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대 에서 하루를 연기하는 심은진

▲ 연애시대 에서 하루를 연기하는 심은진 ⓒ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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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콜은 전막보다 하이라이트 시연을 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장면만 연기한다는 건 공연 전부를 연기할 때보다 극의 흐름이 끊어져서 배우의 입장에서는 감정이입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연애시대> 하루 역의 배우 심은진은 달랐다. 끊어지는 흐름 가운데서도 닭똥 같은 눈물을 줄줄 흘린다. 그만큼 극 중 상황에 몰입했다. 심은진이 연기하는 배역처럼 결혼도, 출산도 해 본 적이 없지만 같은 여자로서 극의 상황에 진심으로 공감되어 나오는 반응이 아닐 수 없었다. <연애시대>에서 하루를 연기하는 심은진을 9일 대학로에서 만났다.

- <위대한 캣츠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매 공연마다 눈물을 흘리며 연기한다.
"장면에 몰입하면 대사나 상대 배우가 전달하는 영향력으로 매번 슬프다. 장면 자체도 슬프다. 연습할 당시 저 뿐만 아니라 배우들이 모두 운다. 우는 장면이 다가오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속상하고 슬프다. 교수에게 죄송하다고 표현하는 장면을 연기할 때에는 눈물을 흘리려고 슬픈 게 아니라 정말로 슬퍼서 눈물이 난다."

- 프레스콜 당시 너무 울어서 드라마 촬영할 때 애를 먹었다고 기자간담회에서 고백했다.
"이 연극은 처음부터 슬프다. 결혼을 해본 적도, 아이를 낳아본 적도 없지만 여자라면 누구나 자기 아이가 차디찬 납골당에 있다는 것 자체가 슬프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마음은 찢어질 듯 아프지만 안 아픈 척, 씩씩한 척 하는 게 하루다. 하루의 씩씩함이 가슴 아플 때가 있다.

니콜 키드먼과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디 아워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서 매번 눈물이 난다. 하루의 느낌이 영화 <디 아워스>의 느낌이다. 하루가 가지는 먹먹함을, 다른 사람에게도 먹먹함이 있다고 보여줄 만한 연기를 소화하고 싶었다."

연애시대 에서 하루를 연기하는 심은진

▲ 연애시대 에서 하루를 연기하는 심은진 ⓒ 박정환


- 출산이나 결혼처럼 경험하지 않은 부분을 연기할 때에는 벅차지 않을까?
"주변에 결혼한 이가 많다. 아이가 있는 이도 많고, 저 역시 언니가 결혼해서 조카가 있다. 혼자 시뮬레이션을 했다고나 할까. '우리 조카가 하루아침에 없어진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하는 식의 시뮬레이션 말이다.

친구나 부모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도 그렇지만, 아장아장 걷고 옹알이하는 아이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얼마나 충격을 받을까 생각해보았다. 여자에게 평생 남을 트라우마가 될 것 같다. 하루를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캐릭터로 분석했다. 트라우마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을 했다."

- 극 중 하루에게는 라디오 DJ가 멘토 역할을 한다. 심은진씨에게는 멘토가 있는가?
"제 주변에는 말하는 이보다는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가 많은 것 같다. 그렇다고 제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다. 친언니와 나이 차가 크다. 어릴 적부터 동년배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언니 혹은 언니 친구랑 놀다 보니 동급생과는 말이 통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애늙은이 같은 성향이 제 안에 있다. 그래서 때로는 언니들이 제게 상담을 조언하는 경우도 있다. 저는 어머니에게 조언을 받는다."

- '심탱'이라는 별명이 애늙은이 같은 성향으로부터 비롯되었을까?
"그건 아니다. 심씨라는 성 때문이다. 어릴 적에는 '심'이라고 불렸다. 그냥 부르면 심심하니까 '심탱' 하고 부른 게 별명이 되었다. '심여사'라는 별명이 애늙은이 성향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 2막에서 우산을 휙 돌릴 때 잘못하면 남자배우가 정통으로 우산을 맞을 수도 있겠다.
"신기하게도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 우산을 앞으로 뽑으면 남자배우가 다친다. 약간 뒤로 물러서야 한다. 상대 남자배우도 약간 물러서고, 저도 물러서서 우산을 돌려야 덜 위험하다. 관객이 보기에는 아슬아슬해야 하기에 적정 거리에 도달하고자 하는 연습은 했다."

연애시대 에서 하루를 연기하는 심은진

▲ 연애시대 에서 하루를 연기하는 심은진 ⓒ 박정환


- 드라마 <그녀의 신화>를 찍으며 연극 <연애시대> 섭외가 들어온 것인가, 아니면 드라마를 찍으며 대본을 리딩하고 연습했나?
"<그녀의 신화>를 찍고 있을 때 중간에 (김)수로 오빠가 작품 제안을 했다. 연극을 연습하면서 드라마를 촬영했다."

- (같은 그룹 멤버였던) 간미연씨가 심은진씨가 맡는 역할처럼 서정적인 멜로에도 욕심을 내는 것 같았다.
"<연애시대> 하루의 연기가 여자가 하기에는 디테일도 그렇고 생각할 게 많은, 하면서도 어려운 작품이다. (간)미연이가 <발칙한 로맨스>로 연기에 첫 발을 들여놓는다. <발칙한 로맨스>는 <연애시대>보다 밝은 작품이다. 미연이가 연극 <발칙한 로맨스>에서 소화를 잘 하면 <연애시대>의 하루 역시 미연이가 소화를 잘 하리라 믿는다.

미연이가 연기에 도전하는 게 보기 좋다. 제가 미연이를 연기의 세계로 끌어들인 셈인데 '잘 한 건가?' 생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미연이가 지금 재미있게 연습하고 있다. 제 역할까지 미연이가 욕심을 낸다면 저야말로 '잘 데리고 왔구나' 하고 기분이 좋아 뿌듯하다."

- 간미연씨가 심은진씨의 공연을 보러 오겠다고 약속하지 않던가?
"첫 공연 때 보았다. <발칙한 로맨스>를 연습하느라 못 올 줄 알았는데 수로 오빠가 '의리가 있지, 언니 공연을 보러 다녀오라'고 허락해주어서 제 첫 공연을 볼 수 있었다."

*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연애시대 심은진 간미연 그녀의 신화 위대한 캣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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