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 년 전에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처음 첫발을 내디딘 이후에 조금씩 조금씩 걸어왔습니다. 아직 낯설고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길은 아니지만, 머지않아 곧 큰 길이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고 신영복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가운데 '여럿이 함께 가면 길은 뒤에 생긴다'라는 말씀이 기억납니다. 오랫동안 함께해주실 길동무가 되어주시리라 믿습니다."(선정위원장 김창남)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2월 28일 오후 7시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작년 최우수 록 음반상를 받았던 더 모노톤즈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올해의 음반, 올해의 노래,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신인 종합 분야 4개 부문과 장르 분야 18개 부문 그리고 특별 분야인 공로상, 선정위원회 특별상을 시상했다.

후보는 2015년 12월 1일부터 2016년 11월 30일까지 발매된 음반을 대상으로 선정했고 음악평론가, PD, 에디터, 기자, 음악콘텐츠 기획자 등 101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음악성에 중점을 두고 최종 수상자를 결정했다. 올해의 음반상에는 20년 만에 음반을 발표한 조동진의 <나무가 되어>가 수상했고 공로상에는 키 보이스의 기타리스트 김홍탁, 특별상은 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과 음반 <젠트리피케이션> 참여 음악인이 공동 수상했다. 시상식은 지난해 올해의 음반 수상자인 이센스의 축하공연으로 마무리되었다. 각 분야 수상자의 소감과 선정의 말을 정리했다.

장르 분야 수상 소감 및 선정의 말

[최우수 메탈&하드코어-음반] 램넌츠 오브 더 폴른 <Shadow Walk>

 램넌츠 오브 더 폴른

램넌츠 오브 더 폴른 ⓒ 김광섭


"어렸을 때 이후로 처음 받아본 상 같은데, 메탈 음악을 해서 좋은 상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저희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높은 수준의 공연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꾸준히 많이 사랑해주세요."(보컬 박용빈)

단단해진 기타 리프, 빈틈이 없는 구성, 멜로딕 데스메탈과 메탈코어의 촘촘한 결합, 깔끔한 레코딩. - 선정위원 이경준

[최우수 록-음반] ABTB <Attraction between two bodies>

 ABTB

ABTB ⓒ 김광섭


"가장 기쁜 것은 멤버들끼리의 조화였어요. 내가 생각했던 여러 가지가 멤버들과 같이 무언가 하나로 만들어진다는 엄청난 재미 때문에 작업한 결과, 수상해서 감사드리고요. 음반을 만들면서 여러 엔지니어분들도 고생하는데 그런 부분도 조명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드럼 강대희)

클래식한 고전 하드록에서부터 메탈을 경유해 그런지 록에까지 이른 개별 곡들의 성향은 제각각 다양하지만, 음반 자체의 응집력은 출중하다. - 선정위원 박병운

[최우수 록-노래] 전범선과 양반들 '아래로부터의 혁명'

 전범선과 양반들

전범선과 양반들 ⓒ 김광섭


"사실, 1년 전 곡 작업 중에 범선이가 '형, 만약 우리 노래가 상을 타면 그때는 내가 군대에 있겠지만 대신 받아주었으면 해' 말이 씨가 된다더니 정말 그렇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좋은 노래와 음반으로 보답하겠습니다."(기타 최현규)

지난해 초 세상을 겨냥해 쏘아 올린 이 곡은, 같은 해 말 한국 정치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을 통렬하고도 유쾌하게 관통하며 음악의 힘을 증명했다. - 선정위원 정진영

[최우수 모던 록-음반] 이상의날개 <의식의흐름>

 이상의날개

이상의날개 ⓒ 김광섭


"팬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한분 한분이 소중한 것 같아요. 빛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날 때 절치부심 따라와 준 멤버들에게 감사합니다. 2011년 관람객으로 시상식에 왔던 적이 있어요. 언제 저 무대에 서 볼 수 있을까… 이 무대에 오르면 이 이야기를 꼭 해보고 싶었어요. 지금 이 자리에도 그때 저와 같은 입장으로 많은 분들이 앉아 계시고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고 있을 것 같아요.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이 자리에 선 것처럼 여러분들도 할 수 있다는 응원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보컬 문정민)

더블 앨범에 80분을 넘는 러닝 타임이 꿈결처럼 흘러가 버린다. - 선정위원 이태훈

[최우수 모던 록-노래] 9와 숫자들 '엘리스의 섬(Song for Tuvalu)'

 9와 숫자들

9와 숫자들 ⓒ 김광섭


"고독과 연대에 대해 노래를 했어요.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앞으로 많이 살펴볼 생각이고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더 많은 여성 뮤지션과 평론가들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드럼 DUCK)
"저희의 재미와 위안만을 위해 만든 음반이 아니고 노래에 힘이 담겨서 좋은 의미로 불리고 밑바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든 음반입니다."(보컬 송재경)

낭비와 과잉이 쫓겨난 순백의 고원. 한국 모던 록의 만점 기준은 더 높아졌다. - 선정위원 임희윤

[최우수 포크-음반] 이민휘 <빌린 입>

낯설지만 아름다운 성취를 이루어내고 있다. 그만의 비유와 상징으로 직조되어 있는 가사는 신선한 통찰을 선사해 주었으며, 이를 관통하는 낮고도 몽환적인 목소리와 간명한 사운드는 신비롭고도 음울한 울림을 안겨주었다. - 선정위원 최지선

[최우수 포크-노래] 이랑 '신의 놀이'

 이랑

이랑 ⓒ 김광섭


"제 친구가 최근에 돈과 명예와 재미 세 개 중에 두 가지 이상 충족되지 않으면 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시상식은 두 가지 이상이 충족이 안 되더라고요. 보니까 상금이 없더라고요. 명예는 충족이 된 것 같은데 재미는 없고… 재미있으세요? 상금을 안 줘 돈은 충족이 안 되지만 명예는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상금을 주시면 감사하겠는데… 큐브 모양의 메탈릭한 트로피를 팔아야 할 것 같습니다. 월세가 50만원인데 50만원부터 경매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50만원 이상 없으신가요? 50만원 더 없으신가요? 저는 명예와 돈을 얻어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영웅의 서사가 사라진 우리 주변의 신화가 다시 쓰이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이야기를 찾는다"는 '신의 노래' 속 '좋은 이야기'를 통해서이다. _ 선정위원 정병욱

[최우수 팝-음반] 조동진 <나무가 되어>

 조동희

조동희 ⓒ 김광섭


"20년 만에 낸 음반이거든요. 관심과 상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참석을 못해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대리수상 조동희)

새싹처럼 움을 틔웠다가, 나무처럼 계절을 맞는다. 그 모습이 하나의 경관을 이룬다.
_ 선정위원 이경준

[최우수 팝-노래] 원더걸스 'Why So Lonely'

레게리듬의 기타 커팅과 두터운 베이스가 장르의 핵심을 찌른다. _ 선정위원 최지호

[최우수 댄스 &일렉트로닉-음반] 키라라 <moves>

 키라라

키라라 ⓒ 김광섭


"저 혼자 열심히 한 음반이라서 누구에게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웃음). 노트북을 사주신 엄마에게 감사드립니다. 소원이 있는데 여기서 말하면 이루어질 것 같아서 말할게요. 친구들이 자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우리 존재 파이팅입니다."

꿈에서 길어왔을 법한 자신만의 소리 조각들로 빅비트, 하우스, 시부야케이, 팝을 멋대로 섞어 흩뿌리는 키라라표 과감을 더없이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수작이다. _ 선정위원 김윤하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히치하이커(Hitchhiker) '텐달라($10)'

 히치하이커

히치하이커 ⓒ 김광섭


이 계열의 핵심이라 할 느리게 휘는 그루브와 웅장한 베이스 사운드를 놀랍도록 잘 주조해냈다. 퍼커션과 현악기에서 동양적 색깔을 강화한 것에선 영미와 유럽 중심의 베이스 신에서 그만의 영역을 확보하려는 진지한 고민도 엿보였다. - 선정위원 이대화

[최우수 랩&힙합-음반] 화지 <ZISSOU>

 화지, 이센스

화지, 이센스 ⓒ 김광섭


"와, 정규 음반을 낼 때마다 주시니까 진짜 어안이 벙벙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전에 공연에서 저스티스를 만났는데 만약 제가 타게 되면 자기에게 넘기라고 했는데, 생각을 해보니까 이름도 다 쓰여 있고 센스 형이 주셨고 내가 가져갈게 미안하다."

온전히 한국말 가사를 가지고 지금의 한국 사회를 냉소적으로 일관되게 그려낸다. 영 소울이 전담한 사운드 프로덕션은 깊고 중독적이다. - 선정위원 김학선

[최우수 랩&힙합-노래] 비와이(BewhY) 'Forever(Prod. by GRAY)'

과잉상태라 부를 정도로 곡을 꽉 채운 기교로 일관한 퍼포먼스와 다채로운 변주는 산만하기보다는 오히려 깔끔하게 마감되었다. - 선정위원 남성훈

[최우수 알앤비&소울-음반] 박재범 <EVERYTHING YOU WANTED>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음악으로 좋은 성과를 얻어 행복합니다. 하나님께 이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여러 장르 요소를 접목한 다채로운 비트 프로덕션 안에서 그는 특유의 그루브감과 가성, 미성이 섞인 음색으로 메인 스트림의 트렌디함과 대중적 입맛을 모두 놓치지 않는 데 성공했다.
- 선정위원 김이슬

[최우수 알앤비&소울-노래] jeebanoff(지바노프) '삼선동 사거리'

 지바노프

지바노프 ⓒ 김광섭


"제가 힙합어워즈 두 부문에 올랐는데, 안 되었더라고요. 이것도 안 될 줄 알았어요. 됐네요. 감사합니다.(웃음)"

'삼선동 사거리'의 진가는 근래 확립된 현대적인 작법과 전통적인 의미의 노스탤지어가 조화를 이루었다는 것에 있다. 다시 말해 사운드 프로덕션의 힘이 해당 지역에 이해가 없고 음악인의 꿈과 무관한 대상들에게까지 깊은 울림을 전달한 것이다. - 선정위원 문정호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재즈음반] 최성호 특이점 <바람 불면>

 최성호 특이점

최성호 특이점 ⓒ 김광섭


"요즘에 누가 음반을 내느냐고 뮤지션들 명함 아니냐고 하는데, 제가 2016년에만 두 장의 음반을 내서 수군거림도 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2016년만큼은 우리에게는 음악이 필요했고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즐기는 사람으로 음악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2016년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향후 수년간, 우리는 최성호 특이점, 혹은 기타리스트 최성호를 통해 한국 재즈의 새로운 역사가 열리는 과정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 선정위원 김현준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크로스오버음반] 두번째달 <판소리 춘향가>

 두번째달

두번째달 ⓒ 김광섭


"많은 선배님들께서 닦아놓은 길에 숟가락을 얹었다고 생각합니다. 국악을 위해 노력하셨던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베이스 박진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크로스오버 음반은 드물었고 무엇보다 전통이라고 불렸지만 잊히고 있던 춘향가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다시 듣게 만들었다. - 선정위원 박정용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최우수연주] 블랙스트링 <Mask Dance>

 블랙스트링

블랙스트링 ⓒ 김광섭


"최우수연주상이라고 하니까 굉장히 기쁘네요. 왜냐하면 음악을 할 때 무대 위에서 스릴 넘치게 하거든요. 누가 틀리는지도 살피면서 최선을 다해서 연주를 했는데, 뜻깊은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거문고 허윤정)

청자에게 장르의 벽을 가벼이 뛰어넘는 소리의 신세계를 경험케 한다. 호쾌하다. - 선정위원 조일동

특별 분야 수상 소감 및 선정의 말

[공로상] 김홍탁

 김홍탁

김홍탁 ⓒ 김광섭


"오랫동안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까 상도 받게 되었네요. 오랫동안 음악 속에서 살았다고 격려로 주시는 것으로 알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김홍탁은 국내에서 처음 음반을 발표한 록 밴드로 기록되는 키 보이스의 기타리스트로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히 파이브, 히 식스에서 음악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활동은 키 보이스를 친정집으로 하고 있는 후기 키 보이스, 키 브라더스와의 협력과 경쟁 속에서 국내 록 발전의 비옥한 자양분이 됐다. … 국내 록 음악의 태동기에 가장 확실한 한 획의 계보를 만들어냈으며, 홀연히 도미했다가 돌아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쉬지 않고 후학 양성에 애썼던 그가 있었기에 우리의 대중음악은 한 단계 이상 발전할 수 있었다 .
- 선정위원 송명하

[선정위원회 특별상] 음반 <젠트리피케이션> 참여 음악인

 프로듀서 황경하

프로듀서 황경하 ⓒ 김광섭


"음악가 동지들에게 감사와 축하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 음반을 만들면서 감정이 무딘 편인데 사실 많이 울었어요. 너무나 많은 우리 이웃들이 어처구니없고, 비참하고, 불행한 이유로 쫓겨났었습니다.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포구청은 아현포차 할머니들의 쫓겨난 삶을 반드시 돌려주십시오, 뮤지션 리쌍, 한 가장이 4인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6년 동안 열심히 일군 삶의 터전을 함부로 빼앗지 말고 돌려주십시오." (프로듀서 황경하)

 음반 <젠트리피케이션> 참여 음악인

음반 <젠트리피케이션> 참여 음악인 ⓒ 김광섭


음반에는 테이크아웃드로잉, 통영생선구이, 우장창창, 옥바라지 골목, 아현포차 등 '강제집행'이 시도된 현장을 가보지 못했어도 그때의 절박한 감정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물을지도 모르겠다. 이 음반이 본의 아니게 '건물주' 혹은 '갑'의 지위가 되어버린 인기 있는 음악인들을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매도하는 것 아니냐고. 그들에게는 이 음반을 실제로 진지하게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여기 실린 음악은 고통과 절망뿐만 아니라 화해와 치유의 감정까지 담고 있을 정도로 호소력이 강하니까. 이렇게 음악은 다시 한번 소통과 대화의 강력한 매체가 되고 있다. - 선정위원 신현준

[선정위원회 특별상] 윤민석

 윤민석

윤민석 ⓒ 김광섭


"민중가요를 만든 지 30년이 되었어요. 노래를 30년 동안 만들면서 받아온 곳은 구속영장, 출두요구서밖에 없었고 기사가 나도 문화면이 아닌 사회면에만 나는 사람이었는데, 상을 들고 있으니까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희 어머님, 아버님이 살아 계셨으면 기뻐하셨을 텐데 작년에 두 분 다 돌아가셨어요. 부모님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학살로 별이 된 우리 아이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보편적이지만 함부로 짓밟혀 눈물겨워진 가치를 철저히 대중적인 음악으로 풀어냄으로써 윤민석은 민중가요가 보이지 않고 국민가요가 사라진 시대, 민중가요를 시민가요로 통합했고 노래를 새로운 시대의 가능성으로까지 확장했다. - 선정위원 서정민갑

종합 분야 수상 소감 및 선정의 말

[올해의 음반] 조동진 <나무가 되어>

"대리 수상이지만 이 상을 손에 넣고 보니까 다음번에는 제 음반으로 상을 받고 싶은 욕심이 드네요.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굉장히 어렵게 이어가고 있다고 들었어요. 음악인들에게 굉장히 힘을 주는 시상식이니까, 계속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대리수상 조동희)

여전히 깊은 노랫말이 있고, 20년 세월을 담은 목소리에는 그리움과 쓸쓸함과 허무함 모두가 배어있다. 그리고 이 모두를 감싸는 놀라운 사운드 스케이프가 있다. 넓고 높고 아련하게 펼쳐지는 소리의 풍경에 나직이 울리는 조동진의 목소리가 더해지는 순간 <나무가 되어>의 세계는 그대로 더없이 아름답고 치열하게 완성된다. - 선정위원 김학선

[올해의 노래] 볼빨간사춘기 '우주를 줄게'

젊은 언어지만 보편적 감성을 움직일 수 있는 노랫말, 어쿠스틱 포크 팝에 모던한 리듬감을 추가한 편곡, 고유한 음색을 바탕으로 여유롭지만 충실한 가창을 들려주는 보컬까지 여러 음악적 장점들이 균형을 잘 이뤘다. 기존의 한국 주류 음악 시장이 차려놓은 식단에 서서히 지루함을 느끼는 수용자들에게 신선하지만 편안하게 다가올 조건을 모두 갖춘 노래이기에 '올해의 노래'가 될 충분한 자격이 있다. - 선정위원 김성환

[올해의 음악인] 박재범

"감사합니다, 여러분. 음악을 할 때마다 수익과 챠트 몇 위에 들까 신경을 안 쓰고 음악을 해도 좋은 결과가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계속 재밌게 즐겁게 음악 하겠습니다."

레이블 AOMG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공연 또한 멈추지 않았다. 박재범은 정말 쉴 새 없이 움직였으며, 단지 열심히 해서가 아닌, 탄탄한 음악적 결과를 통해 찬사를 이끌어냈다. 의심할 여지 없는 올해의 아티스트다. - 선정위원 강일권

[올해의 신인] 실리카겔

 실리카겔

실리카겔 ⓒ 김광섭


"어떤 평을 하나 보고, 그 뒤로 저희들이 저희 음악을 부르는 이름이 있는데 소위 말해, 귀 썩는 음악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귀 썩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귀한 상을 주셔서… 모든 귀 썩는 음악을 하는 분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주면 좋겠습니다."(기타 김민수)
"가끔 귀걸이를 하고 다니면 저를 노려보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 눈치 보지 마시고 마음껏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꾸미고 다니세요."(보컬 김한주)

두 명의 VJ가 만든 조명과 영상이 다섯 멤버의 연주와 어우러지는 퍼포먼스로 다시 만났다. 하나로 통합되는 멀티가 아닌 다양한 물성의 특징이 존중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폴리미디어가 무언지 실감된다. 눈과 귀가 모두 만족스러운, 시작부터 탄탄한 퍼포먼스 집단과 뿌듯하게 마주한다. - 선정위원 조일동

시상식 현장 말말말

고영배(소란) 사회자 : (최우수 팝-노래 수상자 원더걸스의 불참을 알리면서) 아시겠지만 아쉽게도 원더걸스는 얼마 전에 팀이 해체되었잖아요? 절대로 참석할 수 없는 이유죠.

우종선(메써드) : 헤비메탈 하드코어 장르가 새로 신설되었습니다. 거칠고 빡센 장르를 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빛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국에 가장 듣기 좋은 장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훈조(더 모노톤즈) : 시상을 하기에 앞서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면 가만히 있기만 해도 혼이 비정상화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혼돈과 혼란의 시간 속에서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주신 뮤지션, 연주자, 각 분야의 관계자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영배(소란) : (트로피 낙찰 이후) 재미도 얻었어요?
이랑 : 아, 저는 재미는 없고요. 여러분들이 재미를 얻었죠.

딥플로우 : 제가 작년에 올해의 음악인을 타면서 너무 영광이지만 부담스러웠어요. 올해의 음악인이 뭐냐? 너무 거창한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다른 부문은 음반과 음악에게 주는 상인데, 이 상은 사람에게 주잖아요? 미스코리아 느낌인데, 올해의 음악인을 제가 받을 자격이 있나? 어떤 음악인이 되어야 하나 고민을 했어요. 올해의 음악인에 걸맞은 행동을 하는 뮤지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보낼 수 있어 의미가 있는 상인 것 같아요.

이센스 : 창작자 입장에서 누가 날 평가해 이럴 수 있겠지만 상을 받아서 기분 나쁠 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모든 창작하는 분들이 자신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계속 끝까지 이야기하고 서로 영감을 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의 말 전문은 한국대중음악상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koreanmusicawards.com/2017/
한국대중음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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