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애시대>에서 하루 역을 맡은 배우 심은진이 눈물을 흘리며 연기하고 있다.

연극 <연애시대>에서 하루 역을 맡은 배우 심은진이 눈물을 흘리며 연기하고 있다. ⓒ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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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1편(심은진 "결혼도, 아이 낳은 적도 없지만 눈물 나요")에서 이어집니다

- (연극 <연애시대>를 제작한) 배우 김수로씨가 베이비복스 팬이 아닌가 의심된다.
"저랑 안 지 오래된다. 10년 전에 <보야르 원정대>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찍을 때 (윤)은혜를 비롯해서 수로 오빠도 있었다. 그 후 수로 오빠와 친분을 쌓게 됐다. 제가 입원했을 때 수로 오빠가 한걸음에 달려와 주시고 저도 수로 오빠의 경조사에 참여하는 등, 자주 만난 건 아니지만 만나면 반가운, 오래된 인연 같은 사이다."

- 기존의 뮤지컬 작품보다 <연애시대>가 연극이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에 1.3~1.5배 정도 대사가 많다.
"대사가 너무 많아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뮤지컬은 노래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연극은 노래에 대한 부담이 없는 대신에 노래 분량만큼의 대사가 늘어나고, 상대 배우와의 합이 잘 맞아야 하는 것도 있고 해서 계속 연습하는 길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드라마 <그녀의 신화>를 찍을 때 애를 먹었다. <연애시대> 대사가 많아서 드라마의 대사가 머릿속에 들어올 여지가 없어서 곤욕을 치렀다."

"고등학생 때 연극부장 도맡았지만...연기 데뷔는 늦은 편"

ⓒ 박정환


- 학교 다닐 때에는 연극반에 심취했다던데.
"고등학생 때 디자인을 공부했다. 연예인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또 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춤추는 것과 노래하는 걸 좋아했다. 장기자랑에서 상을 놓친 적이 없다. 고등학생 때 다닌 연극반에서는 연극 부장까지 도맡았다. 연극부에 있을 때 연극 대회가 있었다. 그때 제가 연기하고 연출한 연극반이 8년 만에 2등상을 받았다. 제가 연예계에 진출할 때 어머니가 많은 반대를 했지만 고교 2학년 때 저를 맡았던 담임선생님이 어머니를 많이 설득해주셨다."

- 연기에 대한 열정은 어릴 적부터 있었지만 무대로는 늦은 나이에 복귀하는 셈이다.
"<대조영>으로 연기를 처음 연기를 시작했다. 사실 당시에는 연기보다 음반 작업에 치중을 하던 때였다. 연기는 나이에 국한하지 않으니까 음반 작업을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대조영>을 시작으로 연기자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게 됐다. 운 좋게 좋은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다. 베이비복스가 사연이 많은 그룹이다. 처음에는 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아 보이지만 초반의 고생 덕인지 지금은 힘든 일을 만나도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다."

- 연기로는 갓 발을 들여놓지만 대중의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프로페셔널한 연기를 요구해서 냉혹해 보일 수도 있다.
"<대조영>을 할 때 저를 왜 뽑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연기를 잘 하리라는 기대를 하지 못했다. 2집 앨범을 준비하던 때였는데 연기를 잘 할 수 있었겠는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지, 비난 여론은 생각할 틈이 없었다. 보다 성숙한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중요했지, 욕을 먹지 않는 걸 바란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요즘 아이돌은 연기에 대해 많은 연습을 하고 드라마에 출연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이돌에게 연기를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없었다. 가수는 노래만 하고, 연기자는 연기만 해야 하는 시대였다. 연기에 대해 교육받을 틈이 없었고 교육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베이비복스 때 혈서도 받고, 죽은 쥐도 받고, 지나가다 계란을 맞은 적도 있어서 어지간한 악플에는 상처를 받지 않았다. 나만 잘 하면 되지 하고 넘어가게 된다. 악플을 보지 않는다. 악플에 갇히면 제 연기를 추구하지 못한다."

"카메라 연기만 하면 답답...무대로 오면 시원해진다"

ⓒ 박정환


- <연애시대> 마지막에 교수가 창문을 열면서 '인연의 끈'을 대사로 언급한다. 심은진씨의 인연의 끈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아직 인연의 끈을 만나지 못했다. 연애보다는 인연의 끈을 만나서 마지막 남자를 만나야 될 나이가 되었다. 올해는 일이 많아서 심적으로는 패스했다. 내년에는 결혼하고픈 사람을 만났으면 한다."

- 봉사도 많이 하고 사진전을 열 정도로 가수와 연기자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 또 있을까?
"전시회는 그림과 사진, 글을 보여드린 것이고 디제잉은 재미가 있어서 한 작업이다. 디제잉과 작가라는 타이틀은 감성을 호소하는 영역이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친한 지인이 요청하면 재료를 사서 직접 페인트칠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소소한 인테리어 작업을 한다. 가수할 때부터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 <대조영> 이후 8년 동안 연기를 했다.
"연기할 때 한 번도 통상적인 작품을 만나본 적이 없다. 대신 인복이 있었다.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다. 한 번 무대 맛을 보면 무대를 잊지 못한다. TV 연기와 무대 연기는 다르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연기만의 묘한 매력이 있다. 하루를 연기하며 <위대한 캣츠비> 때보다 많이 운다. 울 때 확 풀어지는 속 시원한 느낌이 있다. 열정적으로 몰입해서 연기했다는 해소라고나 할까?

이전보다 연기만이 가져다 줄 수 있는 해소감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예전에는 연기에 대해 고집도 피워 보았지만, 이제는 같이 상의하고 공부하고 고민하며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산다는 것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끼고 있다. 제게는 연극이 필요했다. 무대 맛을 본 사람이라 카메라 연기만 하다 보면 답답하다. 무대로 돌아오면 시원한 게 있다.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곳이 무대다.

이번에 <연애시대>를 연기하게 된 건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학로 소극장 연극을 왜 해? 그거 할 시간에 드라마나 영화 하는 게 낫지 않아?' 하는 반응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무대가 얼마나 많은 도움과 에너지를 주는 지 모르고 나오는 반응이다. 오히려 무대를 추천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연애시대 심은진 김수로 베이비복스 위대한 캣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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