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와 오연서의 열애설의 여파가 아직도 거세다. 젊은 남녀의 사랑 문제가 이렇게까지 큰 화젯거리로 비화한 데는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쿨당)>으로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오연서의 현재 위치보다는 그가 그다음에 택한 행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의 오연서는 된장녀 이미지의 <넝쿨당>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을 내보였다. 남자에게 관심 있으면 새침을 떨기보다 적극 다가가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이미지로 <우결>의 새로운 흥행 포인트가 된 것이다.

오연서는 초반부터 자신의 이상형이 이준이라는 사실을 강조했고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그에게 하는 행동이 진심이라는 것을 내세웠다. 그런 설정이 모두 대본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정말 서로에게 사심이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 그 커플의 매력도가 증가하는 것은 <우결>의 숙명이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물론 페이크 다큐지만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포인트는 '페이크'가 아니라 '다큐'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들의 행동이 진심일 리 없다는 것을 마음 한구석으로는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실제 감정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믿고 싶어지는 묘한 이중적인 감정이 <우결>을 지속시키는 힘이었다.

오연서 우결에서 열애설 심경을 고백하는 오연서

▲ 오연서 우결에서 열애설 심경을 고백하는 오연서 ⓒ mbc


속마음을 털어놓는 인터뷰와 실제 상황과 비슷한 환경 속에서 커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교차 편집하여 훑어 내려가는 동안 그들이 진심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는다. 그런 감정을 더욱 크게 자리하게 할수록 커플의 인기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오연서는 이제까지의 여성 출연진과는 다르게 먼저 이준에게 관심을 표하고 '밖에서도 만나자'고 말하는 등 적극성을 띄었다. 그런 그의 행동은 이준-오연서 커플을 더욱 실제의 경계선에 맞닿도록 하는 역할을 하여 그 커플의 인기를 상승시켰다.

그러나 아직 몇 개월이나 지속하여야 할 그 커플의 이야기가 채 무르익기도 전에 오연서는 이장우와 열애설을 만들고 말았다. 여기서 오연서는 초반 대처를 미숙하게 함으로써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장우 측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이 오연서 측은 열애설을 인정하는 뉘앙스를 풍겼고 각종 포털 메인에 그의 '열애인정'기사가 올랐다. 그러나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나중에 오연서 측은 다시 열애설을 부인하며 <우결>에 하차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열애를 인정한 것도 부인한 것도 아닌 묘한 상황이 연출되자 오연서의 발언에는 신빙성이 없어졌다. 진정으로 이장우와 사귀든 사귀지 않든 이준-오연서 커플의 현실성은 급격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우결>을 지탱하는 축이 무너진 것으로 더이상 진실이라 어려운 그들의 이야기를 집중할 여지를 앗아가는 것이었다.

오연서 우결에서 이준에게 심경을 털어놓는 오연서

▲ 오연서 우결에서 이준에게 심경을 털어놓는 오연서 ⓒ mbc


급기야 오연서는 <우결>에서 눈물을 흘리며 열애설은 사실이 아님을 이준 앞에서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아무리 페이크 다큐라지만 이 발언이 대본이어서는 안 된다. <우결>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기대와 바람을 저버린 데에 대한 해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을 믿는 것은 <우결>속의 이준 뿐이다. 이장우와의 다정한 파파라치 사진과 초반 열애 인정 기사는 오연서의 진심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결>의 계속된 출연은 프로그램 자체에도 오연서와 이준에게도 결코 긍정적일 수 없다. <우결>이 페이크 다큐라는 특성을 잃어버리고 단지 페이크라는 이미지만 남을 때 더이상 그들에게 집중할 이유는 없어지기 때문이다.

오연서와 이장우 드라마 오자룡이간다에서 연인 역할을 맡은 두 사람

▲ 오연서와 이장우 드라마 오자룡이간다에서 연인 역할을 맡은 두 사람 ⓒ mbc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과정에서 이장우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 또한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장우는 열애설이 터진 이후부터 지금까지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말을 아끼고 있다. 이런 모습은 부정보다는 사실인정에 가깝다. 모든사람들이 이장우와 오연서의 열애설을 믿는 분위기로 흐를 때, 이장우 측이 나서지 않는 것은 오연서에게만 모든 짐을 지운 채, 치졸하게 뒤에 서 있는 이미지를 불러일으킨다.

남자와 여자의 열애설에서 철저히 숨으려고만 하는 남자는 결코 매력적이지 않다. 그리고 그것은 대외적인 이미지에서도 결코 좋을 것이 없다. 오연서가 눈물을 흘리며 열애설을 부인하는 모습을 가자미 눈을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시청자로서 이장우의 이런 행동은 더욱 두드러지고야 만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이장우가 말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열애설을 부인하자니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고 열애설을 인정한다 하면 오연서에게 피해가 간다. 그러나 인간적인 입장에서 이장우의 행동이 결코 긍정적일 수 없는 이유는 이장우는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모양새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우결>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이런 문제를 모두 만들어 낸 시발점이다. <우결>이 없었다면 열애설이 터지는 시점부터 지금까지 이런 관심이 있을 이유가 없었다. 오연서에게 있어서는 차라리 <우결> 출연을 무르기라도 하고 싶은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그에게 있어서 <우결> 하차는 너무 큰 손실이다. 아직 우결 출연 계약서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그들이 하차해야 <우결>도 살고 그들도 산다.

이준 오연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으로 설정된 이준

▲ 이준 오연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으로 설정된 이준 ⓒ mbc


<우결>은 이번 일로 결국 TV 속의 그들의 연애가 단지 비즈니스일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상황에 몰렸다. 아무리 그들이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일지라도 그것은 결국 아무것도 아닌, 단순한 상황극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전면적으로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진실을 이미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런 전제를 계속 상기시키는 분위기 속에서 프로그램의 존속은 불가능하다. 앞으로 그들의 모습은 계속 전파를 탄다 해도 그들의 커플로서의 생명력은 이미 그 힘을 다했다. 그들의 하차가 절실한 이유다.

이장우 오연서 이준 심경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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