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스파이> 시사회에서 초특급 스파이 김철수 역의 배우 설경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남편이 스파이라는 걸 모르는 안영희 역의 배우 문소리.

28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스파이> 시사회에서 초특급 스파이 김철수 역의 배우 설경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남편이 스파이라는 걸 모르는 안영희 역의 배우 문소리.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남편은 세계 곳곳을 누비는 스파이인데 정작 한이불을 덮고 사는 아내는 그의 직업을 모른다. 매일 출장을 간다는데 어디서 뭐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고, 심지어 모든 것을 밝히고 보니 연봉마저도 달랐다. 그런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잘생기고 매너 좋은 남자가 계속 눈에 밟힌다. 당신이 이 여자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영화 <스파이>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언론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이승준 감독과 배우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 한예리, 라미란이 참석했다. <스파이>로 장편 상업영화에 데뷔하는 이승준 감독은 "데뷔작이라 떨리고 긴장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파이>는 아내에게도 정체를 숨긴 스파이 김철수(설경구 분)가 임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아내 안영희(문소리 분)까지 구해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다니엘 헤니는 안영희에게 접근하는 비밀스러운 인물 라이언 역을 맡았다. 고창석과 라미란은 김철수의 동료 요원으로 분했으며, 한예리는 북한의 핵물리학자 백설희 역을 소화했다.  

 28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스파이> 시사회에서 의문의 사나이 라이언 역의 배우 다니엘 헤니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남편이 스파이라는 걸 모르는 안영희 역의 배우 문소리를 바라보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스파이> 시사회에서 의문의 사나이 라이언 역의 배우 다니엘 헤니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남편이 스파이라는 걸 모르는 안영희 역의 배우 문소리를 바라보고 있다. ⓒ 이정민


설경구는 "직업이 스파이일 뿐이지, 일상은 월급쟁이다"면서 "사는 것은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에 이어 3번째로 문소리와 호흡을 맞춘 설경구는 "연기할 때, 서로 전혀 계산하지 않았다"면서 "온전히 믿고 연기했다"고 전했다. 문소리는 "뒤통수를 때리든, 배를 발로 차든 합을 맞추는 과정이 없었다"면서 "카메라 밖에서도 의지가 되는 상대였다"고 설명했다.

<스파이>에서 시종일관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코믹 연기를 소화한 문소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문소리를 유혹한 다니엘 헤니는 "문소리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면서 "열심히 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다니엘 헤니는 극 중 한국어 연기를 선보이는 것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한국말로 연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분위기 띄우는 라미란 Vs. 부상에 시달린 한예리

요구르트 역의 라미란은 <스파이>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 요구르트 아줌마, 정수기 관리원 등으로 분장해 지령을 전달하는 인물이다. 라미란은 "변장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면서 "스튜어디스, 하우스 키퍼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만류하셔서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극 중 라이언을 향해 "제가 잡아오겠습니다"라고 외쳐 폭소를 자아내는 라미란은 "실제로는 설경구 선배님을 갖고 싶다"면서 "굉장히 아저씨 같을 줄 알았는데 액션 연기가 정말 멋지더라, '저 남자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혀 좌중을 웃겼다. 이에 설경구는 "내가 만만하냐"고 응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촬영장이 즐겁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한예리는 헬기 탑승 장면을 찍다 부상을 입기도 했다. 헬기에 발이 깔렸고, 다행히 엄지발가락만 끼는 바람에 발톱이 빠지는 정도에 그쳤다. 문소리는 "당시 모두들 연기인 줄만 알았다"면서 "한예리가 못 일어나자 다니엘 헤니가 달려가 헬기를 밀치고 한예리의 깔린 발을 빼줬다. 다니엘 헤니가 생명의 은인이었다"고 했다.

그로부터 3일 뒤. 한예리는 헬기 안에서 액션 신을 찍다가 다니엘 헤니의 발에 얼굴을 제대로 차였다. "선생님들과 작업해서 믿고 갔다"고 한 한예리는 "백설희라는 인물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구하려고 한다"면서 "북한 사람으로 나오고, 북한말을 쓴다는 점이 (시나리오) 선택에 영향을 끼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파이>는 오는 9월 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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