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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회 대종상영화제 6관왕을 차지한 <관상>과 4관왕을 차지한 <7번방의 선물>

50회 대종상영화제 6관왕을 차지한 <관상>과 4관왕을 차지한 <7번방의 선물> ⓒ 주피터필름. 화인웍스


"'관객들이 좋아한 작품'인 <관상>의 6관왕은 흥행 트렌드가 심사위원들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무래도 관객들의 호응을 얻은 영화다 보니 다른 심사위원들도 호감을 느낀 것 같다.

송강호와 류승룡의 남우주연상 공동수상은 심사점수가 동점으로 나왔기 때문에 그대로 발표된 것이지 따로 논의나 고려된 바가 없다. 협의가 이뤄졌다면 한 사람이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공동수상으로 결정된 거다. 심사위원장조차 17명 심사위원 중 1표에 불과했을 정도로 아무런 힘이 없었다."

제 50회 대종상영화제 수상 결과와 관련해 한 본심 심사위원은 2일 <오마이스타>와 통화에서 수상작 선정 과정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에서 개최된 대종상 시상식에서 <관상>은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6관왕을 차지했고, <7번방의 선물>은 남우주연상·시나리오상·심사위원 특별상 등 4개 부문의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 밖에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김수현이 신인남우상을, <늑대소년>의 장영남이 여우조연상을 받았고 <설국열차>는 편집상과 미술상에 그쳤다. 

심사위원 따라 '설국열차'와 '7번방의 선물' 평가 극과 극

수줍게 손 흔드는 갈소원 1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0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7번방의 선물'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갈소원이 '포토월'에서 수줍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수줍게 손 흔드는 갈소원 1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0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7번방의 선물'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갈소원이 '포토월'에서 수줍게 손을 흔들고 있다. ⓒ 권우성


지난해 한 작품에 대해 편중된 시상으로 논란이 컸던 탓인지 올해 대종상은 여러 작품들이 골고루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이 특징이다. 이례적으로 남우주연상으로 공동수상자를 선정하며 '의도적으로 나눠 주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시선도 있지만 이 심사위원은 "심사점수에 나온 대로 결정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역배우 갈소원이 받은 심사위원 특별상은 "몇몇 부분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을 못하는 것에 애석하게 생각하는 심사위원들이 있었다"면서, "몇몇 이견이 있었지만 다수의 의견이 모아져 행사 1시간 전에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심사위원은 "개인적으로는 <설국열차>나 <베를린> <신세계> 등이 조금 더 수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으나 몇 개 어긋난 부분이 있다"면서 "지난해 논란이 컸던 탓인지 심사위원 개개인이 많은 부담을 느낀 듯했고, 그러다보니 심사위원장 역할도 서로 고사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설국열차> 등은 해외 합작 영화로 의미가 큰 작품인데, 나와 같은 영화 쪽에서 일하는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한 반면 나이든 다른 심사위원들은 <7번방의 선물>을 선호하는 분위기일 정도로 극과 극의 차이를 보였다"며 심사위원들의 연령대나 전문성에 따라 선호 작품에 차이가 있었음을 내비쳤다.

그는 "예심을 통해 본선에 오른 작품이 부문별 4~5편으로 압축된 상태였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면서 배점 기준도 "최하 5점에서 최고 10점으로 차이가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배점 기준이 20점~100점까지 폭이 넓어 한 작품에 최저 점수를 주는 식으로 수상작 선정에 영향을 행사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배점 폭이 작아 한 사람이 특정작품에 낮은 점수를 줬어도 큰 편차가 생길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인남우상의 경우 수상자로 선정된 김수현과 경쟁후보 중 한사람이었던 박시후의 점수 차가 아주 미미한 상태였다"고 설명한 이 심사위원은 "일부 팬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배우가 수상하지 못한 것에 서운한 마음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의 심사 결과에 대해 이 심사위원은 "개인적으로 몇몇 수상은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있지만 엇비슷하게 골고루 수상한 것에 의미를 둔다"고 총평하고, "영화인총연합회에서 추천한 심사위원이 5명 있었으나 이들이 자기주장을 내지 않았고, 다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심사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흥행 작품 위주로 수상작 결정은 한계..."공명 없는 자축 잔치" 평도

 50회 대종상영화제 포스터

50회 대종상영화제 포스터 ⓒ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회

하지만 올해 수상작들이 대체적으로 흥행 작품 위주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대종상의 한계를 드러내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6관왕을 차지한 <관상>은 개봉 당시 1200개 이상의 스크린을 독점한 흥행몰이로 눈총을 받기도 했고, <7번방의 선물>은 천만 관객을 돌파했으나 평론가들로부터 작품성에 큰 호평을 받은 영화는 아니었다.

게다가 최근 흥행작 중 하나인 <더 테러 라이브>나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돼 세계 영화계의 호평을 받고 있는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 등은 아예 출품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간 논란을 거치면서 대종상의 권위가 상당히 실추됐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영화평론가는 대종상 시상 결과에 대해 "논평하면 관심 표명이 되니까 논평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영화인들의 공명 없는 자축 잔치로 원로들의 유일한 존재 증명에 불과하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대종상영화제는 KBS 생중계가 예정됐었으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에 밀려 녹화 중계되면서 김빠진 행사가 되고 말았다. 수상자가 모두 결정돼 공개된 상태에서 뒤늦게 TV로 중계돼 체면을 구긴 모양새가 됐다.

또한 지난 4월 열린 50회 고흥대종상단편영화제 대상 수상작 시상은 제외됐다. 지난해는 단편상 수상작도 시상했으나, 기존 집행부의 행사비 횡령 의혹과 함께 형식적이고 부실한 행사라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올해엔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대종상영화제 관상 7번방의 선물 갈소원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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