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KBO리그가 개막했다. 올 시즌엔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복귀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메이저리그 진출 등 호재와 악재가 겹치며 개막 2연전의 흥행결과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개막전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전 구장 매진을 기록했고 24일에도 3개 구장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이틀 동안 9경기서 18만3846명의 많은 관중을 동원했다(광주는 우천연기).

작년 810만326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2017년(840만688명)과 2016년(833만9537명)에 이어 역대 관중동원 3위를 기록한 KBO리그는 올 시즌을 통해 내심 역대 최다관중기록은 물론 900만 관중 돌파까지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의 항저우 아시안게임처럼 시즌 중에 각 팀의 핵심 선수들이 빠지는 일이 없는 만큼 시즌 후반까지 치열한 순위경쟁과 흥미로운 경기들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900만 관중 돌파를 기대할 수 있다. 

개막 2연전은 많은 관중들이 모인 만큼 경기 내용도 매우 흥미롭게 전개됐다. LG 트윈스는 개막전에서 국내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을 무너트리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뽐냈고 작년 8위에 머물렀던 삼성 라이온즈는 수원에서 이틀 연속으로 작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 kt 위즈를 꺾었다. 이 밖에도 지난 주말에 열린 개막 2연전에서는 여러 선수들이 인상적인 활약을 통해 18만 관중을 열광시키며 올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첫 등판서 무실점 투구한 외국인 투수 3인

지난 개막 2연전에 등판한 18명의 선발투수 중에서 무실점 투구를 기록한 투수는 모두 3명이었다. 두산 베어스의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6이닝 무실점)와 브랜든 와델(5이닝 무실점), 그리고 SSG의 좌완 로에니스 엘리아스(6이닝 무실점)였다. 하지만 무실점 투구를 한 세 투수 중 승리를 따낸 선수는 브랜든 한 명이었다. 알칸타라와 브랜든은 각각 66개와 72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후 허벅지와 등 통증으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 왔다.

5이닝 무실점의 브랜든을 포함해 개막전에서 선발승을 따낸 선수는 총 6명이었다. LG의 디트릭 엔스가 23일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류현진과 맞대결을 벌여 6이닝2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를 따냈고 삼성의 새 외국인투수 데니 레예스도 24일 kt와의 데뷔전에서 6이닝1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국내투수 중에는 SSG의 김광현이 2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이닝3실점을 기록하고 타선의 지원 덕분에 시즌 첫 승을 올렸다.

개막 2연전에서 가장 위략적인 구위를 선보인 투수는 개막전에서 나란히 8탈삼진을 기록한 롯데의 애런 윌커슨과 삼성의 코너 시볼드였다. 윌커슨은 SSG와의 개막전에서 5이닝 2피홈런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삼성의 개막전 선발로 낙점 받은 코너 역시 23일 kt와의 개막전에서 6이닝 4피안타8탈삼진2실점1자책으로 뛰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개막 2연전 불펜에서 가장 돋보였던 투수는 '불혹의 끝판왕'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23일 kt와의 개막전에서 2-2로 맞선 9회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삼성 타선이 연장 10회 공격에서 4점을 뽑아내면서 개막전 승리투수가 됐다. 24일 경기에서는 8회까지 11-1로 여유 있게 앞서던 삼성 불펜이 9회에만 7점을 내주며 무너졌고 11-8 2사 2루에서 등판한 오승환은 황재균을 좌익수플라이로 처리하며 이틀 동안 1승1세이브를 챙겼다.

오승환이 수원에서 1승1세이브를 수확하는 동안 인천에서는 SSG의 베테랑 불펜듀오 고효준과 노경은이 이틀 간 홀드 4개를 합작했다. 고효준과 노경은은 롯데와의 개막 2연전에서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라 3.2이닝3피안타3사사구7탈삼진 무실점을 합작하며 각각 2홀드씩 기록했다. 반면에 개막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긴 SSG의 문승원은 24일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후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쑥스러운 승리를 챙겼다.

이승엽 기록에 7개 차이로 접근한 최정

작년까지 458홈런을 기록하며 이승엽(두산 감독,467개)과의 차이를 9개로 줄였던 거포 최정은 개막 2연전에서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트리며 이승엽과의 차이를 7개로 줄였다. 개막전에서 3회 롯데 이이스 윌커슨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터트린 최정은 24일에도 구승민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최정은 개막 2연전부터 2홈런6타점을 쓸어 담으며 시즌 초반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최정이 '해결사'로서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면 SSG의 유격수 박성한은 개막 2연전에서 발군의 '눈야구'를 선보였다. 6번타자로 출전한 개막전에서 2타수2안타2볼넷을 기록한 박성한은 2번 타자로 출전한 24일 경기에서는 2타수 1안타와 함께 볼넷 3개를 골라냈다. 개막 2연전에서 5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889의 놀라운 출루율을 기록한 박성한의 선구안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면 올 시즌 '눈야구의 원조' 홍창기(LG)와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개막 2연전에서 가장 돋보인 활약을 선보인 외국인 타자는 만25세의 젊은 스위치히터 외야수 요나단 페라자(한화)였다. 개막전부터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예사롭지 않은 타격감을 뽐낸 페라자는 24일 경기에서 4회와 6회 작년 14승을 기록했던 LG의 토종에이스 임찬규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다. 아직 시즌 극초반이지만 페라자는 2경기에서 1.931의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하며 한화의 복덩이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서건창(KIA 타이거즈)과 정주현(LG 잔류군 내야수비코치)을 제치고 LG의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신민재는 올 시즌 서건창의 이적과 정주현의 은퇴로 입지가 더욱 커졌다. 그리고 신민재는 개막 2연전을 통해 2루가 자신의 자리임을 확실히 알렸다. 개막전 시즌 첫 타석부터 류현진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린 신민재는 개막 2연전에서 2경기 연속 멀티출루를 기록하며 7타수3안타(타율 .429) 3타점1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개막 2연전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활약'으로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던 선수는 단연 kt의 내야수 천성호였다. 2020년 kt에 입단했다가 작년 11월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천성호는 개막 2연전에서 두 경기 연속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이틀 동안 8타수5안타(타율 .625)2타점2득점1도루로 맹활약했다. 비록 kt의 연패로 다소 빛이 바랬지만 박경수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2루수를 발굴한 것은 개막 2연전 kt의 최대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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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개막2연전 오승환 최정 천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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