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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옥현 전라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2024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5. 29~6.2)' 개최 장소인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찾아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위원들은 "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전시장 등으로 쓰일 공간이 벽면 페인트 작업 정도밖에 돼 있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 2주 뒤 재차 실사를 나와 준비 상황을 보고 받겠다"며 이날 실사를 중도에 끝내버렸다.
 조옥현 전라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2024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5. 29~6.2)' 개최 장소인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찾아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위원들은 "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전시장 등으로 쓰일 공간이 벽면 페인트 작업 정도밖에 돼 있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 2주 뒤 재차 실사를 나와 준비 상황을 보고 받겠다"며 이날 실사를 중도에 끝내버렸다.
ⓒ 전라남도의회 교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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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30일 오후 6시 55분]

전라남도교육청이 약 1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5월 말 개최하는 '2024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가 졸속 추진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전라남도의회 교육위원회는 박람회 개막을 한 달 남겨두고 현장 점검에 나섰다가 준비 미흡을 질타하며 시찰을 중단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는 "'깜깜이' 행사 준비로 교육 효과는 고사하고 안전사고마저 걱정된다"는 논평을 냈다.

30일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조옥현(더불어민주당·목포2) 위원장을 비롯한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29일 '2024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 개최 장소인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다음 달 29일부터 6월 2일까지 닷새간 '공생의 교육,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가 열린다. 김대중 전남교육감 공약사업으로 대회 기간 미래교육 콘퍼런스, 미래교육 전시, 미래교실, 문화예술 교류 등 행사와 전시가 진행된다.

전남교육청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으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교 교수 등 국내외 명사들이 박람회장을 찾는다고 널리 홍보하면서, 대회 기간 국내외에서 약 20만 명이 찾을 것이라고 전남도의회에 보고했다.

박람회 개막에 앞서 전남도의회 차원에서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교육위의 현장 시찰은 중간에 끝나버렸다. 준비 상황이 '크게 미흡하다'고 본 교육위원들이 중간에 교육청 보고를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2024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개요. 이 행사는 김대중 전남교육감 공약사업이다.
 2024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개요. 이 행사는 김대중 전남교육감 공약사업이다.
ⓒ 전라남도교육청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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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요 전시장으로 쓰일 공간은 가벽(임시벽) 설치와 페인트칠 정도만 돼 있을 뿐 내용물이 채워져 있지 않았다는 게 교육위 측 설명이다. 콘텐츠는커녕 박람회 전시장으로 사용될 물적 토대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옥현 교육위원장 "한 달 남았는데 외벽, 바닥 공사한 게 전부냐" 질타
교육청 "수년 비워둔 건물 청소하느라... 2주면 마무리 가능하다" 답변 
그러자 교육위원들 "2주? 그게 바로 졸속 아니냐, 다시 오겠다" 실사 중단


또한 전남교육청은 공사 진척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정률 현황표 등 자료조차 준비하지 않아 실사에 나선 의원들로부터 지적받았다고 한다. 일부 교육위 위원들은 "국내외 명사들이 박람회장에서 강연한다는 것 말고는 교육청이 무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전남교육청은 준비 미흡을 지적하는 도의원들에게 "박람회장이 수년간 사용되지 않고 비어있어서 청소하는 데만 한참 걸렸다. 앞으로 2주 내로 내용물을 채워 넣고 준비를 마무리 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그러자 조옥현 위원장을 비롯한 도의원들이 "그게 바로 졸속 아니냐"며 "정확히 2주 뒤에 교육위 차원에서 다시 실사를 와 점검하고 보고받겠다"고 한 뒤 실사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조옥현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D-30 기념행사를 마치고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동료 의원들과 현장을 찾았는데, 제대로 준비된 게 없었다"며 "100억 원의 세금을 투입해 국제 행사로 치르는 만큼 방문객 불편함이 없도록 남은 기간 준비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세계박람회장
 여수세계박람회장
ⓒ 전라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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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위 박형대 의원(진보당·장흥1)은 상임위 회의 등을 통해 이번 박람회가 '전시 행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줄곧 지적한다. 목표 설정을 분명하게 하지 않고, 홍보나 보여주기식 행사에 열을 올릴 경우, 교육력 강화 등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100억 원짜리 예산 낭비 사업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진보당 박형대, 교육청에 "박람회 주인공은 누구인가"

박 의원은 "박람회 추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선 학교다. 학생과 교사를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한다"며 "전남교육청이 이번 행사의 목표는 무엇인가, 행사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행사의 진정한 성공은 무엇인가를 염두에 두고 행사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전남지부 역시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박람회가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급히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수 학생 등 방문객 집중으로 인한 행사장 혼잡,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학교 현장에 행사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깜깜이' 상황도 문제로 지목했다. 행사 개막을 눈 앞에 뒀는데도, 학생들이 무슨 체험을 할 것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참가 희망을 받아 계획을 세우고, 안전교육과 대책을 세우는 일이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게 전교조 측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이 무엇을 체험할 수 있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초·중·고학생이 체험하는 부스는 각각 몇 개이고 어떤 내용인지, 시간당 몇 명 정도가 체험할 수 있는지 등을 알 수 없다며 전교조 측에 답답함을 토로한다고 한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전남교육청이 1학급당 체험학습비 50만 원을 일괄 배정하고, 박람회 참여를 사실상 강제한 결과, 약 8만 2000명의 전남 초중고교생이 박람회장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교조 "졸속 추진, 제2의 잼버리 사태 우려도"

전교조 전남지부는 "우리 학생들이 소중한 시간과 예산을 들여 체험학습으로 참여하는 만큼 안전하고 유의미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안일하게 대응할 경우 제2의 잼버리사태와 같은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전남교육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 추진단 관계자는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행사를 준비 중이다. 경찰·소방·해양경찰·항만청 등 유관기관과 안전 대책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개막 전까지 행사를 차질 없이 준비하는 것 역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선 학교 교사들에게 박람회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기 위한 자리도 마련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김대중)은 지난 29일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D-30일을 맞아 여수세계박람회장 엑스포홀에서 성공 개최를 위한 교육가족 다짐 행사를 가졌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김대중)은 지난 29일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D-30일을 맞아 여수세계박람회장 엑스포홀에서 성공 개최를 위한 교육가족 다짐 행사를 가졌다.
ⓒ 전라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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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교육청 청사 외벽에 다음 달 29일부터 6월 2일까지 개최되는 '2024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행사를 홍보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전라남도교육청 청사 외벽에 다음 달 29일부터 6월 2일까지 개최되는 '2024 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행사를 홍보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 전라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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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글로컬미래교육박람회, #전라남도교육청, #전남교육청, #김대중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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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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