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하계 유대회 '선수단 팸 투어' 참가자들이 9일 오전 전남 담양군에 있는 식영정을 둘러보고 환벽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광주 하계 유대회 '선수단 팸 투어' 참가자들이 9일 오전 전남 담양군에 있는 식영정을 둘러보고 환벽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 이주빈


광주하계 유니버스아드대회(아래 유대회)에 벨기에 여자양궁 대표 선수로 참가한 캐서린 데조이(25, Catheline Dessoy). 그는 4일 개인전, 5일 단체전을 끝으로 모든 경기를 마쳤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괜찮다"고 했다.

9일 오전 캐서린은 광주광역시가 대회 기간 동안 운영하고 있는 '선수단 팸 투어'에 참가했다. 그가 선택한 프로그램은 '담양 1코스', 선수촌을 출발해 담양 식영정과 환벽당, 가사문학관, 소쇄원을 돌며 담양 정자문화권을 운치를 맛보는 여정이다.

이번 여정에는 캐서린을 비롯해 9개국 26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했다. 주로 유럽권과 북미권에서 온 이들이다. 유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이날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시아권 선수단이 팸 투어에 참여하는 일은 드물다"고 귀띔했다.

"아시아권 나라들은 유럽 등 서구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 성적에 신경을 많이 써서 선수를 비롯해 선수단의 외출을 단속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젊은이들의 스포츠 축제인 유대회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단면이다.

 담양 식영정 선수단 팸 투어를 즐기고 있는 광주 하계 유대회 참가자들.

담양 식영정 선수단 팸 투어를 즐기고 있는 광주 하계 유대회 참가자들. ⓒ 이주빈


 이동호 한국정자문화진흥원장이 선수단 팸 투어 참가자들에게 식영정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동호 한국정자문화진흥원장이 선수단 팸 투어 참가자들에게 식영정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 이주빈


식영정에선 이동호 한국정자문화진흥원장이 남도 정자의 특성과 역사를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이 원장이 "정자라는 공간은 사람들이 그저 놀기만 했던 곳이 아니라 공부를 했던 곳"이라며 "너무나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문화이기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 한다"라고 하자 박수로 응원했다.

비 내린 직후라 남도의 정자를 둘러싼 숲은 더없이 푸르렀다. 식영정과 환벽당을 오르내리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풍경화 소품처럼 아름다웠다.

환벽당으로 자리를 옮긴 참가자들은 녹차 시음과 <아리랑> 따라 부르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캐서린은 금방이라도 공격할 것 같은 자세로 녹차를 마셔 주위 사람들에게 잔잔한 웃음을 선물했다.

 녹음 우거진 숲과 환벽당, 참가자들이 한 편의 멋진 풍경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녹음 우거진 숲과 환벽당, 참가자들이 한 편의 멋진 풍경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 이주빈


 환벽당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광주 하계 유대회 선수단 팸 투어 참가자들.

환벽당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광주 하계 유대회 선수단 팸 투어 참가자들. ⓒ 이주빈


참가자들은 국악인 서고은씨의 도움을 받아 <아리랑> 몇 가락을 뽑았다. 캐서린도 노랫말을 흉내 내며 열심히 따라 불렀다. 캐서린은 "팸 투어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다 좋았다"면서 "그중에서도 아리랑 배우기가 제일 좋았다"고 말했다. "의미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리듬은 편해서 배우기가 쉬웠기 때문"이란다.

캐서린은 10일 벨기에로 돌아간다. 그는 "대회 성적은 별로 안 좋았지만 아름다운 추억은 많이 남았다"며 "한국에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 어떤 추억이 그를 매혹시켰던 것일까? 그는 "내년에 반드시 돌아오겠다"라고 덧붙였다.      

 국악인 서고은씨의 도움을 받아 선수단 팸 투어 참가자들이 환벽당에서 장구를 치며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국악인 서고은씨의 도움을 받아 선수단 팸 투어 참가자들이 환벽당에서 장구를 치며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 이주빈


 캐서린이 금방 돌격할 것 같은 자세로 녹차를 시음해 주위 사람들의 잔잔한 웃음을 샀다.

캐서린이 금방 돌격할 것 같은 자세로 녹차를 시음해 주위 사람들의 잔잔한 웃음을 샀다. ⓒ 이주빈


한편 광주광역시는 담양 정자문화권 팸 투어가 크게 인기를 끌자 1일 1회에서 2회로 확대 운영키로 했다. 또 참가 선수단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광주향교 – 무각사' 코스와 광주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금남로 및 충장로 일원(세계청년축제) – 사직전망타워' 코스를 새로 운영하기로 했다. 광주광역시는 "8일 현재 39개국 1194명이 팸 투어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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