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2> 준석(유오성 분)과 동수(장동건 분)의 아들 성훈(김우빈 분).

▲ 영화 <친구2> 준석(유오성 분)과 동수(장동건 분)의 아들 성훈(김우빈 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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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 흔히들 말하는 이야기일뿐더러 실제로 우리의 현실 속 드라마나 영화, 심지어 예능에서까지도 이를 반박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다. 김병욱 PD의 '하이킥' 시리즈는 1탄인 <거침없이 하이킥>이 제일이었고,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나 <두사부일체>도 본편이 가장 훌륭했다.

그래서인지 2001년을 뜨겁게 달군 영화 <친구>의 '띠동갑' 후배 격인 <친구2>를 기대하는 이들도 많지 않았을 거다. 곽경택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긴 했지만, 워낙 전작이 대중들의 뇌리에 박혀있을 뿐 아니라 이 시대의 조각미남 아이콘 장동건을 '배우'로 만들어준 영화가 아닌가.

무엇보다 우리가 '친구'라는 두 글자만 들어도 "친구 아이가?" 혹은 "니가 가라 하와이"라는 대사를 자연스레 떠올리는 것만 봐도, 영화 <친구>는 우리의 기억 속에 한 시대를, 그리고 한 지역을 대표하는 영화로 자리 잡고 있다.

큰 기대를 않고 봐서 였을까. 영화 <친구2>는 장동건이 없는 <친구>를 상상했을 때 느꼈던 '앙꼬 없는 찐빵'일 것이라는 나의 예상을 보란 듯이 빗겨갔다. 전작의 부산 사투리에 이어 울산 사투리를 구수하게 담아낸 것은 물론이거니와 유오성이라는 하늘같은 대선배의 포스에 견줄 만한 김우빈의 모습 역시 10년 전 영화 <친구>를 떠올리며 추억에 잠길만한 충분한 시간이 됐다.

우려스러웠던 김우빈, 20대 남배우의 가능성 보여주다

 <친구2>에서 동수(장동건 분)의 아들 성훈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

<친구2>에서 동수(장동건 분)의 아들 성훈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 ⓒ 롯데엔터테인먼트


그 와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대한민국 20대 남자배우 중에 이렇게 연기하는 배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성훈 캐릭터를 잘 살려낸 배우 김우빈이다. 그 누가 이 작품에서 유오성과 주진모가 연기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내비칠 거라 생각했겠나. 모두의 우려는 장동건 아들로 나오는 신예 김우빈이었을 터.

하지만 그는 대중이 이런 우려를 보기 좋게 비웃듯 자신만의 독특한 성훈을 만들어냈다. 태어난 곳은 서울, 청소년기를 전주에서 보냈다는 김우빈은 입에 배지 않아 어쭙잖은 사투리로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도, 억지로 오버하는 사투리로 경상도인들의 귀를 거슬리게 하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적절한 사투리를 구사해 극의 흐름을 이어나갔다.

또한, 신인답지 않은 대사의 완급조절력으로 2시간 내내 극에 집중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김우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관객도 영화관을 나설 때면 '근데 그 장동건 아들 이름이 뭐라고?'라는 호기심을 가질 만큼 자기 존재감을 알리기에 충분한 연기를 펼쳤다. 

특히, 극 후반부 쯤 준석(유오성 분)이 자신의 아버지(장동건 분)를 죽게 내버려 둔 가장 친한 친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생긴 분노와 마치 친아들인 양 자신을 감싸고 지켜주려 했던 준석의 진심을 느낀 성훈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해 내는 김우빈의 모습은 그동안 보여준 모습보다 앞으로 펼쳐질 배우로서의 모습을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2013년 현재, 20대 남자배우 중 비주얼과 연기력 그리고 스타성까지 고루 갖춘 이를 꼽으라면 누가 있을까? 김수현, 유아인 정도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들 또한 20대 후반 혹은 30이라는 숫자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1989년생, 아직 25살이 채 지나지 않은 김우빈이 보여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장동건이 없는 <친구2>, 장동건이 죽었음에도 장동건의 아들로 나온다는 김우빈. 장동건이라는 그늘 뒤에서 대중들의 머릿속에 김우빈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새기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을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혹자는 "<친구2>는 전작의 흥행 성공과 속편의 부담감, 배우와 감독 간의 오해를 극복하고 탄생한 작품"이라 했다. 이에 한마디 덧붙여본다. 감히 말하건대 <친구2>는 이러한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흥행과는 무관한 김우빈이라는 배우를 낳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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