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투어 콘서트 중인 신승훈

전국투어 콘서트 중인 신승훈 ⓒ CJ E&M


"14개 도시 전국투어 중 '전회 기립박수'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21년간 없던 일이다. 미국 LA 공연에서는 '그 후로 오랫동안'을 듣던 40대 남성팬들이 눈물을 흘리더라. 4~5천 명이 기립하는 모습을 보고 '음악에 많이 굶주렸구나' 싶더라."

데뷔 20주년을 맞아 시작됐던 가수 신승훈(44)의 콘서트 'THE 신승훈 SHOW Grand Finale'이 6월 10일,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지방 26회, 서울 4회 공연을 소화한 신승훈은 미국에서도 2개 도시 2회 공연을 했다. 애초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오려 했으나 일본 동북부대지진의 여파 때문에 6월 말 일본 5개 도시에서 공연을 연다.

50인조 오케스트라 심포니 "품격 있게, 신승훈 답게"

신승훈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콘서트를 하는 중에도 MBC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이하 위대한 탄생)을 통해 매주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등장한 신승훈은 "아무리 바빠도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신승훈의 'Grand Finale'는 50인조 오케스트라 '신승훈 심포니'와 함께한다. 현악기, 관악기와 팀파니, 하프까지 제대로 갖춘 '신포니'다. 신승훈은 "숙원 사업이던 사운드와 편곡의 전문성을 찾았다"며 "50인조 각각의 소리를 모두 땄으며 음향 엔지니어만 5명"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신포니'는 클래식 외에도 재즈 빅밴드 버전까지 소화할 수 있는 정예군단이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6년간 세종문화회관에 섰던 신승훈은 11년 만에 다시 향한 그곳을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애이불비',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송연비가'가 재해석됐다.

그동안 신승훈의 콘서트에는 게스트가 없었다. 이 불문율을 깨게 된 것은 순전히 제자들 때문이었다. <위대한 탄생>을 통해 만난 멘티 조형우, 윤건희, 황지환, 셰인은 신승훈의 'Grand Finale' 콘서트 무대에 설 예정이다. 신승훈은 "멘티들과 밥을 먹으면서 '너희 중 누군가 TOP3 안에 들면 내 콘서트 무대에 세운다'고 했다"며 "이 말이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셰인은 김태원의 제자 백청강, 이태권과 함께 TOP3에 올랐다.

<위대한 탄생> "후배가수 키워도 잘 할 것"

 전국투어 콘서트 중인 신승훈

전국투어 콘서트 중인 신승훈 ⓒ CJ E&M


"누군가에게 곡을 준 적도 없고, 그럴 시간도 없었다. 시간이 없어서 YG 양현석, JYP 박진영처럼 시스템을 구축해 후배 가수들을 키우지 못했다. <위대한 탄생>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는데 재밌다. 4명의 멘티들과 함께하며 저마다 다른 느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셰인의 팬들은 그가 부른 <나비효과>가 나보다 낫다고 하더라. 솔직히 상처도 받았다.(웃음)"

신승훈은 "처음엔 '가르쳐주고 하자'는 마음으로 도전자들에게 왕관(합격의 의미)을 많이 줬는데 캠프를 통해 나쁜 버릇을 고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이 보여서 많이 떨어뜨렸다"며 "멘티들과도 방송 이외의 만남이 더욱 많은데 21년간 내가 쌓아온 비법을 다 알려주고 있다"고 웃었다.

그가 멘티들에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1등을 넘어 가수가 되라'다. "멘티들의 뒤를 봐주고 있다"고 말하며 이들의 소속사 찾기를 도와주고 있다고 털어놓은 신승훈은 "장기적이기 때문에 인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느냐도 소속사 선택의 주요 고려 요인이다.

<위대한 탄생>, '슈퍼스타K' 등 오디션 프로그램 홍수 시대다. 신승훈은 "학력 등 때문에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반짝스타가 아닌, 지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오디션 프로그램이 범람하면 자원 고갈이 생길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막강 포스 7인 <나는 가수다>, 양날의 칼"

만약 신승훈이 <위대한 탄생> 멘토가 아니었다면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섭외 1순위였을 것이다. 데뷔 20년이 넘은 가수가 바라본 <나는 가수다>는 어떤 의미일까?

"양날의 칼이다. 사실 애매하다. '노래를 통해 감동을 받는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음향 시스템도 굉장하다. 물론 문제점도 있다. 예능이냐, 음악이냐의 문제다. 노래라는 콘텐츠가 부각되고 있지만 5~7년 차 중견 가수들은 설 자리가 없다는 게 단점이다. 탈락자만을 생각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 1위고, 7위는 꼴찌가 아닌 1.5위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사실 7인 모두 잘하지 않나? 청중들은 순간 짜릿한 것만 생각하기도 한다."

'스캔들 없는 가수' 신승훈, 서태지-이지아를 말하다
(그는 처음 기자들의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이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서태지에게는 보통 사람이 생각지 못하는 것이 있다. 사실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당시 서태지는 은퇴 등으로 힘들었다. 은퇴는 전략이 아니다. 최고의 순간, 은퇴를 결정한 서태지에게는 심경의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공허함에 기인하지 않았나 싶다."

신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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