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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외출하고 돌아오면서 호들갑을 떱니다.

"여보, 나 봄 선물을 받았네."
"무슨 봄을?"
"이거 좀 보라구!"
"그거 달래 아냐?"


이웃에 사는 분이 밭둑에서 달래를 캤다며 비닐봉지에 한 움큼을 주어 받아왔다고 합니다. 아내 말마따나 봄이 담겼습니다.

"바람 끝이 차기는 해도 오늘은 봄날 같아."
"절기상 경칩이 지났으니 이젠 봄이지. 파릇파릇 새싹이 올라오잖아."


벌써 양지바른 곳에는 풀이 돋아나고, 나무 움도 도톰해졌습니다. 만물이 소생하고 있습니다.
 
달래가 벌써 쑤욱 올라왔습니다.
 달래가 벌써 쑤욱 올라왔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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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쭉이 자란 달래를 보니 봄이 오는 게 분명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는 봄! 꽃샘추위에 더디 오더라도 해찰하면 좀 어떻습니까?

아내가 팔을 걷어붙입니다. 야생 달래는 다듬기가 만만찮습니다. 자잘한 데다 하나하나 뿌리에 달린 흙을 털어내야 깨끗합니다. 다듬고 씻는데 꽤 수고롭습니다.

아내는 달래무침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깨끗이 손질한 달래. 다듬는데 손이 많이 갑니다.
 깨끗이 손질한 달래. 다듬는데 손이 많이 갑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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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좋은 크기로 자릅니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릅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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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멸치와 함께 갖은 양념으로 버무립니다. 간단한 요리입니다.
 잔 멸치와 함께 갖은 양념으로 버무립니다. 간단한 요리입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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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푼에다 듬성듬성 썬 달래에 잔 멸치와 함께 넣습니다. 여기다 양조간장, 들기름, 고춧가루, 깨를 뿌린 후 뒤적입니다. 달래와 멸치가 조합을 이룬 음식이 금세 탄생했습니다.

상큼한 맛이 그만입니다. 입안 가득 봄이 피어나는 느낌이구요. 기분이 좋습니다.

봄나물 삼총사 하면 냉이, 달래, 쑥을 꼽습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땅의 기운을 가득 머금은 야채입니다. 그중 달래는 다년생 알뿌리식물로 흰 알뿌리와 연한 줄기의 잎을 먹습니다. 

작은 마늘이라 불리는 달래. 약간 알싸한 맛과 특유의 향이 있어 봄나물 중 으뜸으로 치지요.

달래장을 해서 많이 먹지만 된장국으로 끓여도 구수합니다. 송송 썬 달래를 밀가루 달걀에 풀어 부침개로도 만들어 먹습니다. 달래 부침개는 술안주로 제격입니다. 
 
달래는 약간 알싸한 맛이 있는데, 김을 싸서 얹어 먹거나 돼지고기 수육과 함께 먹으면 그맛이 참 좋습니다.
 달래는 약간 알싸한 맛이 있는데, 김을 싸서 얹어 먹거나 돼지고기 수육과 함께 먹으면 그맛이 참 좋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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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달래무침을 휴대전화에 담습니다. 그러고선 꽃샘추위에 손 호호 불어가며 봄을 선물로 주신 분께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달래무침으로 잃은 입맛을 되찾았어요. 너무 맛있어요."

덧붙이는 글 | 인천in에 송고할 예정입니다.


태그:#달래, #달래무침, #봄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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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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