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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과거사 반성을 언급할 계획이 없다는 <지지통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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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11일로 예정된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3일 일본 외무성 간부는 기시다 총리의 상·하원 합동 연설에 과거사 반성이 포함될 것인가에 대해 "일단락 돼있다"라며 "이번 연설에서 언급하지 않는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패권주의 행동을 강화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염두에 두고 미국과 일본이 '글로벌 파트너'로서 뜻을 함께하고 국제 질서 유지에 공헌해 나가겠다는 자세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연설도 부족했는데... 기시다는 아예 언급 안 할 듯 

이달 초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로는 2015년 4월 아베 신조 전 총리 이후 9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당시 아베 총리는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일본은 지난 전쟁(2차 세계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의 마음으로 전후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라며 "우리의 행위는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며 "이런 관점에서 역대 일본 총리들이 표했던 견해를 계승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는 역대 총리들이 담화에서 사용한 '식민지배'와 '침략' 혹은 '사죄' 등의 표현을 쓰지 않아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기시다 총리가 이번 연설에서 과거사 반성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아베 전 총리 연설보다 더 나쁜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 문제와 관련해 피고인 일본 기업 대신 한일 기업의 출연금으로 대신 배상하는 이른바 '제3자 변제'를 통해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섰으나, 일본 측은 과거사와 관련해 성의있는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시다 "미·일, 글로벌 파트너 확인하고 싶어"

기시다 총리는 이번 미국 방문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열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3국 정상회담도 할 예정이다. 또한 미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한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이 법치에 근거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 질서를 유지 및 강화하고,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글로벌 파트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한 상·하원 합동 연설에 대해서는 "미국 의회, 미국 국민, 전 세계에 미·일 양국이 어떤 미래를 후대에 넘겨주려고 하는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말할 기회로 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기시다 총리의 국빈 방문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라며 "기시다 총리와 논의할 것이 많다"라고 밝혔다.

또한 "미·일 양자 협력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3각 공조에 대해서도 논의할 기회이고, 필리핀과의 공조도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