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월화드라마 <장옥정>에 출연하는 배우 홍수현과 김태희(왼쪽부터)

SBS 새 월화드라마 <장옥정>에 출연하는 배우 홍수현과 김태희(왼쪽부터) ⓒ SBS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SBS 새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기자간담회를 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음달 8일 방송 예정인 이 작품은 미녀스타 김태희가 타이틀롤로 캐스팅 돼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지미-남정임-윤여정-이미숙-전인화-정선경-김혜수-이소연에 이어 '9대 장희빈'을 연기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보니 궁금해진다. 장희빈의 연적인 인현왕후를 연기한 여배우는 누구였을까. 장희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역대 인현왕후'를 살펴보자.

 '1대 인현왕후' 조미령(좌)과 '2대 인현왕후' 태현실(우)

'1대 인현왕후' 조미령(좌)과 '2대 인현왕후' 태현실(우) ⓒ KBS

'1대' 조미령, '2대' 태현실

역대 장희빈을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이 연기한 만큼 장희빈의 라이벌격인 인현왕후 역에도 언제나 당대 인기 있었던 여배우들이 캐스팅 됐다.

1대 인현왕후를 연기한 배우는 영화 <시집가는 날>로 유명한 원로배우 조미령이다. 동양적인 단아함과 청순함을 무기로 해방 전후 연예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춘향전><마부><아들의 심판> 등의 영화를 발표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여배우였다.

1961년 영화 <요화 장희빈>에서는 고전적 매력의 인현왕후를 훌륭히 소화하며 대중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조미령이 연기한 인현왕후는 훗날 만들어지는 수많은 인현왕후 캐릭터의 교과서적 표본이 되어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당시 장희빈은 60년대 최고 인기스타였던 김지미가 연기했다.

2대 인현왕후는 배우 태현실이 연기했다. 임권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트로이카' 남정임이 장희빈을 맡은 영화 <장희빈>에서 태현실은 인현왕후를 기품 있고 인내심 강한 외유내강 캐릭터로 표현하며 조미령의 인현왕후와 차별화를 꾀했다. 한국 여성 특유의 한을 누구보다 잘 연기했던 그는 1970년 KBS 드라마 <여로>를 통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3대' 김민정, '4대' 이혜숙

1970년대 본격적인 TV 시대가 개막하면서 장희빈 역시 드라마로 만들어졌는데, 이때 첫 인현왕후를 연기한 이가 바로 중견배우 김민정이다. 영화까지 합치면 조미령, 태현실에 이어 3대 인현왕후인 셈이다. 1971년 MBC에서 방송된 드라마 <장희빈>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며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당시 장희빈 역의 윤여정은 광고 모델에서 하차하는 등 길거리를 돌아다니지 못할 정도로 욕을 먹은 반면, 인현왕후 역의 김민정은 지방 각지에서 올라오는 격려품들 덕분에 행복한 비명을 질러야 했다고 한다. 인현왕후의 죽음이 방송된 날에는 이에 항의하는 시청자들의 전화가 빗발쳐 방송사 업무가 마비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인현왕후에 대한 시청자들의 사랑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주는 재밌는 해프닝이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1981년, MBC는 <여인열전-장희빈>을 통해 다시 한 번 장희빈의 삶을 드라마화 한다. 유길촌 PD가 연출을, 사극의 대가 임충이 극본을 맡은 이 작품에서 4대 인현왕후로 열연한 이는 배우 이혜숙이다. 1980년대 김청, 최명길과 함께 TV 드라마 트로이카로 주목받았던 그는 <여인열전-장희빈>에서 수려한 외모와 고고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장희빈을 섹시한 팜므파탈로 재해석한 이미숙과 불꽃 튀는 연기대결을 펼친 이혜숙은 <여인열전-장희빈>을 통해 연기력과 흥행력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80년대 최고 인기 여배우로 군림할 수 있었다. 이후, 드라마 <물보라><내일 또 내일><세노야> 등에서 주연을 맡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지금까지도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며 왕성한 연기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5대 인현왕후' 박순애(좌)와 '6대 인현왕후' 김원희(우)

'5대 인현왕후' 박순애(좌)와 '6대 인현왕후' 김원희(우) ⓒ MBC, SBS

'5대' 박순애, '6대' 김원희

5대 인현왕후는 1988년 MBC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인현왕후>의 박순애다. 1986년 <조선왕조 500년-남한산성>에 출연하며 이병훈 PD와 인연을 맺은 그는 데뷔 1년 만에 <조선왕조 500년-인현왕후>의 타이틀롤로 캐스팅 되는 행운을 거머쥐며 단박에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케이스다.

박순애는 얌전하고 점잖은 연기로 인현왕후의 정숙미를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수완을 발휘했고, 지금까지도 대중의 기억 속에 가장 '우아한' 인현왕후로 남아있다. 1990년대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간 그는 1994년 결혼과 함께 연예계 은퇴를 선언해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1995년에는 SBS <장희빈>에서 김원희가 6대 인현왕후로 열연을 펼쳤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귀여운 말투의 <서울의 달> 호순이 캐릭터로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탓에 드라마 초반 미스 캐스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날이 갈수록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기대 이상의 인기를 누렸다. 당시 장희빈은 역대 최고의 장희빈으로 손꼽히는 배우 정선경이었는데 그 역시 김원희와 같은 신인배우였다. SBS <장희빈>은 신인배우들이 합심하여 제대로 '사고'를 친 작품인 셈이다.

<장희빈>의 대성공 이후, 김원희는 <임꺽정><홍길동> 등 SBS 사극의 단골 주연으로 등장했을 뿐 아니라 <LA 아리랑><OK 목장><부자유친><꿈의 궁전><도둑의 딸><은실이><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막강한 흥행력을 과시해 1990년대 SBS를 빛낸 최고의 여배우로 명성을 떨쳤다. 현재는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예능 MC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7대 인현왕후' 박선영(좌)과 '8대 인현왕후' 박하선(우)

'7대 인현왕후' 박선영(좌)과 '8대 인현왕후' 박하선(우) ⓒ KBS, MBC



'7대' 박선영, '8대' 박하선


7대 인현왕후는 2002년 KBS <장희빈>의 박선영의 몫이었다. <날마다 행복해><엄마야 누나야><진실>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2002년 <장희빈>에서도 변함없는 호연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인현왕후를 강단 있고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로 설정해 이전의 인현왕후와 차별화를 꾀한 그는 장희빈 역의 김혜수에 밀리지 않는 무게감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비록 시청률은 예상보다 높지 않았지만 과감한 캐릭터 해석과 강단 있는 표현력은 마땅히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8대 인현왕후는 2010년 <동이>의 박하선이 연기했다. 영조의 친모인 최숙빈의 삶을 다룬 이 드라마에서 박하선은 단아하고 절제된 연기로 신선한 충격을 안기며 스타덤에 올랐다.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인 배우답지 않은 존재감을 자랑한 그는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에 이어 KBS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착실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이처럼 역대 인현왕후를 연기한 여배우들은 장희빈 못지않은 사랑을 받으며 준수한 인기를 구가한 인물들이었다. 이번에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9대 인현왕후를 연기하게 된 홍수현은 과연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까. <왕의 여자><공주의 남자> 등을 통해 출중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홍수현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자못 궁금해진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 장희빈 인현왕후 김태희 홍수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