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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세종과 대전, 충북 지역의 시민환경단체들과 종교단체들은 ‘합강습지보호지역시민네트워크’를 발족시켰다.
 세계 물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세종과 대전, 충북 지역의 시민환경단체들과 종교단체들은 ‘합강습지보호지역시민네트워크’를 발족시켰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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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과 미호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형성된 천혜의 자연 습지인 세종시의 '합강 습지'의 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세계 물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세종과 대전, 충북 지역의 시민환경단체들과 종교단체들은 '합강습지보호지역시민네트워크'(이하 합강습지네트워크)를 발족시켰다.

합강습지네트워크는 이날 세종시 청사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과 함께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지역 여론을 확산시키고, 이 과정에서 학계 등 생태전문가들과 함께 합강습지의 보존 가치를 확립하며, 세종시·환경부와의 공조를 통해 보호지역 지정에 앞장서 나갈 것"을 선언했다.

이 연대체에는 세종환경운동연합, 세종참여자치연대, 세종여성, 세종YMCA, 세종교육희망네트워크, 장남들보전시민모임,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세종시 정중앙에 위치한 합강습지는 넓은 모래사장과 하중도, 습지가 발달한 생태서식공간이다. 특히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생물인 미호종개, 흰수마자, 참수리, 흰꼬리수리, 큰고니, 흑두루미, 수달, 삵, 등의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고 있어서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018년 합강습지를 '생태계 변화 관찰 지역'으로 지정했다. 또 내셔널트러스트도 2019년 '이곳만은 꼭 지키자' 공모 수상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세종시 합강습지의 미호강 보행교
 세종시 합강습지의 미호강 보행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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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조사 결과 180 분류군의 식물과 234종의 육상 곤충이 이곳에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달, 삵, 흰목물떼새, 원앙, 금개구리 등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의 보고였다. 이에 금강유역환경회의는 2020년 이곳을 '세종 시민 습지 1호'로 지정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세종시 한복판 사람 발길 안 닿는 습지, 숨죽이며 찍었다 https://omn.kr/25y0n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황성아 세종환경운동연합 대표는 "금강과 미호강이 만나는 합강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종의 아주 아름답고 소중한 지역이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인류,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곳"이라면서 "오늘 합강습지보호지역시민네트워크를 발족해서 이곳이 제대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장치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성중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창립경과보고를 통해 "과거 최악의 국책 사업으로 불리는 4대강 사업 때 대규모 준설이 이뤄졌고, 세종보의 담수로 인해 합강습지가 많이 훼손이 됐다"면서도 "세종보 수문이 개방된 뒤에는 과거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2022년 제15차 생물다양성 협약 총회에서 2030년까지 전 지구의 30%의 보호지역 설정을 논의했었고, 그 뒤 환경부도 전 국토의 30% 이상을 보호지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를 했었다"면서 "세종과 대전, 충북지역의 시민사회와 종교계가 모여서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모니터링과 생태교육 등을 실시해 세종시가 합강습지를 국가습지 보호지구로 지정 신청하도록 적극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물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세종과 대전, 충북 지역의 시민환경단체들과 종교단체들은 ‘합강습지보호지역시민네트워크’를 발족시켰다.
 세계 물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세종과 대전, 충북 지역의 시민환경단체들과 종교단체들은 ‘합강습지보호지역시민네트워크’를 발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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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창립선언문은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 최인섭 사무국장과 장남들보전시민모임 조성희 사무국장이 대독했다.

합강습지네트워크는 창림선언문을 통해 "합강습지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습지의 고유 기능인 홍수와 가뭄을 조절하고, 금강의 수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탄소 흡수원인 습지 식물들의 증산 작용 과정에서 도심의 열섬효과를 감소시켜 기후위기에 대처할 뿐만 아니라, 금강과 습지, 모래톱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경관을 제공하는 등 심미적 가치도 크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기후위기 시대에 세종시가 세계적 환경도시가 될 수 있는 첫걸음은 합강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시민과 세종시와 환경부, 학계가 힘을 모아 나갈 때이고, 생태계의 거점이자 '자연의 콩팥', 기후위기의 최종 보루인 습지보호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세종시 환경정책과를 방문해서 간담회를 열고 세종시가 합강습지보호지역 지정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총선을 앞두고 세종 지역 등에서 출마하는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합강습지 보호 방안 등의 정책협약을 제안하고, 이에 동의한 후보들과는 정책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태그:#합강습지, #합강, #세종시, #금강, #미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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