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빙상학교를 가리는 대회인 '제28회 회장배 전국남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회'가 지난 23일부터 3일간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 일반부, 동호인부로 나뉘어 진행되며 소속팀의 포인트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올해는 어떤 학교(혹은 소속팀)가 빙상의 중심으로 거듭났을지 그 현장을 다녀왔다.

[초등부] 미래의 꿈나무 기량 점검의 무대

 이선호(서울신상도초)가 첫 날 열린 1,500m 경기에서 1위를 하고 있다.

이선호(서울신상도초)가 첫 날 열린 1,500m 경기에서 1위를 하고 있다. ⓒ 정호형


1~2학년과 3~4학년, 5~6학년으로 구분지어 치러진 초등부 경기에서는 올해도 샛별들이 빙판 위를 가르며 꿈을 키워나갔다. 초등부의 경우 참가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워낙 커 다른 부의 경기보다 긴장감은 덜 했지만 미래의 대한민국 빙상계를 이끌어 나갈 주인공들을 볼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값졌다.

1~2학년부에서는 이선호(서울신상도초)와 김길리(서울성내초)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선호는 1500m에서 3분 14초513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00m에서도 김병관(서울홍파초)과의 치열한 다툼 끝에 간발의 차로 1위에 올랐다. 이 대회 기록 역시 이선호가 가지고 있어, 앞으로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로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길리 역시 1500m와 1000m에서 1위를 차지해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김길리는 한 달 전 열린 '제15회 에이스침대컵 전국남녀 꿈나무 선수권대회'에서도 5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3~4학년부에서는 신기록 제조기로 떠오른 이솔(서울세검정초)이 이번 대회에서도 2개의 대회 신기록을 내며 2관왕에 올랐다. 이솔은 첫 날 열린 1500m 경기에서 2분 40초058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권정민(대구성당초)이 가지고 있던 3분 03초923의 기록을 무려 20초 넘게 앞당겼다. 이솔의 신기록 제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둘째 날 2000m 결승에 나선 이솔은 이 경기에서도 1위로 통과, 3분 42초985의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이 역시 기존의 박윤하(대전신평초) 기록을 30초나 앞당긴 기록이다. 이 외에도 작년 이 대회 1~2학년부 1500m와 1000m에서 자신이 세운 대회신기록이 올해도 깨지지 않아 이솔은 500m를 제외한 모든 종목 신기록을 가지게 되었다.  

한편 5~6학년부에서는 이유빈(상미초)이 500m와 2000m에 출전하여 모두 금메달을 획득, 미래의 올라운드 플레이어 등장을 예고했다. 이유빈은 두 종목에서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두 1위로 통과하는 모습을 보이며 초등부 기대주로 떠올랐다. 

초등부의 종합우승은 대구달산초(여자부)와 버들개초(남자부)가 차지했다.

▲ 초등부 최종 결과 : <남자부> 1위: 버들개초 / <여자부> 1위: 대구달산초

[중등부] 서현중, 단거리 3인방에 힘입어 종합 우승

 서현중학교의 단거리 3인방이 1,000m 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 앞에서부터 최민정(서현중), 김지유(정신여중), 전상미(서현중), 김윤선(서현중)

서현중학교의 단거리 3인방이 1,000m 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 앞에서부터 최민정(서현중), 김지유(정신여중), 전상미(서현중), 김윤선(서현중) ⓒ 정호형


역시 서현중이었다. 대한민국 중등부 빙상부의 중심, 서현중이 이번 대회에서 여자중등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25일 대회 마지막 날 열린 여자중등부 3000m 계주 결승에서 서현중(전상미, 김윤선, 이수연, 송지영)은 정화중(손미래, 김나연, 김수진, 박혜원)과 전주서신중(박지원, 박은지, 김시원, 김지나)을 꺾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실수가 없는 압도적인 승리였다. 세 팀 모두 최고의 선수를 뽑아 출전했지만 서현중의 스피드는 월등했다. 서현중은 4분 29초118로 결승선을 통과, 4분 35초232로 2위를 기록한 정화중과는 무려 6초가량의 차이를 벌렸다. 전주서신중은 터치미스로 실격처리 됐다.

계주의 우승 외에 서현중은 개인전에서도 출전 선수들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며 종합우승을 이끌었다. 이 중 단거리 3인방(최민정, 김윤선, 전상미)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들은 500m와 1000m에 출전하여 모두 결승에 오르는 등 단거리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들의 활약 탓에 함께 결승에 오른 김지유(정신여중)는 이들을 뚫기 위해 진땀을 빼야 했다.

특히 최민정(서현중)은 500m와 1000m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개인전 2관왕에 올랐다. 김윤선과 전상미 역시 500m와 1000m에서 나란히 3위와 4위를 번갈아 차지하며 팀의 종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한편 서현중은 남자중등부에서도 화수중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하며 중등부 메달의 요람으로 떠올랐다.

남자중등부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화수중은 개인전에서 이성훈와 김대환만이 각각 500m와 3000m 결승에 진출했으나, 이성훈, 이은혁, 임유택, 김다겸이 한 팀을 이뤄 출전한 계주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하며 종합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 중등부 최종 결과 : <남자부> 1위: 화수중 2위: 서현중 3위: 광운중 / <여자부> 1위: 서현중 2위: 정화중

[고등부] 챔피언 경기고의 히어로로 떠오른 김두연

 종합우승을 차지한 경기고. 그 중심에는 김두연(흰)과 김병준(빨)의 활약이 있었다.

종합우승을 차지한 경기고. 그 중심에는 김두연(흰)과 김병준(빨)의 활약이 있었다. ⓒ 정호형


김두연(경기고)이 고등부 히어로로 떠올랐다. 김두연은 개인전에 출전한 두 종목 모두에서 메달권에 머물며 소속팀 경기고가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두연은 둘째 날 3000m에서 8명의 또래 선수와의 치열한 싸움 끝에 7분 7초028의 기록으로 이홍규(노원고·7분 07초210)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또한 김두연은 다음 날 1000m에서는 같은 팀의 김병준(경기고·1분 28초405)에 이어 1분 28초516으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두연은 김병준, 박인욱, 유희웅과 함께 팀을 이뤄 계주 결승전에도 출전했다. 계주 결승전에서는 5팀(동북고, 신목고, 행신고, 경기고, 과천고)이 출전한 까닭에 선수들이 얽혀 넘어지기를 반복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기고 역시 레이스 초반 한 선수가 넘어지는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이며 4분 11초478을 기록, 동북고, 과천고, 행신고에 이어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경기고는 개인전에 출전한 김두연, 김병준 등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3년 연속 남자고등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여자고등부에서는 그간 전통적 강세를 보였던 세화여고가 이번에도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경기고와 마찬가지고 3년 연속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서현고와 겨뤄 계주 1위를 차지한 세화여고는 1500m에서는 전예진이 3위를, 500m와 1000m에서는 손하경이 2위를 차지하는 등의 개인전 활약도 두드러졌다. 여자고등부 종합2위는 서현고에게 돌아갔다.

▲ 고등부 최종 결과 : <남자부> 1위: 경기고 2위: 과천고 3위: 동북고 / <여자부> 1위: 세화여고 2위: 서현고

[대학부] 단국대, 한체대 꺾고 정상 올라

 박세영(단국대)은 종합우승까지 이번대회 4관왕에 올랐다.

박세영(단국대)은 종합우승까지 이번대회 4관왕에 올랐다. ⓒ 정호형


단국대가 대회 마지막 날 계주 결승에서 한체대를 꺾고 남자대학부 정상에 올랐다.

대회 마지막 날 열린 남자대학부 3000m 계주 결승에서 단국대는 난적 한체대를 0.12초 차이로 제압했다. 계주 우승에 힘입어 단국대는 남자 대학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계주 결승에서 한체대(김준천, 서이라, 엄천호, 김도겸)는 초반에 단국대(한승수, 김성일, 송명호, 박세영)와 치열한 선두권 다툼을 벌였으나, 레이스 중반에 엄천호가 발을 삐끗하면서 3위로 뒤쳐졌다. 한체대는 마지막까지 단국대를 위협하며 바짝 쫓아왔지만, 단국대의 마지막 주자 박세영이 선두를 잘 지키며 4분 4초532의 기록으로 1위로 통과했다. 한체대는 4분 4초652의 기록으로 2위를, 경희대(신명준, 이창현, 홍성호, 황재민)는 4분 5초521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남자대학부에서 강세를 보였던 한체대는 에이스들의 부진에 이번 대회에서는 단국대와 경희대에 이어 종합 3위에 머물렀다. 한체대는 대회 첫 날과 둘째 날, 결승에 올랐던 서이라(1500m)와 엄천호(3000m)가 순위권 진입에 실패하며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마지막 날 벌어진 1000m 결승에서 김도겸과 서이라가 각각 1, 3위를 기록하며 뒷심을 발휘했다. 한체대는 계주 결승 경기에서 순위 회복을 노렸으나 아쉽게 단국대에 뒤져 2년 연속 계주 우승에 대한 꿈을 접었다.  

한편 이번 대회 개인전 2관왕에 오른 박세영(단국대)은 계주멤버로써도 확실한 역할을 해주며, 단국대가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로써 박세영은 개인전 2관왕과 함께 계주와 종합우승까지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단국대에 이어 종합 2위에 오른 경희대는 첫 날 1500m에서 3위에 오른 신명준에 이어, 홍성호, 황재민이 각각 500m와 1000m 그리고 3000m에서 순위권에 오르는 등 고루 좋은 모습을 보였다.

 양신영(한체대)이 1,000m 결승에서 1위로 질주하고 있다.

양신영(한체대)이 1,000m 결승에서 1위로 질주하고 있다. ⓒ 정호형


여자대학부에서는 지난 시즌에 이어 한체대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1000m에서 1위를 차지한 양신영(한체대)은 3000m 계주에서도 한체대(노아름, 신새봄, 황현선, 양신영) 멤버로 출전, 경희대(안세윤, 김영아, 이하경, 손수민)를 누르며 종합 우승과 함께 3관왕에 올랐다. 종합2위는 경희대가 차지했다.

▲ 대학부 최종 결과 : <남자부> 1위: 단국대 2위: 경희대 3위: 경희대 / <여자부> 1위: 한체대 2위: 경희대

[일반부] 고양시청 vs. 강릉시청 다툼 속 정바라 개인전 2관왕 차지

 이번대회 2관왕에 오른 정바라(의정부시청)가 1,000m 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

이번대회 2관왕에 오른 정바라(의정부시청)가 1,000m 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 ⓒ 정호형


올 초 의정부시청에 입단한 정바라가 여자일반부 개인전 2관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강팀으로 알려진 의정부시청에서 정바라는 쇼트트랙 선수로써 나 홀로 출전해 2관왕을 차지해 그 의미가 더 값졌다.  

정바라는 첫 날 열린 1500m에서 2분 43초240의 기록으로 강윤미(전라북도청·2분 43초286)를 이기고 1위에 오른데 이어 마지막 날 1000m에서도 1분 33초948로 결승선을 통과,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2관왕에 올랐다. 비록 팀 멤버가 없어 계주 결승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정바라는 소속팀에서 홀로 출전해 금메달 2개를 따내는 등 일당백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지수(강릉시청)가 계주 전 워밍업을 하고 있다.

전지수(강릉시청)가 계주 전 워밍업을 하고 있다. ⓒ 정호형


일반부에서는 고양시청과 강릉시청의 순위권다툼이 치열했다. 첫날 1500m에서 이호석과 이정수(이상 고양시청)가 각각 1, 2위를 차지하며 고양시청의 우승에 날개짓을 달았다면, 둘째 날에는 500m에 출전한 전지수(강릉시청)가 금메달을 따내며 소속팀의 간판스타다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 국가대표들이 즐비한 고양시청은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정은주(고양시청)가 출전종목에서 모두 실격처리 되며 주춤했으나, 고양시청은 오랜 기간 국가대표로 활동해 온 이호석과 이정수를 앞세워 1500m와 500m에서 금빛 사냥에 성공했다. 이후 혼성팀(이정수, 이호석, 정은주, 조수훈)으로 출전한 계주에서도 강릉시청(이동환, 장원훈, 박진환, 전지수)을 1.108초 차이로 따돌리며 금메달을 따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종합 2위는 전지수, 김태훈, 장원훈, 이동환 등이 활약한 강릉시청에게 돌아갔다.

▲ 일반부 최종결과 : 1위: 고양시청 2위: 강릉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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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아이스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쇼트트랙 회장배 이호석 이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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