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대학교에서는 학기 초마다 금연 캠페인을 열고는 한다. 보건소에 가서 금연 캠페인에 등록하게 되면 기초 검사 등을 하고 금연 도구들을 수령할 수 있다. 친구들 몇 명도 금연 캠페인에 등록하면서 금연을 다짐했었다. 그 친구들은 금연에 성공했을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 다짐은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고, 곧 다시 평범한 흡연자로 돌아갔다.

담배를 끊겠다고 가족들과 다짐하는 아빠들.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담배를 피워대는 환자와 이를 말리는 보호자들. 담배 피우는 것에 안 걸리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아이들까지. 곳곳에서 담배와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담배 전쟁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은 바로 학교다. 피지 말라는 어른들과 안 걸리겠다는 청소년들. 그들의 실상을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살벌한 담배 전쟁터로 찾아갔다. 지난 22일, SBS <일요특선 다큐멘터리>는, 2016년 11월에 방영했던 <SBS 스페셜> '금연전쟁-내 아이를 부탁해' 편을 다시 방영하는 길을 택했다.

피우지 말라는 어른들, 안 걸리려는 청소년들

 결국 학생들은 끊을 생각이 아니라 안 걸릴 생각을 하게 된다. 등굣길에 여기저기 담배를 숨기기도 하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 냄새를 없앨 방법을 궁리한다. 담배 피우기 좋은 장소까지 계승해준다.

결국 학생들은 끊을 생각이 아니라 안 걸릴 생각을 하게 된다. 등굣길에 여기저기 담배를 숨기기도 하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 냄새를 없앨 방법을 궁리한다. 담배 피우기 좋은 장소까지 계승해준다. ⓒ SBS


몇 개의 대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만 19세 이전에 흡연해본 경험이 44.7%가 나왔다. 또한, 이 중 대부분의 학생이 중, 고등학교 시절에 흡연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은 불량학생들일 것이라는 어른들의 편견과는 다른 결과였다. 실제로, 학교에서 학생회장을 하고 있다는 학생은 흡연하고 있었지만, 선생님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여러 번 걸릴 위기를 넘겼다고 말했다. 모범생은 담배를 피우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이는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담배를 피우는 행위를 단지, 일탈이나 청소년기의 허세라고만 단정 짓는 것이다. 허나, 학생들이 담배를 접하게 되는 이유는 훨씬 복잡했다. 어떤 학생은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어떤 학생은 친구와 동질감을 얻기 위해서, 어떤 학생은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배우기도 한다.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다양한 데 반해,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는 어른들의 말은 똑같다.

"담배는 건강에 안 좋아."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무슨 담배냐."
"20살 되면 해라."

학생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한창 튼튼할 시기. 담배를 피운다고 해서 몸이 아프지 않다. 나중에 아프기 전까지만 끊으면 되지 싶다. 반항심도 든다. 자기들은 피우면서 우리는 왜 안 된다는 건지. 건강에 좋지 않은 건 어른이든 청소년이든 똑같은데 말이다.

결국, 학생들은 끊을 생각이 아니라 안 걸릴 생각을 하게 된다. 등굣길에 여기저기 담배를 숨기기도 하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 냄새를 없앨 방법을 궁리한다. 담배 피우기 좋은 장소까지 계승해준다. 이러니 끝이 나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피우지 말라는 어른들과 안 걸리려는 학생들 사이에는 답이 없는 걸까.

통(通)해야 한다

 "등나무 밑에 가면 하얀 담배꽁초가~", "이놈의 자식들 혼을 내야지만 막상 보면 천진한 얼굴~". 교장 선생님의 노래에 학생들의 호응도 좋다. 그렇게 그는 노래를 통해 아이들과 통(通)하려고 노력했다.

"등나무 밑에 가면 하얀 담배꽁초가~", "이놈의 자식들 혼을 내야지만 막상 보면 천진한 얼굴~". 교장 선생님의 노래에 학생들의 호응도 좋다. 그렇게 그는 노래를 통해 아이들과 통(通)하려고 노력했다. ⓒ SBS


학생들의 흡연율을 현저히 떨어트렸다는 사람이 있다. 바로 방승호 아현산업정보고등학교 교장이다. 그는 제재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니. 그는 어떤 방법으로 흡연율을 떨어지게 하였을까.

놀라웠다. 기타를 들고 화장실 옆으로 간 그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한 학생이 함께 듀엣 송을 부른다. 가사가 재미있다. "등나무 밑에 가면 하얀 담배꽁초가~", "이놈의 자식들 혼을 내야지만 막상 보면 천진한 얼굴~". 교장 선생님의 노래에 학생들의 호응도 좋다. 그렇게 그는 노래를 통해 아이들과 통(通)하려고 노력했다.

"이제 앞으로 애들 구속하고 피우지 말라, 처벌하고 그런 시대는 좀 지나지 않았나. 문화로 접근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흡연으로 일어나는 문제들이 정말 더 큰 에너지로, 재능 발굴로 다양하게 스펙트럼으로 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의 말처럼. 담배가 왜 안 좋은 것인지, 어떻게 몸을 약화하는 지에 대해 길게 설명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또한, 무작정 혼내고 처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피우지 말아야 할 이유를 공감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갈 길은 결국 안 들키는 것이 될 테니까.

단지 담배에 관련된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서 일방통행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쌍방향으로 통(通)하는 것이다. 글을 읽기 싫어하는 학생이라면 영상으로, 노래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노래로.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담배를 끊기 힘들다는 다영이 금연을 결심한 이유도 무엇이었나. 그녀가 하고 싶은 꿈인 가수. 그 꿈에 담배가 도움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또한, 옆에서 함께 하고자 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통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끊기지 않고 계속되는 담배 전쟁. 그것을 단지 니코틴의 중독성이나 타르의 해로움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것들이 마련된 쥐와 그렇지 않은 쥐 중에서 마약에 대한 의존도가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한 쥐가 높았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길고 긴 담배 전쟁. 이것을 끝내고 싶다면, 왜 담배를 피우게 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그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해야 한다. 그것이 담배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솔루션이다.

청소년 흡연 담배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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