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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제주맛집, 도민맛집을 검색한 결과
 인스타그램에서 제주맛집, 도민맛집을 검색한 결과
ⓒ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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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제주 맛집', '제주 도민 맛집'을 검색했다. 제주에서 10년 넘게 산 기자도 모르는 맛집이 수두룩했다. 물론 기자가 요새 유행하는 감성 카페나 술집 등은 잘 가지 않아 모르는 탓도 있지만 30년 맛집이라는 식당은 주변 제주도민에게 물어도 몰라 서로 고개만 갸우뚱거리다 멋쩍게 웃은 적도 있다. 

과거에는 식당들이 블로그를 통해 바이럴마케팅을 했다. 그런데 돈을 받고 쓴 블로그 리뷰에 대한 광고 표시 의무화가 시작되자 점차 인스타그램으로 바뀌었다. 

진짜 제주도민들이 가는 식당, 먹어 보니 자신의 입맛에 맞는 식당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광고비를 받고 2인분을 1인분처럼 세팅된 음식을 놓고 전문 촬영팀을 동원해 찍은 사진을 마치 '내돈내산'(자신이 직접 돈을 내고 사는 것)처럼 홍보한다면 허위·과장 광고에 속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광고인 줄 모르고 식당에 갔다가 실망한 관광객들은 '제주 식당은 비싸고 맛이 없다'며 '제주도 갈 바엔 동남아를 간다'는 후기를 올린다는 것이다. 이런 후기가 쌓이면서 제주도가 '바가지 요금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받기도 한다. 

참다못한 제주 유튜버 "광고 표기 좀 하게이"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유튜버 '뭐랭하맨'은 "참다 참다 얘기합니다. 진짜로.."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인스타그램에서 돈을 받고 광고하는 제주 맛집 문제를 다뤘다. 

그는 "도민도 들어보지 못한 맛집을 소개하는 계정은 광고이니 걸러야 한다"면서 "이런 식당을 소개하는 계정 주인은 도민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도 좋지만 최소한 음식이나 서비스 수준을 보고 광고해야 한다"면서 "(관광객들이) 영상을 참고해 식당에 갔다가 실망하면 제주도 이미지만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식당 수준이 너무 떨어지면 광고를 받지 말거나 사장에게 충고라도 하라"면서 "광고하는 것 다 좋지만 제발 광고라고 표시하라"는 당부를 남겼다. 

제주에 사는 기자도 SNS에서 유명한 맛집이라는 곳을 자주 가지 않는다.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대신 가격이 싸고 입맛에 맞는 식당을 간다. 그런 식당은 대부분 광고를 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유명 맛집이 비싼 이유 중의 하나가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붓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백돼지를 흑돼지로... 제주자치경찰단에 적발된 SNS 맛집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식당에서 원산지와 등급 표시를 확인하는 특별단속을 벌이는 모습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식당에서 원산지와 등급 표시를 확인하는 특별단속을 벌이는 모습
ⓒ 제주자치경찰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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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치경찰단은 매년 원산지 표시와 부정식품 유통 행위를 단속한다. 적발된 업소를 보면 SNS에서 유명한 맛집도 있었다. 

일부 유명 맛집은 국내산 백돼지를 제주산 흑돼지로 표기했다. 일부 식당의 경우 덴마크와 칠레산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표기하기도 했고, 유통기한이 지난 소스 등을 보관하다 적발됐다. 

제주자치경찰단이 SNS에서 유명한 맛집들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일부 식당의 위법 행위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제주를 여행할 때 SNS에서 '제주 맛집', '도민 맛집'이라고 나와도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제주맛집, #도민맛집, #뭐랭하멘, #인스타그램,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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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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