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쏟은 촛불시민 "전세금 압류당할 생각에..."

[원호연(38) / 촛불민사재판피해자모임 회원] "언제든지 전세금을 압류당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저희같은 서민에게는 크나 큰 압박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09년 하이서울페스티벌 개막식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서울시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해 재산 가압류 위기에 놓인 원호연씨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촛불집회 1주년 기념집회 도중 서울광장 무대에 올랐다가 경찰에 검거돼 원 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시민은 모두 8명. 이들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집행유예 등의 형사처벌을 받았지만,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은 행사 방해로 피해를 입었다며 이들에게 2억 3500여만 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까지 청구했습니다. 재판 결과 재판부는 1심에 이어 지난 12월 항소심에서도 서울시의 손을 들어줘 서울시는 언제든지 시민들의 재산을 가압류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자가 붙어 현재 3억 원이 넘는 배상금을 연대 배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이들은 오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난의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경제적 징벌로 위협하는 것은 국민의 입을 막겠다는 것이라며 서울시의 소송 취하를 요구했습니다.

[원호연(38) / 촛불민사재판피해자모임 회원] "형사상의 처벌을 받은 시민에게 또다시 칼을 들이대는 서울시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국민의 기본권 행사 자체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야당 의원들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법을 빙자해 시민들을 탄압하고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취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 "상식을 벗어난 일입니다. 법을 빙자한 탄압이고 폭력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장 몰상식하고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탄압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을 그만둬야 합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 "오세훈 시장이 형사처벌 했으면 됐지 거액의 손해배상까지 거느냐, 그렇게 용렬하고 옹색한 행위를 하지 말고 소송을 취하하라."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당시 시민들이 서울시청 광장으로 가게 된 원인이 경찰의 토끼몰이식 진압 때문이라며 피해액은 국가가 감내해야 할 손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서울시청 광장에 가게 된 것은 경찰의 토끼몰이식 진압에 이뤄진 것입니다. 국가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할 손해입니다. 국민의 세금을 국민에게 다시 부과하는 나쁜 선례는 종식돼야 합니다."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였던 원호연씨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원호연(38) / 촛불민사재판피해자모임 회원] "장인어른 장모님한테 죄송한 거죠. 가장인데 가장 노릇 못 할 수 있으니까...."

서울시는 단순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형사처벌도 모자라 거액의 피해 배상 청구로 시민들을 눈물짓게 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1.02.1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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