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는 뛰어난 원투 펀치를 보유한 팀이 강팀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렇지만 지난 시즌 한국프로야구의 두산처럼, 원투 펀치의 한계가 나타나기도 한다. 두산은 김선우와 니퍼트라는 최고의 원투 펀치를 보유하고도 5위에 그쳤다. 그 이외의 투수들이 그들을 뒷받침 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산의 3선발이 김선우와 니퍼트 등과 비슷한 활약을 펼쳐줬다면, 과연 두산은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렸을까. 트리플 펀치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을 지난 시즌의 두산이다.

확실한 사실은 1선발과 2선발만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팀보다는, 3선발까지 어느 정도 수준을 맞춰주는 팀이 더 강한 팀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어느 경기 하나 쉽게 따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트리플 펀치의 좋은 예로는, 과거 2000년 현대 유니콘스의 임선동, 정민태, 김수경 트리오를 들 수 있다. 이 세 선수는 한 시즌에 모두 18승씩을 거두며 엄청난 활약으로 팀을 이끌었었다.

원투 펀치는 야구에만 있는가? 그렇지 않다. 농구에도 원투 펀치가 존재한다. 농구에도 팀의 득점을 도맡아서 해결하는 선수들이 보통 팀당 2명씩 있다. 야구와 마찬가지로 농구에서도 원투 펀치보다는 트리플 펀치를 갖춘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득점 루트가 다양해지기 때문에, 상대팀 입장에서는 수비하기가 곤혹스럽기 때문이다. 반대로 원투 펀치의 득점 비율이 높은 팀들은, 상대팀 입장에서 특정 선수들만 집중적으로 마크하면 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반기를 마친 KBL 각 팀들의 원투 펀치 의존도를 비교해 봤다.

 KBL 각 팀별 원투 펀치 의존도

KBL 각 팀별 원투 펀치 의존도 ⓒ 홍진표


7위 SK의 원투 펀치 비중이 가장 낮은게 인상적이다. 겨우 41.6%였다. 그렇지만 SK의 경우에는 좀 애매한 부분이 있다. 현재 뛰고 있는 맥카스킬은 알렉산더 존슨이 돌아오는 대로 한국 무대를 떠나야 한다. 그렇기에 팀의 41경기 중 절반이 넘는 22경기를 뛰며 SK의 공격을 홀로 도맡았던 알렉산더 존슨의 평균 성적을 토대로 다시금 SK의 원투 펀치 비중을 살펴 봤다.

평균 27.1점의 알렉산더 존슨과 15.7점의 김선형으로 원투 펀치를 구성했을 경우, 이 두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득점 비중은 무려 56.4%였다. 맥카스킬이 있을 때는 가장 원투 펀치의 비중이 적은 팀이지만, 알렉산더 존슨이 있을 때는 원투 펀치의 비중이 굉장히 높아지는 팀인 것이다. 

대체적으로 상위권팀들은 원투 펀치의 팀내 비중이 적은게 눈에 띄었다. 그렇지만 예외적으로 오리온스는 9위라는 성적에도 불구하고 4위 KCC보다 원투 펀치의 비중이 낮았다. 그만큼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오리온스다. 김동욱의 영입 이후 완전히 다른 팀으로 탈바꿈한 오리온스이기에, 뒤늦게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게 아쉽다.

8위 LG의 경우에는, 원투 펀치의 비중이 무려 57.9%였다. 헤인즈와 문태영, 이 두 명에게 집중되는 공격 분포가 굉장히 큰 것이다. 삼성 또한 골밑의 클라크와 이승준 두 명의 공격 의존도가 컸고, 모비스는 레더와 양동근, 전자랜드는 힐과 문태종에게 집중되는게 컸다.

 문태영의 슛을 블록하는 윤호영

문태영의 슛을 블록하는 윤호영 ⓒ KBL


위의 표를 봤을 때, 야구와 마찬가지로 농구 또한 원투 펀치가 강한 것보다는, 트리플 펀치가 강한 팀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동부에는 윤호영, KGC에는 김태술, KT에는 박상오, KCC에는 하승진, 오리온스에는 김동욱 등 강팀들에게는 제 3의 공격 옵션들이 존재한다. 이들 모두 두 자리수의 평균 득점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이 팀들은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지고 있다.

6강을 다투고 있는 팀들로서는 좀 더 공격의 다변화를 꾀하는게 앞으로의 후반기 일정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원투 펀치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팀들이 좋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강혁과 정병국 등 가드진, 모비스는 군에서 전역하는 함지훈, SK는 부상에 신음중인 김민수와 김효범, LG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서장훈이 각각 좋은 활약을 펼쳐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후반기에 원투 펀치의 비중을 가장 크게 줄이는 팀은 과연 어느 팀이 될 것인지, KBL을 즐기는 많은 팬들로서는 이 부분에 대해 살펴 보며 관전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6강을 다투는 팀들로서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이기에, 다양한 공격루트를 만들어내는 팀이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KBL 원투펀치 두산베어스 한국프로야구 원주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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