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평창 동계 올림픽의 뜨거웠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평창·정선·횡성에서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이 열립니다. 오늘의 주인공, 청소년 선수들의 감동의 무대가 펼쳐지는, 다시 강원으로 초대합니다.[편집자말]

 
6년 전 '아이언맨' 윤성빈 선수가 메달을 따는 것을 보고 스켈레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신연수 선수. 그랬던 신연수가 선배가 뛰었던 그 경기장에서 한국의 청소년 올림픽 스켈레톤 사상 첫 메달을 만들었다.

23일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신연수(대관령상지고)가 동메달을 기록했다. 직전 모노봅 레이스에서 금메달을 따낸 친구 소재환의 기운을 받은 신연수는 이날 친구가 썼던 '종목 첫 메달', 그리고 '개인 트랙 최고 기록'을 합작했다.

신연수 선수는 이날 부모님이 보는 앞에서 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레이스를 마치자마자 부모님과 뜨겁게 포옹한 신연수 선수는 "한국에서 하는 것이라고 해서 부담을 가지기보다는 편하게 하려고 했는데, 이겨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웃었다.

부모님 앞에서... 청소년 올림픽 새 역사 썼다

23일 늦은 저녁 열렸던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의 남자 스켈레톤 종목.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의 이번 올림픽 마지막 경기 종목였던 이번 스켈레톤 경기는 직전 소재환(대관령상지고)이 금메달을 따내며 일었던 응원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트랙에서 펼쳐졌다.

신연수는 1차 시기 첫 번째 순서로 레이스를 펼쳤다. 스타트는 약간 늦었다. 5초 04. 하지만 신연수는 정확하게 라인을 타 나가면서 점점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렸다. 신연수는 52초 85의 성적으로 첫 번째 레이스를 마쳤다. 이어 다른 선수들이 레이스를 펼치며 순위가 확정되었는데, 라트비아의 에밀스 인드릭손에 이은 2위.

2차 시기,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출발한 신연수는 점점 좋은 기량을 뽐냈다. 스타트 기록 4초 99로 속도를 끌어올린 신연수는 53초 20의 성적으로 두 번째 레이스 역시 마쳤다. 도합 1분 46초 05.

신연수에 앞서 레이스를 펼친 우크라이나의 야로슬라브 라브레니우크가 2차 레이스에서는 클린한 경기를 펼치며 순위가 한 단계 내려가기는 했지만, 신연수는 메달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에밀스 인드릭손이 도합 1분 44초 66의 성적으로 경기를 마치며 신연수는 동메달을 따냈다.

신연수는 메달을 확정짓자마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신연수의 앞에 자신만큼 기뻐하는 또 다른 두 사람도 보였기 때문. 피니시라인에서 기다리다가 현장 스태프의 안내에 따라 바로 신연수 선수의 앞으로 온 부모님이었다. 신연수는 부모님과 포옹하며 메달의 기쁨을 나눴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부모님, 오늘 저 스켈레톤 하는 거 처음 보러 오셨어요"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신연수 선수는 "한국에서 하는 경기라 부담을 가지지 않으려 했는데, 이겨내고 메달까지 따내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청소년 올림픽이 축제지 않나. 순위 생각 없이 즐기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하던 대로 했던 덕분에 개인 최고 기록까지 만들 수 있었다. 오늘 200% 만족하는 레이스였다"라고 기뻐했다.

신연수는 "앞서서 재환이가 먼저 메달을 따니 나도 힘을 받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록도 잘 나와서 기뻤다"라면서, "재환이는 서로 힘든 훈련을 할 때마다 굉장히 의지를 많이 했던 친구"라며 그에 앞서 메달을 따낸 소재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평창 슬라이딩 센터를 300번 정도 탄 것 같다"는 신연수는 "사실 훈련 때보다도 대회 때가 더욱 편한 것 같다"며 웃기도 했다. 물론 어려운 커브 구간도 있었는데, 정승기(강원도청) 선배에게 도움도 받았다고. 신연수 선수는 "한국에 있을 때마다 궁금한 점을 막 물어보곤 한다. 이번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신연수 선수가 스켈레톤에 입문한 계기도 있을까. 신연수는 "2018년 설날에 윤성빈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을 보고 스켈레톤을 타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그래서 지금까지 타게 되었는데,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땄던 경기장에서 나도 이렇게 메달을 따 행복하다"며 소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날 경기를 통해 신연수 선수의 부모님이 그가 메달을 따는 모습을 직접 보기도 했다. "내가 썰매를 탄 지 3년이 되었는데, 이번 대회가 부모님의 첫 번째 방문이었다"라는 신연수 선수는 "사실 처음에는 반대도 하셨지만, 이렇게 응원을 보내 주신 덕분에 더 잘하고 싶었던 마음도 컸다"며 말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이번 메달을 발판 삼아 더 열심히 훈련하려고 한다"는 신연수. 그는 이어 "아직 어리니까 경험을 많이 쌓고 싶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더욱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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