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이영표 ⓒ 대한축구협회(KFA)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결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새벽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파하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방문 경기를 치른다.

 

가장 유력한 조 1위 후보로 꼽히고 있는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번 맞대결은 향후 예선전의 전체 판도를 좌우할 최대의 '빅 매치'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한국이 속한 아시아지역 2조에서는 5개국이 모두 2경기를 치른 현재 한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이란 등 4개국이 나란히 승점 4점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순위 경쟁에서는 패배는 물론이고 무승부를 거두더라도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두 팀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진검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19년 무패 자랑하는 '한국 천적' 

 

이번 대결을 앞두고 홈팀 사우디아라비아는 자신감에 차있다. 지금까지 무려 19년 동안이나 한국에 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지난 19년간 3무 3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역대 전적에서도 3승 6무 5패로 열세다.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겨본 것은 지난 1989년 이탈리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거둔 2-0 승리가 마지막이었다.

 

월드컵 본선 단골손님이자 아시아 축구의 대표주자임을 자처하는 한국이지만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중동 축구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2005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은 두 번의 대결에서 홈경기와 방문 경기 모두 패하고 말았고, 이는 당시 사령탑이었던 조 본 프레레 감독이 물러나게 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현재 사령탑인 허정무 감독 역시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2000년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당시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허정무 감독은 4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 1-2로 패하며 결국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감독직에서도 물러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해온 한국으로서는 설욕을 벼르고 있지만 방문 경기라는 큰 부담을 안고 있어 이번에도 쉽지가 않을 전망이다.

 

순간의 방심도 금물, 수비 조직력이 관건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하기 위해 일찌감치 중동으로 건너가 지난 14일 카타르와 평가전을 치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빠른 역습에 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허정무 감독은 카타르를 상대로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을 최대한 줄이면서 수비력 점검에 공을 들였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걱정했던 대로 수비수들 간의 호흡에 허점을 드러내며 위기를 자초한 끝에 1-1로 비긴 것이다. 수비를 맡았던 김치우, 강민수, 조용형 등은 경험이 부족했고 조원희 역시 이들보다는 베테랑이었지만 '수비수로서의 경험'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런 와중에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 빠졌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도르트문트) 등 경험 많은 해외파 선수들의 합류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영표는 젊은 수비수들을 이끌어야하는 수비진의 맏형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이영표는 이번 경기에 출전하게 되면 한국선수로는 차범근, 홍명보, 황선홍 등에 이어 7번째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하게 된다.

 

A매치 109경기 출전으로 이미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골키퍼 이운재 역시 음주파문 징계를 끝내고 복귀해 세대 간의 조화를 이룬 한국 축구가 과연 '중동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8.11.19 08:17 ⓒ 2008 OhmyNews
남아공월드컵 한국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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