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KBL 외국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 신청한 선수들 중 KBL 구단들로부터 부름을 받지 못한 'KBL 경력자' 선수는 총 22명이다. 그 중 70년대생인 10명의 선수들에 대해서는 어제 기사를 통해 알아봤다. 오늘은 80년생인 나머지 12명의 선수들에 대해 살펴보자. 아래의 표는 12명의 선수들의 KBL 경력 및 KBL에서 기록했던 성적을 정리한 것이다.

 KBL 트라이아웃에 초청받지 못한 80년대생 경력자 선수들의 KBL 성적표

KBL 트라이아웃에 초청받지 못한 80년대생 경력자 선수들의 KBL 성적표 ⓒ 홍진표


80년대 선수들 중에는, 한국 나이로 32살인 81년생이 5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선 2007-2008시즌 부상을 당한 더글라스 렌의 대체 선수로 원주 동부에 입단했던 카를로스 딕슨. 그는 김주성, 오코사 등과 함께 원주 동부의 2007-2008시즌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정규시즌에서 3점슛 108개를 시도해 51개를 성공시키며 47.2%의 놀라운 적중률로 3점슛 성공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딕슨은 동부가 다음 시즌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을 알고는 시즌 막판 3점슛 성공률 타이틀을 유지함으로서 타 리그 입단시 경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부러 3점슛을 던지지 않으며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또한 김주성의 존재 덕분에 사실상 국내 선수들과 매치업을 펼쳤지만 3점슛을 제외하고는 딱히 위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 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KBL에서 무려 3시즌을 뛴 제임스 피터스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지난 2008-2009시즌 전체 14순위로 KTF에 선발됐던 피터스. 당시 17경기에 출장해 평균 20.3점의 득점력을 보이며 무난한 모습을 보였지만, 국내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로 일찌감치 퇴출됐다. 이후 2009-2010시즌에는 크레익 브래드쇼의 교체 선수로 시즌 도중 LG에 입단했지만, 평균 6.3점의 빈약한 공격력과 의욕 부족을 이유로 19경기 만에 퇴출됐다.

2번이나 KBL에서 퇴출된 피터스에게 2010-2011시즌 3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KT의 대체 외국인 선수 앤서니 존슨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부상을 당하며 퇴출됐고, 피터스가 급하게 영입된 것이다. 하지만 피터스는 개인 기량의 한계와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 등으로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7.5점에 그치며 KT의 4강 플레이오프 탈락을 지켜봐야만 했다.

앞서 언급한 피터스와 관련이 있는 레지 워렌도 재입성에 실패했다. 레지 워렌은 국내 농구팬들에게 레지날드 워렌으로 알려진 선수다. 그는 2009-2010시즌 LG에서 퇴출 된 피터스 대신 대체 선수로 합류했다. 워렌은 수비와 궂은 일 등에서 외국인 선수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식스맨으로 활약했지만, 공격적인 부분에서 너무나도 저조한 모습을 보였고, 심지어 플레이오프 때는 단 2.7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스티브 토마스 또한 피터스와 관련이 있다. 2008년 필리핀리그 득점왕 출신인 토마스는 2008-2009시즌 부산 KTF에 전체 7순위로 선택을 받았다. 제임스 피터스와 함께 KTF 외국인 선수 두 자리를 차지한 것이었다. KTF에서 토마스에게 거는 기대는 굉장히 컸다. 하지만 그는 필리핀리그에서의 부상 후유증으로 시즌 초반 3주 동안 코트에 나서지 못했고, 2009년 2월에도 연습 도중 무릎을 다치며 전치 8주의 부상을 당하면서 KTF를 멘탈 붕괴에 빠뜨렸다. 결국 토마스와 피터스를 데리고 시즌을 시작한 KTF는 그 시즌에서 단 12승에 그치며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말았다. 부상 경력이 예사롭지 않은 토마스이기에, 다시금 KBL 무대에 서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07-2008시즌 부상을 당한 제이미 켄드릭의 일시 교체 선수로 부산 KTF에 입단했던 마르커스 세션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마르커스 세션은 단 5경기에 출장해 평균 6.0점 3.8리바운드를 올리는데 그치고 KBL 무대를 떠나야 했다. 그 당시 그는 국내 선수만도 못한 기량으로 KTF 코칭스태프와 팬들을 분노케 했었다. 특히 잦은 노마크 덩크슛 실패를 비롯해 국내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 등은 굉장히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그 이후로 계속해서 KBL 무대 재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그 당시의 인상이 너무 강했던 탓인지 다시금 KBL 무대에 서지 못하고 있다.

평범하지 않은 행적을 남겼던 82년생 크리스토퍼 무어도 트라이아웃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무어는 지난 2007-2008시즌 전자랜드에서 13경기에 나섰다. 수비에서는 괜찮은 활약을 보였지만 공격에서 굉장히 큰 아쉬움을 남겼고, 왼쪽 무릎에 부상까지 당하며 2주 진단을 받았다. 그 사이에 일시 교체 선수로 영입된 카멜로 리가 좋은 활약을 펼쳤고, 결국 무어는 부상이 아닌 기량 미달이라는 이유로 퇴출 선언을 받았다.

하지만 무어는 일반 병원에서 진단서를 새롭게 끊어오며 한 달 치의 연봉을 더 요구했고, 경기장에 찾아와 침묵시위를 펼치다가 코칭스태프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그 당시 무어의 행동은 정도를 넘어섰다는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KBL 구단들의 너무나도 쉽게 생각하고 결정하는 외국인 선수 퇴출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저스틴 보웬으로 농구팬들에게 더 친숙한 83년생 저스틴 브라운도 재입성에 실패했다. 2008-2009시즌 울산 모비스의 일시 대체 선수로 영입되며 KBL에 첫 발을 내디뎠던 브라운. 모비스에서 9경기를 뛴 브라운은, 시즌 막판에는 SK의 대체 선수로도 영입됐다. 한 시즌 동안 두 팀에서 대체 선수로 활약한 보웬은 평균 11.0점 4.9리바운드의 활약에 그치며 일본과 호주 리그에서 보였던 맹활약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2008-2009시즌 서울 삼성의 '계륵'으로 유명했던 84년생 에반 브락도 구단들의 외면을 받았다. 브락은 시즌을 앞두고 데이먼 썬튼 대신 대체 선수로 서울 삼성에 합류했다. 점프력과 스피드 등을 두루 갖춘 선수로 수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공격력에서 크게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일찌감치 퇴출당하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브락의 퇴출 이후 대체 선수로 영입된 헤인즈가 KBL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고, 서울 삼성은 놀라운 상승세를 탔었다.

직전 시즌인 2011-2012시즌 KGC의 로드니 화이트가 부상을 당하면서 일시 대체 선수로 영입됐던 85년생 알렌 위긴스도 고배를 마셨다. 정확히 6경기에 출장해 평균 15.2점 6.5리바운드의 성적을 남긴 위긴스. 욕심 부리지 않는 플레이와 그의 영입 이후 젊은 국내 선수들이 살아난 점 등은 분명 장점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가 외국인 선수다운 위력과 활약을 보이지 못하면서 국내 선수들이 모든 힘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었고, 국내 선수들에게 가해지는 체력적 부담이 굉장했었다고도 볼 수 있다.

케빈 오웬스와 함께 2007-2008 시즌 시작 직전에 교체 선수로 모비스의 유니폼을 입은 키나 영. 역대 최악의 외국인 선수로도 평가 받는 '오웬수' 오웬스가 단 8경기 만에 퇴출당했고, 그의 대체 선수로 영입됐던 이승준(산드린)도 부상으로 24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 때문에 키나 영은 스몰포워드 포지션의 선수임에도 상대팀의 센터들과 매치업을 펼치는 경우가 잦았고, 자신의 개인 기량의 한계만을 노출한 채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2009-2010시즌 도중 물러난 김진 감독에 이어 신선우 감독이 SK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조 대버트의 대체 선수로 영입됐던 87년생 죠 크래븐호프트. 평균 19분 38초를 뛰며 11.6점 6.9리바운드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주희정, 방성윤, 김민수 등 초호화 네임 밸류를 자랑하던 SK의 국내 선수들의 활약상에 가려지며, 딱히 임팩트 있는 모습을 남기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87년생 앤서니 심슨도 한국 무대 재입성에 실패했다. 심슨은 2010-2011시즌 KGC의 게빈 에드워즈 대신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L 무대에 입성했다.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운동 능력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아쉬움만을 남기고 21경기 만에 제프 베럼으로 교체되고 말았다. 사이먼의 체력을 비축해 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원했던 KGC지만, 그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던 심슨이다.

지난 기사에서 트라이아웃 초청장을 받지 못한 70년대생 선수들에 다룬데 이어, 오늘은 80년대생 선수들에 대해 살펴봤다. 70년대생 선수들의 경우 적지 않은 선수들이 과거 KBL 무대에서 주전으로 뛰었지만, 세월의 흐름과 기타 부적합 사유 등으로 재입성에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80년대생 선수들 대부분은 과거 KBL 무대에서 후보로 뛴 경우가 많았고, 나이는 젊지만 순수하게 기량적인 문제로 재입성에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과연 22명의 선수들 중 훗날 다시금 KBL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선수가 생길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KBL 외국선수 트라이아웃 김주성 헤인즈 딕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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