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몸부림 "4대강 때문에 장애인 예산 깎나"

오늘 낮 국회 본청 계단 앞. 장애인들과 국회 경비대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휠체어에서 내려 계단을 기어 올라온 장애인들은 4대강 예산 삭감과 장애인 복지 예산 증액을 요구하며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경비대에 막혀 의원들은 만나보지도 못했습니다.

[2010년장애인예산확보공동행동 회원들] 서민 정책 기만이다! 장애인 예산 확보하라!

차가운 돌계단에서 몸부림치던 장애인들은 경비대의 강재해산을 앞두고 40여 분만에 자진 해산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장애인 복지 예산 확보를 위한 투쟁은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최용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이명박 정부는 장애인 예산과 관련해서 일하지 못하는 장애인은 국가가 보호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4대강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4대강을 살리겠다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서민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면서 장애인 복지 예산은 전년도 대비 187억원을 삭감했습니다.

이에 앞서 국회 본청 계단에서는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4대강 죽이기 예산 삭감과 민생, 복지 예산 확대'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환경도 무시하고 경제성도 무시하고 일자리도 만들어지지 않는 이런 잘못된 4대강 사업은 원래 하천을 정비하는 수준으로 축소 조정돼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해왔고 야권의 의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만 (여당은) 이 부분은 손을 대지 못한다고 합니다. 국민들의 세금과 국민들의 빚으로 내년도 국정을 운영하게 되면 당연히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야 할 것 아닙니까.

이렇게 국민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자신들이 필요한 예산만 밀어붙이겠다는 이명박표 2010년 예산을 우리 민주당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저출산율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하면서 내년도 국공립 보육원 예산 절반으로 깎았습니다. 지금 저출산율이 큰 걱정입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하고 전시행정 하는 것에 그 돈 다 들어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출산율보다 물고기 번식률이 더 중요합니까.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4대강 예산안 처리 강행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09.12.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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