문이다. 전국 단위에서 지역(부산)으로 한정짓기는 했지만, 최근들어 ESG경영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때문에 환경(Environment)에 관한 고민은 늘 우리의 단골 관심사 중 하나이다. 우선 정답부터 언급하자면 부산시에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 캔, 전자제품 등 54만톤의 폐기물을 재활용하여 약 675억 원 비용이 절감됩니다."

실로 엄청난 규모와 금액이다. 재활용과 자원이라는 키워드로 다양한 일들이 처리되고 있는지는 예상했지만, 새삼 이렇게까지 많은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이렇게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이 선순환 과정을 거치는 본거지는 앞서 색다른 체험거리를 위해서 여행 선택지로 넣은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였다. 

재활용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전시 <FROM WOOD>

'폐기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전하기 위한 자원순환 교육, 체험, 견학 등을 통해 친환경 부산의 내일을 밝혀 나간다.'

부산자원순환특화 단지의 컨트롤 타워인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는 폐자원 활용과 재활용 산업 육성, 자원순환의 교육 등을 추진하는 기관이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하는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센터의 1층에서는 자원순환 전시관과 자원순환 체험관이 있다.

이중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3년 작은미술관 조성 및 운영지원사업 전시활성화'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전시장인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 내 '가치아트스페이스(Gachi Art Space) 작은미술관에서는 재활용과 업·리사이클링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전시 <FROM WOOD>(11월15일~12월10일)가 진행된다. 이 전시에는 재활용에 관한 다양한 작품을 제작한 박인진, 조영희, 김정주, 김덕현, 우징, 강대철석 등이 참여한다.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에서는 부산광역시 자원재활용 우수사례 공모전의 작품들과 '프로젝트 팀 팬시 기획전-내가 사는 창' 전시회가 동시에 열려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평소 무심코 버린 쓰레기들이 우수한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한 작품 앞에 서면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부산자원순환특화 단지의 컨트롤 타워인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는 폐자원 활용과 재활용 산업 육성, 자원순환의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하는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1층에서는 자원순환 전시관과 자원순환 체험관이 있다
 부산자원순환특화 단지의 컨트롤 타워인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는 폐자원 활용과 재활용 산업 육성, 자원순환의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하는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1층에서는 자원순환 전시관과 자원순환 체험관이 있다
ⓒ 필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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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 전시관 안에는 자원순환영상, 폐기물 순환도, 청소와 게임, 부산상징물과 종이컵 아트월, 재활용 페트병 원료를 이용한 3D 프린팅, 에너지 자원순환 발전소, 업사이클링아트 공간이 있다.

그 외 자원순환 특화단지 조감도, 자원순환 특화단지 파노라마, 환경 관련 키오스크 폐기물과 재활용, 빈 병속 내용물 비우기, 유리병을 모아요, 깡통 레이싱, 악기체험공간, 폐기물처리 흐름도 등이 있어 자원순환을 보고 직접 두드리고 들으며 체험할 수 있다.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의 2층 체험실에 올라가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를 체험할 수 있다. 우선 체험학습장을 운영하여 폐자원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폐목, 폐섬유, 도자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 수업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가족 특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여기에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에서는 매년 '업사이클링 아트페스타'가 열리며 자원재활용과 예술을 접목한 전시도 함께 개최하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추천 프로그램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 내에 Gachi art space에서는 폐목 (비치코밍 유목, 재개발 건축자재, 가로수 전지, 폐가구… )으로 부터의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아트를 선보이는 전시 <FROM WOOD>가 진행된다.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 내에 Gachi art space에서는 폐목 (비치코밍 유목, 재개발 건축자재, 가로수 전지, 폐가구… )으로 부터의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아트를 선보이는 전시 가 진행된다.
ⓒ 필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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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방문한 주말에는 사전에 홈페이지를 통해서 프로그램을 신청한 가족 단위의 참여자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리사이클링 재료에 예술을 더한 '업사이클링 아트 클래스'는 4주 과정과 원데이 클래스로 구분되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소재에 따라 크게 네 가지 종류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첫째, '나무'를 활용한 프로그램으로는 버려진 나무를 활용하여 키친툴, 커트러리, 플레이트 등의 주방용품 만들기 수업인 '목공 생활소품' 만들기가 있다. 또한 가족이 함께하는 조형수업인 '똑딱똑딱 목공' 수업도 인기가 많으며, 반려식물을 기르기 위해 폐목을 이용한 디오라마 만들기 수업인 '가든 디오라마'도 추천한다. 

둘째, '섬유'를 활용한 프로그램으로는 버려진 한복과 자투리 천을 활용한 생활소품을 만들어 보는 '조각보'와 스텐실, 식물염색, 양모펠트, 직조, 리폼 기법으로 패션 소품을 만들어보는 '텍스타일'이 있다. 또한 폐지와 닥펄프를 이용한 페이퍼 메이킹 수업인 '수제종이'뿐 아니라 폐자원과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장신품을 만들어보는 '패션액세서리'는 인기가 높다. 

셋째, '도자'를 활용한 프로그램으로는 플라스틱 그릇보다 친환경 재료를 활용한 생활 도자기 만들기 수업인 '생활도자'와 일회용 종이컵보다 나만의 디자인으로 머그컵을 만들어보는 '전사 컵', 친환경재료인 흙으로 조형놀이를 즐겨보는 '흙 놀이'가 준비됐다. 

넷째, '조형'과 관련된 프로그램으로는 폐목, 폐플라스틱, 폐지로 자녀의 아이디어를 가족이 같이 만드는 주제별 수업인 '가족공작소'와 폐가전 부품, 폐자원을 이용한 조형 수업인 '상상공작소', 폐유리병을 이용한 아트 조명인 '아트 조명', 환경문제와 자원순환 영상을 보고 폐가전을 분해선별하는 '청소년자원순환학교'가 운영된다.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프로그램 베스트 3
 
2층 체험실에 올라가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우선 체험학습장을 운영하여 폐자원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2층 체험실에 올라가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우선 체험학습장을 운영하여 폐자원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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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자원순환의 비밀을 따라 <견학 프로그램>이 있다.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에서는 생곡 자원순환단지 내 시설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의 장소는 생곡매립장, 폐가전화수거센터, 재활용 선별장에서 진행된다. 유치원생, 초·중·고교생, 일반인이 대상이며, 1일 2회(10시, 14시)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과 주말 및 공휴일에 쉬며, 10명 이상이면 단체로 예약할 수 있다.  

둘째, 예술로 변화한 폐기물의 가치를 보여주는 <정기 체험 프로그램>을 눈여겨 보면 좋다. 버려지는 목재, 섬유, 종이 등이 업사이클링(Upcycling) 아트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초·중·고교생과 일반인이 대상이며,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추석 연휴에 쉰다. 

셋째, 자원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지는 <신나는 에코투어버스>도 추천한다. 부산시교육청 연계프로그램인 '에코 투어 버스(Eco Tour Bus)'는 자원순환 주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원의 가치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초·중·고와 단체가 대상이며, 신청은 전화와 메일(brc@beco.or.kr)로 접수받는다.

태그:#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 #작은미술관, #한국, #부산,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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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빼고 문화만 씁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한겨레신문에 예술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람in예술' 코너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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