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3할 타율을 달성한 박찬호

데뷔 첫 3할 타율을 달성한 박찬호 ⓒ KIA타이거즈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가장 격전이 펼쳐진 포지션은 바로 유격수였다. 정규 시즌 타율 3할과 3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KIA 타이거즈 박찬호와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는 등 LG 트윈스 통합 우승에 기여한 오지환의 격전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 둘은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 유격수 부문에서 공동 수상을 했을 정도로 모두 평가가 좋았다.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도 가장 박빙의 득표(24표) 차이를 기록하며 최대 격전지다운 모습을 보였다. 2023 유격수 부문 황금장갑의 주인공은 타율-도루를 제외한 다른 지표에서 앞서는 오지환의 몫이었다.

아깝게 2위에 그쳤지만 올 시즌 박찬호는 유격수로서 정상급 활약을 보였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뛰어난 재능을 갖췄지만 공수에서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수 본인 역시 자신의 장점을 언급하라는 질문에 '건강하기만 한 유격수'라고 자신을 낮출뿐이었다.
 
 KIA 박찬호의 주요 타격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IA 박찬호의 주요 타격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올시즌 타격 정확도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며 붙박이 유격수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실제로 가을야구 진출이 유력했던 KIA의 기세가 꺾인 것은 박찬호가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 부상으로 빠진 이후부터였다. 이제 박찬호는 팀 전력에서 대체불가한 존재로 성장했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 기회는 아쉽게 놓쳤지만 타격에 눈을 뜬 박찬호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오지환 역시 과거 강정호, 김하성, 김재호에게 밀려 골든글러브와 인연이 없었지만 꾸준히 공수 기량을 발전시키며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현 시점 KBO리그 최고 유격수는 오지환이라 봐도 무방하다.

오지환 이후는 박찬호의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이면 만 34세가 되는 오지환은 유격수 포지션 특성상 현재의 기량을 유지하는 시기가 향후 2~3년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오지환의 아성에 근접한 박찬호의 경우 향후 커리어하이를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부상관리가 숙제인 박찬호

부상관리가 숙제인 박찬호 ⓒ KIA 타이거즈

 
박찬호는 야구 욕심이 많기로 소문난 선수다. 올해 수상하지 못한 골든글러브와 2025시즌 이후 맞이할 첫 FA, 그리고 프리미어12나 WBC 같은 국제대회에 국가대표 유격수로 발탁 등 아직 박찬호가 이뤄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

생애 첫 3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타격에서 일취월장한 박찬호가 내년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지난 9월처럼 무모한 플레이로 부상을 자초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 타석에서의 인내심을 유지한다면 머잖아 박찬호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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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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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민상현 기자) 프로야구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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