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전 전두환·노태우 등의 12·12 군사반란 때 '참군인'의 모습을 보여준 고 김오랑(1944~1979, 당시 35세) 중령을 기리는 자리가 마련됐다.
김오랑 중령은 최근 흥행 중인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연기한 오진호 소령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이다.
김해인물연구회, 김해시민언론창립추진단, 공익법인 우리동네사람들, 김해양산시민촛불연대, 활천동주민자치회는 12일 오전 경남 김해 삼성초등학교와 삼정중학교 사이 산책로에 있는 고 김오랑 중령 흉상 앞에서 추도식을 열었다.
이날 추도식에는 더불어민주당 민홍철(김해갑)·김정호(김해을)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유승민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과 시민들이 함께했다.
추도식은 고인을 기리는 묵념에 이어 추모사 순서로 진행됐다. 흉상 앞에는 꽃바구니가 놓였고 태극기가 꽂혀 있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육군사관학교에 고인의 추모기념물이 세워져야 하며, '보국훈장'보다 훈격이 높은 '무공훈장'이 추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홍철 의원은 "많은 시민들이 공동으로 추도식을 열어 감사하다. 어찌 보면 조촐하지만 슬픈 추도인 것 같다"라며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서 국민적 관심에 도움을 주고, 앞으로 국가적인 또는 공식적인 기념사업회가 활성화돼 공식적인 추도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무공훈장 수훈과 함께 추모조형물이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져야 할 것"이라며 "이전에 국방부에 육군사관학교나 전쟁기념관에 국가 예산으로 기념물을 세워달라고 했지만 반대했던 적이 있다"라고 전했다.
민 의원은 "고인은 육군사관생도 출신으로서, 반란군이 특전사령부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강렬히 맞섰고 그 과정에서 총 6발을 맞아 사망했다"라며 "그런데 어떻게 기리지 않을 수 있느냐. 앞으로 국가적으로, 공식적으로 기념물이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지고 육사 생도들이 참군인을 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벌써 44년이 됐다. 정말 긴 세월이다.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추모하고 다짐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라며 "19대 국회에서 무공훈장 추서와 추모비 건립 촉구 결의안이 제출됐을 때 저는 사실 남다른 생각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유 전 의원은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을 하나씩 차곡차곡 해나갈 것이라 믿는다. 무공훈장을 드려야 하고, 추모비를 육사나 특전사에 건립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정호 의원은 "후배로서 선배를 추모하고 선양하는 일에 나서겠다. 육사에 추모조형물이 세워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서울의 봄>를 보면 알겠지만, 참군인의 모습을 보여준 김오랑 중령의 명복을 빈다"라고 했다.
김해시 삼정동에서 태어났던 김오랑 중령은 삼성초교와 김해중학교, 김해농업고(현 김해생명과학고)를 졸업했으며, 1965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고, 맹호부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그는 1979년 육군 특전사령관 정병주 장군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됐고, 1979년 12월 12일 쿠데타 때 제3공수여단 병력에 맞서 상관을 지키다 6발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 고인은 현재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으며, 1990년 중령 추서에 이어 2014년 보국훈장이 추서됐다.
흉상은 2014년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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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김해에서 열린 고 김오랑 중령 추도식. 유승민 전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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