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타임> 영화 포스터

▲ <스노우타임> 영화 포스터 ⓒ (주)영화사 빅


캐나다에서 제작된 <스노우타임>은 어린이 영화의 고전으로 기억되는 <꾸러기 전쟁>(1984)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영화는 기다리던 겨울방학이 시작되자 아이들이 '루크(이지현 목소리)'팀과 '소피(김경희 목소리)'팀으로 나뉘어 얼음 요새를 차지하기 위한 눈싸움을 벌인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메가폰은 <대단한 유혹>(2003)으로 유명한 장-프랑소아 풀리오가 잡았다.

<스노우타임>은 <꾸러기 전쟁>이 배경으로 삼았던 1980년대 중반 퀘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1980년대를 사는 아이들은 게임, 인터넷, 스마트폰 등 디지털의 세계와 거리가 멀다. 바깥을 뛰어다니면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고, 기껏해야 밀크셰이크를 먹는 것이 전부다.

눈으로 뒤덮인 마을의 아이들이 신나게 눈싸움하는 모습엔 어린 시절 우정, 사랑, 모험, 경쟁이 묻어있다. 이긴 편이 음악에 맞추어 신나게 춤을 추는 장면은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구성해서 재미를 안겨준다. 배경음악으론 세계적인 팝스타인 셀린 디온, 심플 플랜 등의 노래가 흐르며 귀를 즐겁게 한다. <스노우타임>이 캐나다를 대표하는 영화 <꾸러기 전쟁>을 리메이크한 작품이기에 그곳 출신의 가수들이 흔쾌히 영화 음악에 참여한 모습이다.

<스노우타임> 영화의 한 장면

▲ <스노우타임> 영화의 한 장면 ⓒ (주)영화사 빅


실사 영화였던 <꾸러기 전쟁>과 달리 <스노우타임>은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화법은 바뀌었지만, 이야기와 인물의 핵심은 대부분 계승했다. 애니메이션으로 바뀌면서 만화적인 상상력은 향상했다. 기지는 웅장한 위용을 뽐내고 눈싸움은 격렬함을 더했다. 썰매를 타고 가는 장면은 엄청난 속도를 자랑한다.

눈싸움하는 아이들은 이기겠다고 다짐하며 전의를 불태운다. 전쟁은 재미없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다른 아이는 세상에서 제일 신나는 것은 전쟁이라고 반문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전쟁은 눈싸움, 즉, 축구와 야구 같은 게임을 의미한다. 아이들은 기지를 빼앗기 위해, 또는 지키기 위해 맹렬하게 눈싸움을 벌인다.

셀린 디온은 인터뷰를 통해 "이 영화의 엔딩곡을 부르게 된 이유는 나의 아들 '르네 샤를르'를 위해서다. 아들이 <꾸러기 전쟁>을 처음 봤을 때 6세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그 이후에 이제 막 4세가 된 쌍둥이들에게도 영화를 보여주었는데 똑같이 재미있어 하더라. <스노우타임>은 10년 후에 보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길이 명작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내가 소중히 하는 가치들을 나의 아이들에게 전달해주길 원한다. 이 영화가 바로 그런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녀가 언급한 <꾸러기 전쟁>과 <스노우타임>의 가치는 바로 반전과 성장의 메시지다.

<스노우타임> 영화의 한 장면

▲ <스노우타임> 영화의 한 장면 ⓒ (주)영화사 빅


눈싸움의 재미를 선사하는 <스노우타임>의 이면엔 전쟁에 대한 은유가 흐르고 있다. 정보를 수집하고, 게릴라전을 펼치며, 군대처럼 행진하고, 공성전을 펼치는 아이들의 모습은 실제의 군대, 전쟁과 다를 바가 없다. <스노우타임>은 '전쟁'을 '눈싸움'으로 바꾸어 현실 세계에서 어른들이 벌이는 전쟁을 이야기한다. 말하자면 <스노우타임>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사고하도록 만든 우화에 가깝다.

<꾸러기 전쟁>에서 눈싸움을 벌이던 아이들은 하나의 '사건'을 겪으며 방황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들의 힘으로 슬픔을 딛고 성장한다. 아이들이 마음의 벽을 허무는 장면을 통해 놀이를 성장으로 연결하는 서사를 <스노우타임>은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그리고 루크의 나팔이 지닌 사연을 덧붙여 서사의 숨결을 한층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극 중 대사인 "진짜 제대로 된 눈싸움을 하는 거야"를 빌려 표현하면 "진짜 제대로 된" 어린이 영화이자 성장 영화가 바로 <스노우타임>이다.

스노우타임 장-프랑소아 풀리오 이지현 김경희 김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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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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