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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은 12일 늦은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돌봄노동자 처우개선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은 12일 늦은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돌봄노동자 처우개선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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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 어르신 가정 4~5가구를 방문하는데, 정부는 돌봄경비도 책정하지 않고 사업을 시작했다. 최저임금만 주면서 이동경비도 주지 않으니까 실제 우리는 최저임금도 못 받는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경남도에 돌봄경비를 지급하라고 꾸준히 요구했다. 이제야 월 7만원을 받는데, 고유가 시대에 턱없이 부족하다."

박아무개 노인생활지원사가 돌봄노동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한 말이다. 그는 "돌봄경비가 다른 지역에서 지급하는 평균 수준인 15만원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노인생활지원사를 비롯한 돌봄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12일 늦은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과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고용불안 조성하며, 관리감독은 부재"

박아무개 노인생활지원사는 "2020년 1월 맞춤돌봄사업을 시작하면서 우리들을 감시하기 위해 개인 휴대전화기에 앱을 깔게 하여 위치추적을 시작했다"라며 "생활지원사들의 인권을 짓밟고 종종 재계약 불가를 운운하며, 고용불안을 조성하는 수행기관의 관리 감독은 부재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당한 업무지시가 있어도 재계약이 안될지 몰라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있다. 우리는 경남도에 생활지원사의 노동계약기간을 전수조사하고 관리감독을 하라고 요구했다"라고 설명했다.

업무와 관련해 그는 "청소를 해주면 세탁도 원하고 그러다 보면 장보기, 반찬 하기 등 범위도 한계도 없고 오히려 혼자 잘해 오던 일도 안하려고 하고 못하게 된다. 어르신들의 건강은 안 움직이시니 안 좋아지고 생활지원사들의 불만은 커져 질 좋은 서비스가 제공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휴식시간 30분은 이동시간도 없이 매일 화장실 찾아다니는 것도 힘들다 보니 생활지원사들 중에 '방광염 안 걸리는 사람도 있나'라는 소리가 나온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제가 속한 사회서비스원의 위탁 계약 기간도 끝나 재계약을 해야 한다"라며 "작년에 사회서비스원이 사업을 놓았다는 소리를 듣고 조합원들은 벌써 불안해 한다"라고 했다.

박아무개 노인생활지원사는 "맞춤돌봄사업은 국가가 만든 국가 책무사업"이라며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해야 하는 일에 고용을 가지고 불안감을 계속해서 조성한다면 참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외쳤다.

공공연대노조는 "저출생, 초고령사회 해답은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다. 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과 직접 고용을 위해 즉각 나서라"고 요구했다.

돌봄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두고는 "독거노인들을 돌보는 노인생활지원사들은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린다"라며 "매년 연말만 되면 수탁기관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약해지되거나, 수탁기관이 바뀔 때마다 해고 불안에 떨어왔다"라고 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2년간의 투쟁결과 '수탁기관과 근로계약기간을 동일하게 설정'하도록 지침을 바꿨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돌봄에 필요한 교통비와 통신비를 지급하라고 요구해도 정부는 외면한다. 지자체도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지원한다"라고 덧붙였다.

공공연대노조는 "돌봄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생계와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상남도가 노인생활지원사, 아이돌보미, 장애인활동지원사에게 돌봄에 필요한 경비와 처우 개선 예산을 당장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고용불안 조장, 공짜 노동강요 등 불법 행위 대책을 수립하고, 국회의원 후보들은 돌봄 노동이 존중받고 제대로 된 돌봄서비스 실현을 할 수 있도록 '돌봄기본법' 제정을 약속하라"고 제시했다.

공공연대노조는 "돌봄 노동은 돈벌이 수단이 아닌 공적 돌봄 사업인 만큼 국가나 지자체가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라"며 "돌봄노동자의 처우개선 예산마련과 직접 고용이 실현될 수 있도록 우리가 행동하고 바꾸기 위한 실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마지막에 '최저임금', '인권침해', '공짜노동', '고용불안' 등이라고 적은 고무풍선을 발로 밟아 터뜨렸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은 12일 늦은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돌봄노동자 처우개선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은 12일 늦은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돌봄노동자 처우개선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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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은 12일 늦은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돌봄노동자 처우개선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은 12일 늦은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돌봄노동자 처우개선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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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돌봄노동, #돌봄정책, #공공연대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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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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