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서 '경영진 중대 범죄행위 폭로' 회견을 열고 김장겸 전 사장과 일부 경영진의 휴대폰 분쇄 혐의등을 알리고 있다.

MBC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서 '경영진 중대 범죄행위 폭로' 회견을 열고 김장겸 전 사장과 일부 경영진의 휴대폰 분쇄 혐의등을 알리고 있다. ⓒ 이희훈


 MBC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서 '경영진 중대 범죄행위 폭로' 회견을 열고 김장겸 전 사장과 일부 경영진의 휴대폰 분쇄 혐의등을 알리고 있다.

MBC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서 '경영진 중대 범죄행위 폭로' 회견을 열고 김장겸 전 사장과 일부 경영진의 휴대폰 분쇄 혐의등을 알리고 있다. ⓒ 이희훈


 MBC 노보에 공개된 하드디스크 파쇄기. 김장겸 전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은 사용하던 휴대폰을 이 기계에 넣어 모두 분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보에 공개된 하드디스크 파쇄기. 김장겸 전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은 사용하던 휴대폰을 이 기계에 넣어 모두 분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MBC 김장겸 전 사장은 왜, 신형 휴대폰을 분쇄기에 넣었을까?

김장겸 전 사장 등 MBC 경영진의 수상한 스마트폰 교체가 도마 위에 올랐다. 28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아래 MBC 노조) 측은 이를 조사를 앞둔 MBC 경영진의 조직적 증거 인멸 행위로 보고, 관련된 모든 증거를 서울 서부지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시작은 카카오톡이었다. 지난 8월 14일, 김장겸 전 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오정환 보도본부장의 이름이 일제히 '새로운 친구'로 뜨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경영진의 이름이 연이어 '새로운 친구'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휴대전화를 바꿨을 때 남는 일종의 '흔적'이다. 당시 이들의 휴대폰은 지급된 지 2달여밖에 되지 않은 신형 기종이었고, 백종문 전 부사장의 경우에는 같은 기종의 같은 컬러 제품으로 교환하기까지 했다. 노후된 기기를 교체하기 위함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수상한 정황에 취재를 시작한 노조는 28일 목격자와 내부자의 폭로를 통해 밝혀낸 사실을 공개했다.

김장겸 전 사장의 수상한 '휴대폰 교체 지시'가 내려진 것은 지난 8월 14일이었다. 교체된 지 두 달여 밖에 되지 않아 어렵다는 실무진의 문제 제기에, 김 전 사장은 '임원회의 결정 사항'이라는 이유를 대며 교체를 지시했다. 수상한 핸드폰 교체는 김장겸 전 사장을 비롯, 백종문 전 부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오정환 보도본부장, 김성근 방송인프라본부장, 윤동렬 미디어사업본부장 등 소환 조사를 앞둔 이들을 중심으로 단기간 내에 이뤄졌다. 대부분 석 달도 안 된 새 모델들이었다.

MBC 노조 "휴대전화 분쇄, 명백한 증거인멸 행위"

 MBC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서 '경영진 중대 범죄행위 폭로' 회견을 열고 김장겸 전 사장과 일부 경영진의 휴대폰 분쇄 혐의등을 알리고 있다.

MBC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서 '경영진 중대 범죄행위 폭로' 회견을 열고 김장겸 전 사장과 일부 경영진의 휴대폰 분쇄 혐의등을 알리고 있다. ⓒ 이희훈


 MBC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서 '경영진 중대 범죄행위 폭로' 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MBC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서 '경영진 중대 범죄행위 폭로' 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희훈


 MBC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서 '경영진 중대 범죄행위 폭로' 회견을 열고 김장겸 전 사장과 일부 경영진의 휴대폰 분쇄 혐의등을 알리고 있다.

MBC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서 '경영진 중대 범죄행위 폭로' 회견을 열고 김장겸 전 사장과 일부 경영진의 휴대폰 분쇄 혐의등을 알리고 있다. ⓒ 이희훈


노조는 이들이 이전에 사용하던 휴대폰을 분쇄기에 넣고 '갈아'버리기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김장겸 전 사장이 실무진에게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파쇄하라고 지시했는데, 당시 사장 비서는 휴대폰이 완전히 조각난 걸 확인하고 나서야 갔고, 오정환 본부장 역시 핸드폰 파쇄를 지시한 뒤, 이 장면을 끝까지 지켜봤다고 전했다.

MBC 노조는 경영진의 핸드폰 교체가 지난 8월 고용노동부의 소환 조사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일제히 일어난 점, 모두 신형 기기들이었던 데다 같은 기종으로 교체한 사례도 있어 통상적인 교체로 볼 수 없는 점, 이전 기기를 모두 '분쇄'해 기록을 없앤 점 등을 들어 명백한 '증거 인멸'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이를 비서 등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한 만큼 형법 제155조 1항, 증거 인멸 교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들의 휴대전화 안에 국정원의 MBC 장악, 부당 노동 행위 등을 뒷받침할 증거들이 담겨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노조는 이 같은 증거 인멸 행위에 회사의 공금이 사용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100만 원 가까이 하는 신형 스마트폰을 분쇄한 뒤, 다시 회삿돈으로 구입하는 등의 일로 천만 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핸드폰 분쇄에 사용된 기기는 지난 2월 1800여만 원을 들여 구입한 하드디스크 전용 파쇄기다. 강력한 모터와 날카로운 칼날로 하드디스크를 아예 조각조각 분쇄하는 이 기기에 들어가면, 복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노조는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구입했다지만, 이 기기가 사내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직원은 거의 없다"고 지적하며,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문서 파쇄기 20여 대를 구입했던 박근혜 청와대나, PC를 쇠망치로 부수라고 했다는 최순실 등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장준성 언론노조 MBC본부 교섭쟁의국장은 "이런 증거 인멸 행위가 얼마나 더 조직적이고 상습적으로 일어났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면서, "부당 노동 행위는 물론, 증거 인멸 교사죄까지 저지른 이들이 어떻게 감히 '방송 장악', '공영방송 훼손', '공정 방송 사수' 등의 어휘를 쓸 수 있나. 더 이상의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김장겸 전 사장 등 경영진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검찰의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김장겸 전 사장의 잔여 임기를 채울 신임 MBC 사장 공모가 마감됐다. 총 13명이 공모에 지원했으며, 오는 30일 3명의 최종 후보자가 발표된다. 최종 후보자 3인은 다음 달인 12월 1일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일반 시민 100명과 MBC 구성원의 70명이 방청객으로 참석하는 정책설명회를 통해 MBC 재건을 위한 청사진과 공영방송 철학 등을 프레젠테이션해야 한다.

현장 질의응답은 이뤄지지 않지만,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 이사들은 5일까지 MBC 홈페이지와 방문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접수된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7일 최종 면접에서 질의할 예정이다. MBC 노조는 상암 사옥 로비에 '사장 후보자에게 질문 있습니다' 게시판을 마련, 직원들의 질문도 받고 있다. 조합은 취합한 MBC 구성원들의 질문을 방문진에 전달, 최종 면접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MBC 김장겸 증거인멸 휴대전화파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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