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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대표팀 황의조가 중국 주천제 파울에 넘어지고 있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대표팀 황의조가 중국 주천제 파울에 넘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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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혐의 피의자인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 노리치시티)의 A매치 경기 출전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옹호, 대한축구협회(축구협)의 미온적 대응을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피해자 측 또한 강한 유감을 표했다. 

황씨는 지난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교체 출전해 20분간 경기를 소화했고 팀은 3대0으로 이겼다. 

경기 후 축구협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승리 기념 게시글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협회", "피의자 자격 정지나 시키세요", "축협 흥행하니까 눈에 뵈는 게 없음", "출전시키지 마세요" 등의 격한 비판이 이어졌다.

한국여성민우회도 22일 성명을 통해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가 아무렇지 않게 운동장에서 뛰는 모습은 '불법촬영을 해도 문제 없다'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라며 "유무죄 여부는 사법부에서 판단할 몫이지만 사법적 조치 외에도 대한축구협회와 감독은 이 사안이 미치는 영향을 고민해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황씨를 불법촬영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8일 황씨를 불러 처음 조사했고 그의 휴대폰 여러 개를 압수했다.

클린스만 "죄 있다 할 수 없어", 협회 "의혹만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20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20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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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황씨를 출전시킨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협은 "죄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21일 경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에서의 논란을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진행 중인 사안일 뿐"이라며 "당장 문제가 있거나 죄가 있다고 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40년 동안 축구를 하면서 여러 추측이 제기되는 상황을 많이 맞닥뜨렸다"면서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황의조가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득점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축구협 관계자 또한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제 막 조사가 시작됐고, 양쪽(황씨와 피해자) 주장이 다른 상황이다. 법적 문제에 대한 의혹만 있지 아직 사실로 파악된 부분이 없다"며 "판단을 하거나 입장을 낼 땐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진행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현행 규정(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 규정 제14조)에 따르면 폭력·성폭력, 품위 훼손 등의 경우 협회에 속한 단체·개인에 대한 징계 심사가 이뤄질 수 있다. 선수의 경우 제명부터 자격 정지, 출전 정지, 국가대표 선발 자격 정지, 벌금, 사회봉사, 견책 등 징계가 가능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자료사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자료사진).
ⓒ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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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측 "대단히 유감, 대법 판결까지 기다릴 건가"

피해자 측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협을 강하게 지적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황의조의 출전과 그에 대한 옹호는)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성인지감수성, 인권감수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며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협의 말대로라면) 1심에서 유죄가 나와도 이는 확정 판결이 아니니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황씨가 촬영한 영상은 사생활이 아닌 범죄의 결과물이며, 현재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고 파악된 건 피해자가 삭제를 요구한 영상이 계속 존재했고 그것이 유출됐다는 것"이라며 "유무죄 여부를 떠나 국가대표 축구선수에 걸맞지 않는 비도덕성, 비윤리성이 존재하는데 '범죄가 아니니까 괜찮다'는 식의 태도는 피해자에게 큰 상처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사건 수사의 발단이 된 영상 유포자 A씨는 황씨의 형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황씨의 전 연인을 사칭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황씨의 고소로 지난 16일 구속됐으며 경찰은 22일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했다.
 

태그:#황의조, #국가대표, #클린스만,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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