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의 조광래 감독 경질을 비판하는 이영표 트위터

대한축구협회의 조광래 감독 경질을 비판하는 이영표 트위터 ⓒ 이영표



대한축구협회(KFA)가 8일 공식 발표한 조광래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은 한국 축구의 후진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동안 대표팀의 성적 부진을 이유로 조광래 감독의 교체를 요구하던 축구팬들도 KFA의 비상식적인 경질 과정에 대해서는 비판을 쏟아냈고, 조광래 감독 역시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정관에 의하면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거나 경질할 때는 KFA 산하 기술위원회가 모여서 검토를 통해 선정한 뒤 협회장이 재가를 하지만 이 과정들이 생략됐다. KFA 역시 절차 상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신임 기술위원회 인선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이라며 "최근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경질을 논의했지만 기술위원들은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설명을 했다.

축구팬들은 조광래 감독에 대한 예우도 지적했다.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한 국가의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경질하면서 서로 충분한 대화를 하지 않고 당사자의 공식적인 기자회견도 없이 이를 발표했다는 것은 제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라는 것이다.

한편에선 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공식 스폰서 기업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보관 기술위원장 역시 "스폰서 기업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과연 누가 사명감을 갖고 대표팀을 이끌어갈 것이냐는 문제다. 선수들마저 심리적으로 동요할 수 있어 최종예선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쿠웨이트와의 경기도 우려된다.

최근 미국 무대에 진출한 전 국가대표 이영표 역시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 스스로 기다릴줄 모르면 누가 우리를 기다려주겠는가"라는 글을 올리며 조광래 감독의 갑작스런 경질을 비판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하고 수많은 스타선수들이 해외 명문구단에서 누비고 있는 한국 축구가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후진적인 행정으로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대한축구협회 조광래 황보관 이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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