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방해로 역대 최단 특검 "내곡동 의혹 해소 한계"

[이광범 특별검사] "평소 이시형이 김윤옥 여사로부터 차량구입비, 용돈, 생활비 등을 지원받아 온 점 등에 비추어 이시형은 김윤옥 여사로부터 매수자금을 증여받아 사저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 사건 특별검사팀은 오늘 수사결과 발표에서 대통령 아들 시형 씨가 어머니 김윤옥 씨로부터 부지매입자금 12억 원을 '불법 증여'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특검팀은 시형 씨가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를 국세청에 통보했다고 밝혔지만,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또한 특검팀은 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혐의 여부 판단없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고, 부인 김 씨도 사저부지의 결정이나 매매계약 체결 등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이광범 특별검사] "이명박 대통령은 헌법 제84조에 의하여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 소추를 받지 아니하므로 공소권 없음 처분하였습니다. 김윤옥 여사에 대한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 등의 법률위반 배임 부분은 김윤옥 여사가 사저부지의 매입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혐의없음 처분하였고."

반면, 특검팀은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을 비롯한 김태환 행정관, 심형보 시설관리부장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내야 할 땅값을 의도적으로 낮춰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는 겁니다.

[이광범 특별검사] "이시형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사저부지를 적정 가격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매입하고 경호부지는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여 국가에 9억 7천만원 상당에 손해를 가했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수사연장 거부로 30일만에 수사를 마치며 역대 최단 특검이 된 특검팀은 짧은 수사기간과 청와대 경호처 압수수색 무산 등에 대해 "특검 제도 자체가 갖는 목적과 한계가 있다"며 아쉬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광범 특별검사] "수사기간 연장 문제하고 관련된 것이지만 저희들 특검 제도 자체가 갖는 목적과 한계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일반 검찰 수사와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모든 의혹을 끝까지 파헤치는 수사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무혐의 처분과 청와대 직원 불구속 기소로 막을 내린 '내곡동 사저 특검'. 특검은 철저하게 사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이 대통령의 수사기간 연장 불허와 청와대의 경호처 압수수색 거부 등 비상식적인 수사 대상자의 수사 방해 행위로 특검의 진상 규명은 결국 좌절됐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2.11.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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