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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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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죄가 없으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특검도 아니고 특별법이다. 윤 대통령은 무엇이 그리 두렵나. 걸릴 것이 없다면 즉각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공포하라."(안성오 원불교 교무)

분야를 가리지 않은 각계 660개 단체가 국민의힘의 특별법 거부권 건의를 대대적으로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즉각 공포를 촉구했다.

이들은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집권 2년이 채 안 된 지금까지 회수로는 4회, 법률안 수로는 8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노동자, 농민, 시민의 절박한 요구와 투쟁으로 만들어진 개혁입법안들이 거부권 남발로 폐기 수순을 밟았다"라며 "159명의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 수백수천의 생존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시간과 피눈물을 생각하면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마저 그 전철을 밟도록 둘 수 없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종교·시민·민중·노동·농민·인권·법조·예술·재난참사·교육·여성·언론 등 단체 관계자가 참석했고 호소문 낭독자를 포함해 발언자만 19명에 달했다.

"명백한 인재, 윗선 아무런 책임 못 물어"
 
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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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 권은비 작가(10.29기억과안전의길 총괄PD), 하원호 전국농민총연맹 의장은 호소문을 통해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후 우린 함께 슬퍼했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해선 안 되며 재난과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었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 가치이며 국가의 존재 이유'라고 했던 윤 대통령은 159명 희생자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특별법을 즉각 공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는 국가가 대규모 인파밀집을 예측하고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아 발생한 명백한 인재다. 그럼에도 일부 현장책임자들만 기소됐을 뿐 정무적, 정책적 책임을 져야 하는 윗선에겐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았다"라며 "국회 국정조사 역시 제한된 자료와 일부 진술만 확보했을 뿐 출석거부, 거짓진술, 자료제출 미비로 그 한계가 분명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와 여당은 진상이 다 드러났으니 특별법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데, 유가족과 시민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거리에서 1년을 넘게 보내고 행진, 삼보일배, 오체투지, 단식, 삭발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 너무도 안타깝고 고통스러울 뿐"이라며 "우리는 유가족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며 유가족의 바람대로 특별법 공포와 진상규명 기구가 제대로 설립되는 그날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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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엔 여러 유가족도 참석했다. 전날 삭발한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고 이주영씨 아버지)은 "저희 유가족의 억울함과 분함의 목소리를 대신 내준 각계각층 분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라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죽음을 거부한 것으로 단정 짓고 그 앞에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 등은 주말인 20일 오후 2시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대회'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후안무치, 준엄한 심판 되돌아올 것"
 
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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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날 모든 발언자들의 말을 요약한 것이다.

양두승 신부(천주교)
성경 이사야서 56장 1절엔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너희는 공정을 지키고 정의를 실천하여라. 나의 구원이 가까이 왔고 나의 의로움이 곧 드러나리라." 국민의힘의 후안무치하고 정신 나간 결정은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으로 본인들에게 되돌아올 것이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

안성오 교무(원불교)
국민의힘은 특별법의 독소조항 때문에 거부권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한다. 진실을 밝혀달라며 길 위에 엎드린 부모를 외면하고 정치적으로 모는 그들이 바로 독소조항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죄가 없으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특검도 아니고 특별법이다. 걸릴 것이 없다면 윤 대통령은 특별법을 공포하라.

원용철 목사(기독교)
윤 대통령은 노란봉투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의 개악을 시도하고 각종 사회정책을 후퇴시키고 있다.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 없고 죽음의 행렬을 묵인하는 것을 넘어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살인정부가 아닌지 걱정된다.

혜문 스님(불교)
무릇 대통령의 권한은 사회적 약자의 고통, 눈물, 억울함, 차별을 없애는 데 쓰여야 한다. 대통령의 불행은 국민의 불행이기에 부디 윤 대통령은 갇히고, 막히고, 틀리고, 어리석은 마음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거부권 행사로 불행한 대통령이 되는 길을 선택하지 말길 바란다.
 
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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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근 목사(전국비상시국회의)
대통령이란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이리 강퍅할 수 있나. 어떻게 이리 모질 수 있나. 어떻게 그리 메마를 수 있나. 대통령의 거부권을 우리 모두 거부한다. 우리의 실망, 국민의 실망이 무서운 철퇴가 돼 윤 대통령의 머리를 내리칠 것이다.

구정혜 한국 YWCA연합회 사무총장
특별법은 진실의 문을 여는 것에 불과하다. 문을 열고도 가야 할 길, 견뎌야 할 시간이 얼마일지 알 수 없다. 문 여는 것조차 거부되는 세상에서 유가족은 엄청난 무력감을 느낄 것이다. (특별법 공포는) 일상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피해자들,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특별법은 충분히 여당의 의견을 반영해 양보한 수정법안이다. 총선용 정쟁이란 상투적인 여당의 항변은 김건희 특검을 거부할 때와 같다. 현 수정안마저 거부하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여당의 입장은 법의 실효성을 무력화하는 수사적 표현에 불과하다.

김종기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4.16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한겨울 길바닥에서 몸을 엎드리고, 한여름 뙤약볕에서 피땀 흘리며 걷고, 단식과 노숙으로 어렵게 만든 특별법이란 걸 잘 알면서도, 여당은 "제2의 세월호", "세금도둑" 프레임을 씌우며 방해하고 있다. 표를 구걸할 땐 국민을 왕처럼 받들다가 집권하고 나선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여당은 총선에서 투표로 응징하고 대한민국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박승렬 4.16연대 공동대표
우린 2014년 4월 16일 이후 세월호 참사 부모의 눈물을 봤다. 그런데 또다시 (이태원 참사 후) 그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 언제까지 자식을 잃고 피눈물 흘리는 부모의 모습을 반복해 봐야 하는 것인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만행에도 시민들의 단결된 힘은 우리의 생명을 지킬 것이다.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특별법에 대한 거부는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거부하지 말고 특별법을 즉각 공포해주길 바란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윤 대통령은 노동과 민생법안에 여러 차례 거부권을 남발했다. 윤 대통령은 제발 유족의 깊은 슬픔에 거부권으로 응답하지 않길 바란다. 그럼에도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정치적 생명을 걸고 도박을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국민들은 4.16세월호참사와 10.29이태원참사를 겪으며 뼈아픈 각성을 했다. 만일 윤 대통령이 간절한 전 국민적 호소와 염원을 내팽개치고 기어코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천벌을 받을 것이다. 곧 그것이 현실화될 것이다.

김서경 작가
오늘 이러한 상황에 저는 엄마로서, 예술가로서, 시민으로서 피해자 가족과 함께 할 것이다. 이 무능, 무도한 정권의 무자비한 행위를 예술로서 기억하고 기록할 것을 약속한다.

강욱천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사무총장
윤 대통령에게 묻는다.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인가. 대체 윤석열 정권이 내세운 공정과 상식은 어디로 갔나. 유족과 국민들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눈엔 보이지 않는 것인가. 영문도 모른 채 희생당한 청춘들을 예술행위로 위로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을 묻는 일에 앞장서겠다.

이영헌 진보대학생넷 서울인천지부대표
대학생들이 유족과 연대한 이유는 청년들의 죽음을 더 이상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유족, 그리고 더 이상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 이 나라 청년들, 시민들이 만든 특별법을 윤 대통령은 당장 공포하라.

조영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특별법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의결한 법안이 아니다. 국민의힘의 요구로 인해 유족들이 살을 깎는 아픔으로 양보한 법안이다. 유족들은 딸의 영정을 안고 삭발까지 했다. 정치는 주권자인 국민의 눈물을 닦아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국민의 짐이 되어 그 눈물을 짓밟았다. 참사 1주기에 윤 대통령은 추모집회 참석 대신 교회를 찾아 기도를 했다. 그 기도는 악어의 기도였나. 즉각 특별법을 공포하길 촉구한다.
 
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전국 6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각계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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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태원, #참사, #특별법, #윤석열,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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