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핸드볼이 노르웨이를 상대로 베이징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쿠퍼 박스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핸드볼 예선 B조 세 번째 경기에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던 노르웨이와 27-27로 비겼다.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억울한 버저비터를 허용하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던 한국은 다시 만난 노르웨이를 상대로 승리만큼 값진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2승 1무가 된 대한민국은 여전히 B조 선두를 유지하게 됐다.

김온아 없이도 2011 세계 선수권대회 챔피언과 대등한 승부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류은희 선수가 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쿠퍼 박스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핸드볼 예선 B조 세 번째 경기인 노르웨이전에서 골을 넣은 후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류은희 선수가 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쿠퍼 박스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핸드볼 예선 B조 세 번째 경기인 노르웨이전에서 골을 넣은 후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 런던올림픽조직위


노르웨이는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1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팀이자 현재 세계 랭킹 5위에 올라 있는 강호다. 최근 국제대회 성적을 보나 세계 랭킹으로 보나 한국(8위)보다는 객관적으로 전력이 앞선 팀이다.

대한민국 여자핸드볼은 노르웨이와 안 좋은 추억이 있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4강에서 노르웨이가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린 후 던진 슛이 골로 인정되면서 한국의 결승 진출이 좌절된 것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노르웨이 선수들을 비난할 상황은 아니었지만 망연자실한 한국 선수들과 승리 뒤풀이를 하는 노르웨이 선수들의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끝내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3-4위전으로 밀려난 한국을 뒤로하고 노르웨이는 결승에 진출했다.

노르웨이는 유럽팀이지만 스페인이나 덴마크처럼 힘에 의존한 돌파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이 아니다. 특히 빠른 공수전환과 유기적인 팀플레이는 유럽팀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다.

한국은 경험이 풍부한 우선희와 김차연부터 이번 올림픽을 통해 여자핸드볼의 미래로 떠오른 류은희, 조효비, 이은비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노르웨이의 수비진을 농락했다. 특히 최임정이 2분간 퇴장으로 물러나 있을 때 오히려 점수 차이를 벌려 놓은 전반 막판의 플레이는 단연 백미였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심해인의 바운드슛으로 첫 득점을 올렸지만 우선희가 2분간 퇴장을 당하면서 경기 흐름이 급격히 노르웨이에게 빼앗겼다.여기에 한국의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와 노르웨이의 속공득점으로 이어지는 불운까지 겹치며 역전을 허용했다.

노르웨이는 후반부터 피봇을 이용한 전통적인 유럽방식으로 경기를 풀어 나갔고 한국수비가 세계 최고의 피봇 헤이디 로케에 집중된 사이 다양한 지점에서 슈팅기회를 만들어 나가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종료 10분 전까지 3점 차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한국은 작전 시간 후 수비집중력이 살아나면서 무섭게 추격을 시작해 경기 종료 30초를 남기고 류은희의 천금같은 골이 터지면서 동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비록 승리는 아니지만 리드를 하고 있다가 추격을 당한 것이 아니라 3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극적으로 만들어 낸 무승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노르웨이는 토너먼트나 메달 결정전에서 언제고 다시 만날 수 있다. 진정한 설욕은 최후를 위해 남겨둔 셈이다.

런던 올림픽 여자핸드볼 류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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