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호주 아시안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내세울 '베스트 11'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사우디전은 대표팀의 베스트 라인업 윤곽을 가늠해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대표팀은 전후반에 각각 판이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전반전을 '최악의 45분'이라고 규정했을 만큼 당시 선발 멤버들의 경기력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반면 후반전에 투입된 멤버들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만족을 표시했다.

슈틸리케호의 '베스트 11', 후보 누가 있을까

불호령 14일 오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킹 압둘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요르단의 축구 평가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호주 아시안컵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슈틸리케 호의 베스트 11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우디전이 결국 첫 경기인 오만전을 대비한 최종 모의고사였음을 감안하면 사우디전 후반의 라인업이 개막전의 베스트 멤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드필드 라인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대표팀에서 일단 주전이 확실한 선수는 좌우 날개 손흥민과 이청용,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 정도다.

손흥민은 지난 사우디전에서 결승골이 된 자책골을 끌어내는 등 공격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리그 일정을 마치고 오느라 휴식 차원에서 사우디전에 결장한 이청용과 기성용도 오만전에는 정상적으로 출격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사우디전에서 이청용-기성용의 빈 자리를 절감하기도 했다.

대표팀은 상황에 따라 미드필더 숫자를 조절하는 유연한 경기 운영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전 전반에는 4-2-3-1, 후반에는 4-5-1와 4-6-0까지 오가는 폭넓은 전술 변화를 선보였다.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세울 때는 기성용과 함께 한국영이나 박주호를 더블 볼란치로 세울 것으로 보인다. 공격을 강화할 때는 배후에 기성용만을 세우고 앞선에 구자철, 이명주, 남태희 등 공격 성향의 미드필더들을 전진 배치하는 탄력적인 운용이 될 전망이다.

반면 최전방과 수비라인은 아직 안갯속에 있다. 특히 포백은 여전히 최상이라고 할만한 조합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 센터백은 사우디전에 나선 장현수-김주영 콤비가 무실점에도 내용 면에서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험이 풍부하고, 세트플레이에 강한 곽태휘, 월드컵 주전 센터백이자 유사시 측면 풀백도 소화 가능한 김영권이 오만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측면 수비는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차두리가 김창수에 비해 우위에 있지만 부상 후 완전한 컨디션 회복 여부가 변수다. 김창수도 사우디전에서 이정협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고, 좌우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왼쪽은 김진수와 박주호의 경합이다. 사우디전 전반에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김진수에 비해, 박주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전반보다 본 포지션인 왼쪽 풀백으로 복귀한 후반에 더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골키퍼는 사우디전 전후반을 각각 나눠 출전한 김진현과 김승규의 경쟁 구도다. 부상에서 회복한 정성룡도 아직 주전 경쟁의 문이 열려있다.

최대 승부처는 '최전방'

  4일 오후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대비 최종평가전 한국 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후반 이정협이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대비 최종평가전 한국 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후반 이정협이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전방은 이번 대표팀의 최대 승부처다. 어떤 전술을 가동하느냐에 따라 선수 기용도 전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원톱 전술을 썼던 사우디전 전반에 센터포워드로 나선 이근호와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이 나란히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였고, 오히려 후반 조영철을 가짜 공격수로 내세운 제로톱에서 공격 흐름이 훨씬 안정적이었다.

오만전에서는 전문 공격수 없이 손흥민을 비롯한 2선 공격수들이 유기적인 스위칭을 통해 빈 공간을 파고드는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고 2선 공격수를 최대 4명까지 늘리는 4-1-4-1 전술이 가능하다.

최근 평가전에서 계속 부진했던 구자철 보다 남태희-이명주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고, 이청용과 이근호도 언제든 2선 전 포지션에 기용할수 있어서 자원은 어느 때보다 풍족하다. 유일한 타깃맨 공격수인 이정협은 후반 조커로서 제로톱이 부진하거나 경기 흐름에 변화를 줘야할 때 포스트 플레이와 공중전을 대비한 카드가 될 전망이다.

과연 누가 개막전에서 슈틸리케 호의 주장 완장을 달지도 관심사다. 지난 2011년의 박지성처럼 팀에 미치는 상징적인 영향이 큰 자리라 책임이 막중하다. 사우디전에서 구자철이 일단 주장을 맡았지만,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주전 경쟁에 물음표를 남겼다. 슈틸리케호 출범 이후 한번씩 주장 완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기성용이나 이청용이 거론되는 가운데, 베테랑인 차두리나 곽태휘 역시 유력한 주장 대안으로 손색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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