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진보정당이 더 민주적이어야... 이념논쟁은 안돼"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오늘 부산대 강연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사태에 대해 진보정당은 기성정당보다 훨씬 더 민주적인 절차를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사퇴를 요구한 겁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지켜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많은 분들이 실망했습니다. 다양성 시대에 소수 약자 대변하는 정당은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지점 때문에 진보정당은 기성정당보다 훨씬 더 민주적인 절차를 중시해야 합니다."

이어 안 교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솔직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 "진보정당이 사실은 인권, 평화같은 보편적인 가치를 중시합니다. 그게 진보정당의 근간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잣대가 북한에 대해서만 다르게 적용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안 교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후보시절 빨갱이라고 공격받았던 것을 언급하며 통합진보당 사태가 이념논쟁으로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 "이 문제가 건강하지 못한 이념 논쟁으로 확산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부분의 문제는 부분의 문제입니다. 다수의 시민이 뽑았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일부에서 빨갱이라고 공격하는 걸 보고 제가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안 교수는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에 대해 호평한 뒤, 문 의원이 제안한 공동정부 참여와 관련해서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 "박근혜 전 대표는 신뢰성과 지도력이 뛰어나고, 문 이사장도 국정 경험이나 인품 모두 훌륭합니다... (공동정부론에) 굳이 저를 거론한 것 보다 앞으로 분열보다 화합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그분의 좋은 철학을 보여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안 교수는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자신을 향한 사회적 열망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며 결정을 내리게 되면 분명히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 "저를 통한 사회적 열망, 거기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게 도리입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그 과정 중에 있습니다."

이어 안 교수는 19대 국회 원구성도 하지 못한 여야 정치권이 상대방 대선 후보를 공격하는 구태만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소통과 합의를 통해 미래를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 "심지어 굉장히 민망하게 여야간의 서로 상대방의 유력한 정치인 두고 한쪽에서는 10년 째 어떤 분의 자제라고 공격하고, 어떤 분은 싸잡아서 좌파세력이라고 공격하고 이런 것들이 강한 표현으로 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강연에서도 여전히 대선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밝힌 안철수 서울대 교수. 하지만, 안 교수는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극좌와 이념논쟁으로 몰아가려는 극우세력을 정면 비판하며 상식과 합리를 기반으로 하는 중도 이미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2.05.3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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