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측, 새노조 파업 취재하던 기자 폭행 물의

1일 KBS 새 노조(위원장 엄경철)가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사측에서 동원한 청원경찰이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을 향해 발길질을 하고 밀쳐 넘어뜨리는 등 물리력을 행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진기자들은 부상을 입거나, 가지고 있던 카메라가 파손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후 2시경 노조 조합원 50여명은 KBS 본관 앞에서 열릴 예정인 노조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본관 1층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로비에 있던 청원경찰들은 이들 조합원들이 본관 안으로의 진입을 시도하려 한다고 판단, 조합원들을 본관 밖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청원경찰과 조합원들 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타 언론사 사진기자 10여명도 급히 카메라 플레쉬를 터뜨리며 양측의 충돌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그러자 청원경찰들은 사진기자들의 취재를 막는 것과 동시에 이들마저도 거칠게 본관 밖으로 내몰았다. 특히 한 청원경찰은 <노동과 세계>의 이아무개 기자의 목을 잡아 넘어뜨렸고, 순간 이 기자의 카메라 렌즈가 조각이 나는 등 파손됐다. 다른 기자들도 청원경찰을 향해 "우리는 취재를 하고 있을 뿐인데, 기자를 넘어뜨리고 발길질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고, 파손된 장비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한편 KBS 본관 계단에 모인 600여 명의 KBS 노조 조합원들은 "쪽팔려서 파업했다, 김인규는 각오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파업출정문에서 "공영방송 KBS를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 KBS에 쏟아지는 비난과 조롱을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저널리즘 정신이 무너지는 KBS는 국민의 방송이 아니다. 상식이 거부당하고 영혼이 짓밟히는 일터를 다시 살리고자 우리는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최경준 | 2010.07.0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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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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