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 주진우 "나라 위한 일에 재갈 물리는 슬픈 현실"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멤버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오늘 오전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주 기자는 지난 대선 전 '나꼼수' 방송에서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을 위해 1억5000만원짜리 굿판을 벌였다'고 주장한 원정 스님 인터뷰를 내보내 새누리당으로부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고발당했습니다.

검찰청사 입구 포토라인에 선 주 기자는 제기된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은 기자의 사명"이라며 "나라를 위해 하는 일에 재갈을 물리는 건 씁쓸하고 슬픈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 "제가 기자인데요. 기자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사명이자 소명입니다. 제가 밥벌이를 그걸로 하고 있는데 기자가 어느 동네에, 어느 집안에 대해서 얘기만 하면 이렇게 괴롭힙니다. 사회와 나라를 위해서 한다는 일인데 이렇게 재갈을 물린다고 하는 게 좀 씁쓸하고 슬픈 현실이죠."

지난해 대선 직후 유럽으로 출국했다가 지난달 31일 귀국한 주 기자는 '권력이 외국 취재를 갔다온 자신을 도망한 범죄자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 같다'고 언급한 뒤, 자신은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당당하게 대응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 "권력을 잡았다고 너무 밀어부치는 것 같아요. 제가 무슨 외국에 가고 취재 갔다온 걸 가지고 도망자 코스프레를 해서 범죄자처럼 비춰지게 할려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고요. 저는 잘못한 게 없어요. 가서 보려고요. 권력이, 특히 검찰이 이렇게 계속 밀어부치면 저 나름대로 당당하게 대응할 생각입니다. 어떻게 할 지는 잘 모르겠어요. 가봐야 되겠습니다."

주 기자는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을 향해 기자가 취재당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 "할 말 없어요. 우리끼리 이게 뭐예요? 나도 취재해야 되는데 여기 취재하러 오는 사람인데 만날 끌려오고. 이건 좀 그렇죠. 여러분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취재하는 게 이 사회에 보탬이 되자고 하는건데 여기 와서 계속 협박하고 끌려다니고 몇 건인지 모르겠어요. 안타깝습니다."

한편, 주진우 기자는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2010년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고 주장해 박 대통령으로부터 고소당한 사건과 불법 댓글 알바팀 '십알단'의 국정원 연루설 제기 등과 관련해 다음주에도 검찰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3.04.0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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