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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일 태안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충남노동자행진이 열립니다. 약자에게 더욱 가혹한 기후위기, 해고와 지방소멸을 막아내고, 모두가 함께 사는 정의로운 산업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충남의 노동자와 시민이 함께 330 충남행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의로운 산업전환을 향한 충남의 노동자, 시민의 목소리를 알려내기 위해 오마이뉴스 연속기고를 진행합니다. 3월 30일, 태안에서 만납시다![기자말]
이재백 정의로운전환을위한충남노동자행진 추진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이재백 정의로운전환을위한충남노동자행진 추진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 스튜디오R 양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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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문'이 열린 지구

작년 9월 21일 유엔총회 기후목표 정상회의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옥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리비아 홍수, 16만 5천㎢(남한 면적의 1.6배)의 산림이 불타고 2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캐나다 산불, 하와이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 등은 지옥문이 열렸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도 무시무시한 재앙이 벌어지고 있지만 시급히 대처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욱 더 엄청난 기후재앙이 닥칠 것이다.

노동자는 실업재앙까지

노동자는 기후재난에 더해 고용재앙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된다. 가슴 아프지만, 나를 포함한 석탄발전소 노동자들도 동의했다. 그런데 정부는 노동자들의 충정에도 불구하고 석탄발전소에 다니는 노동자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오히려 대량해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내가 일하고 있는 충남의 석탄발전소가 심각하다. 전국의 석탄발전소 총 59기 중 절반에 해당하는 29기가 충남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6년까지 폐쇄되는 석탄발전소 28기 중 14기(태안 1~6호기, 당진 1~6호기, 보령 5,6호기)가 충남에 있다.

2021년 산자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폐지 석탄발전소 활용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34년까지 폐지되는 30기 인원 모두가 일자리 전환이 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최대 7935명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폐쇄되는 석탄발전소가 전부 LNG발전으로 전환되더라도 4911명이 해고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상황은 심각하지만 정부의 대책은 부족하다. 
 
고용안정과 정의로운 산업전환을 요구하는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
 고용안정과 정의로운 산업전환을 요구하는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
ⓒ 정의로운전환을위한 충남노동자행진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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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사도 심각한 위기에

자동차산업도 '대전환'이라 불릴 만큼 130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완성차 부문은 '미래차' 전환이 상당히 진전됐지만 부품산업은 그렇지 않다. 현재 자동차 부품사의 경우 1만여 업체에 26만여 명의 일하고 있다. 이 중 4195개사, 10만 8천여 명의 내연기관 관련 기업이 사업재편과 고용감소의 직접적 대상으로 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래차의 부품은 내연기관 대비 30% 적기 때문에 부품사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동화 흐름에 도태되는 중소부품사는 폐업 등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지역사회도 안전하지 않다

석탄발전소 폐쇄와 부품사의 위기는 지역사회에서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태안의 경우 2032년까지 태안화력 1~6호기가 폐쇄되면 줄어드는 인구만 6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줄어드는 인구는 지역에서 생산과 소비를 주도하는 계층으로 더욱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 인구 유출은 소비 위축에 따른 상권 약화를 불러올 것이고 학교나 병원 등 지역인프라를 축소시킬 것이다. 이는 다시 타지역으로 인구 이동을 부추기면서 인구감소를 더욱 부채질하면서 악순환을 반복할 것이다.
 
330 정의로운전환을위한 충남노동자행진 포스터
 330 정의로운전환을위한 충남노동자행진 포스터
ⓒ 정의로운전환을위한 충남노동자행진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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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태안으로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충남노동자행진(아래 '충남행진')은 정의로운에너지전환을위한태안화력노동자모임(정태모)에서 처음 제안됐다. 의지 없는 정부에게 우리 문제를 청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노동자의 힘을 조직해서 투쟁으로 돌파하겠다는 각오로 출발했다. 지금까지 2차례의 추진위원 전체모임과 요구안 토론회 그리고 충남행진선포 기자회견을 거치면서 3월 30일 충남행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금은 3월 10일 기준으로 264곳(명)의 단체 및 개인이 충남행진 추진위원으로 가입하는 등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충남행진에 호응하면서 전국적인 집회로 발전하고 있다. 석탄발전소 폐쇄로 인한 노동자 해고의 문제가 결코 석탄발전소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기후위기 문제와도 떼려야 뗄 수 문제임을 확신하는 노동자들이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전국의 노동자민중에게 호소드린다. 3월 30일 태안으로 와달라! 기후위기를 막아내고 단 한 명의 해고도 없는 정의로운 전환을 쟁취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나섰다. 태안에 모이는 수천의 노동자민중의 물결은 이후 수십, 수백만으로 불어나 기후위기를 막고 진짜 정의로운전환을 이루는 단초가 될 것이다. 태안으로 오셔서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게재됩니다. 이 글을 쓴 이재백씨는 태안석탄발전소 노동자이자 충남행진 공동집행위원장입니다.


태그:#정의로운전환, #석탄화력발전, #기후정의, #산업전환, #지방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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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발전은 멈춰도, 우리 삶은 멈출 수 없다! 누구도 홀로 남겨지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충남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함께 모여 330 충남행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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