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움 기자 시사회에 참석한 한지승 감독과 주연배우 김태희, 설경구 ⓒ 이한철
설경구, 김태희의 연기변신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싸움>(제작-시네마서비스 / 감독-한지승)의 기자시사회가 4일 오후 종로에 위치한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영화 <싸움>은 2006년 SBS 드라마 <연애시대>를 통해 호평을 받았던 한지승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설경구, 김태희가 주연을 맡았다. 특히 한지승 감독은 지난 2000년 <하루>에 이어 7년 만에 내놓는 스크린 복귀작이어서 관심을 끈다.
화끈한 연기변신, 화끈한 싸움영화 <싸움>은 죽을 만큼 사랑했던 커플이 죽일 듯 싸우는 사이로 돌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다룬 작품. 연기파 배우 설경구가 소심한 남편 ‘김상민’으로, 김태희는 까칠한 여자 ‘윤진아’ 역을 맡아 피 터지는 싸움 한 판을 벌인다.
▲ 싸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김태희와 설경구 ⓒ 이한철
<공공의 적>에서 설경구가 연기한 ‘강철중’의 엉뚱함과 고집은 영화 <싸움>의 ‘김상민’에게도 고스란히 전수된다. 그러나 여기에 소심함이라는 또 다른 요소가 가미됨으로써 그동안 설경구가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 전기톱을 휘두르던 ‘강철중’과 도망다니는 ‘김상민’의 모습은 묘한 대조를 이룬다.
김태희 역시 연기에 큰 변화를 준 것은 마찬가지. <중천>을 포함한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보여줬던 그녀의 이미지가 지적이고 여성다움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선 확실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온 몸에 피 멍이 들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김태희의 영화 속 모습이 익숙해지는 걸 보면 그녀의 변신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설경구, 김태희의 호흡을 비교적 매끄럽게 영상에 담아낸 연출력은 돋보이지만 중간 중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우유 광고와 특정회사의 휴대폰 등은 다소 뜬금없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 이는 영화의 집중도를 흐리는 것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 싸움 소심한 남자로 연기변신을 시도한 설경구 ⓒ 이한철
한지승 감독, “배우 캐스팅, 후회 없다!”영화 상영 후에는 한지승 감독과 김태희, 설경구 등 주연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지승 감독은 “'싸움'도 사랑의 한 형태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 한지승 감독은 “설경구는 시나리아 집필 단계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배우”라며 강한 믿음을 드러냈으며 김태희에 대해서도 “표현력이 풍부해 주저없이 캐스팅했고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며 무한신뢰를 보냈다.
한편, 극 중 소심한 남자 ‘상민’ 역으로 열연한 설경구는 “전작 <열혈남아>에서 센 모습을 보여줬으니 차기작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출연하게 된 동기를 밝히고 “극 중 ‘상민’은 내 안에 있는 다른 모습이어서 연기하느라 답답함은 없었다”고 말했다.
▲ 싸움 김태희는 영화 '싸움'에서 과격한 액션연기를 선보인다 ⓒ 이한철
거친 액션도 마다하지 않으며 연기변신을 보여준 김태희는 “망가지고 싶어서 선택한 것은 아니”라며 “촬영하면서 망가지는 걸 의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태희는 특히 그간 연기력 논란을 의식한 듯 “관객들의 평가는 냉정하니까 담담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서로를 끔찍이 사랑했던 커플이 헤어진 후, 죽일 듯 싸우게 된다는 내용을 다룬 하드보일드 로맨틱 코미디 <싸움>은 오는 13일 개봉될 예정이다.
▲ 싸움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태희와 설경구 ⓒ 이한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