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여자', 4대강뒤 어찌될지...

오늘 오전 경북 창녕군 함안보 공사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4대강 사업 홍보관. 수자원공사가 지난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홍보관에서는 각종 홍보자료를 통해 친환경 사업으로 강을 살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준설과 제방 건설로 홍수예방, 수질개선, 유량확보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함안보 주변 농민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강을 살리려는 함안보 건설로 생계가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 수위보다 낮은 저지대에서 수박 농사를 짓는 상황에서 함안보가 들어서면 작황이 나빠질까봐 우려하고 있습니다.

[조명래 함안수박생산자협의회 사무국장] "저희 지역이 저지대이기 때문에 함안보로 막음으로 해서 주변 수위가 올라가서 지하수위가 올라오면 수박에 안 좋기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고, 안개도 많이 낄 것 같아서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동기 세 여성의 농촌 생활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다큐멘터리 '땅의 여자'의 주인공 중 한명인 변은주 씨. 취재 도중 우연히 창녕군의 한 농가에서 만난 변 씨도 함안보 건설이 일으킬 부작용을 지적했습니다.

[변은주 / 농민, 경북 창녕군] "지금 보를 만들면서 예상되는 게 안개가 계속 낄 게 걱정이 됩니다. 습한 날씨가 계속 된다는 것은 작물한테 분명히 피해가 간다는 거고 사람의 생태 리듬에 문제가 생길 거고요. 저희 동네 같은 경우는 둑보다 지대가 낮기 때문에 혹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아무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부도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당초 함안보를 7.5m 높이로 건설하려고 했지만, 농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보의 높이를 5m로 낮췄습니다. 그러나 5m의 보도 저지대 농사를 위협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조현기 함안 주민대책위 집행위원장] "보로 인해 생기는 문제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수박농사 짓게 해주고 이 자리에서 먹고 살기 위해 해왔던 걸 할 수 있게 해달라. 국책사업이 그런 피해를 없애햐 하는 거지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게 누구를 위한 국책 사업이냐."

정부는 함안보 공사현장 바로 옆에 홍보관까지 만들어 강을 4대강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장밋빛 미래를얘기하고 있지만, 정작 강이 삶의 터전인 주민들의 삶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답은 없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0.09.1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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