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황희찬의 가능성

다가오는 2018년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출전할 신태용호에 새로운 '젊은 피'는 누가 승선할 수 있을까. 만약 승선한다면 그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까. 이 같은 의문점에 현재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선수는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레드불 잘츠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있는 황희찬(22)이다. 황희찬은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대표팀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후 A대표팀에도 선발되어, 2018년 러시아 FIFA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중국전으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2017년에는 카타르와의 경기에서는 데뷔골을 성공시키며 젊은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이 각인시켰다.

황희찬은 햄스트링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나 지난 시즌 리그 26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펼친 것과 달리 올 시즌에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로 인하여 황희찬을 향한 신태용 감독의 시선은 멀어진 듯이 보였고 2월 터키 전지훈련에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황희찬은 2014년 오스트리아FC 레드불 잘츠부르크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U-16, U-19 대표팀을 거치며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축구 선수권대회에서는 뛰어난 득점 능력을 과시 득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황희찬의 득점 능력은 각 급 대표팀을 거치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7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카이마 에미레이츠 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라크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한국의 황희찬이 상대 문전을 향해 슛을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7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카이마 에미레이츠 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라크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한국의 황희찬이 상대 문전을 향해 슛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직까지 골 결정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태용호에게는 황희찬이 관심 대상으로 서 손꼽히기에 충분하다. 이런 황희찬에게 걸림돌이 없지는 않다. 그것은 신태용호가 터지 전지훈련에서 가진 몰도바(1월30일), 자메이카(1월30일), 라트비아(2월4일)와 3차례 평가전에서 거둔 성과인, 기본 포메이션 4-4-2와 매 경기 헤더 득점포를 가동한 김신욱의 활용법에 대한 공격 옵션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러시아 FIFA월드컵 본선 개막을 4개월여 남겨놓고 있는 시점에서 F조(독일, 멕시코, 스웨덴, 한국)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신태용호에게는 분명 의미 있고 대단히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좀 더 냉정하게 신태용의 현 주소를 짚어 볼 필요성이 있다.

김신욱 카드의 의문점

특히 신태용 감독이 안고 있는 골 결정 부족을 FIFA월드컵 본선에서 독일, 멕시코, 스웨덴을 상대로 이를 씻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다. 197cm 장신을 이용한 김신욱 카드는 몰도바, 자메이카,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확실한 카드로 자리잡은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 4-4-2 포메이션하에서 이근호가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최전방 김신욱-이근호 카드는 곧 러시아 FIFA월드컵 본선에서 신태용호의 골 결정력 부족을 해결할 핵심 카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팀을 지휘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은 두 개의 옵션을 손에 넣게 된 점에 대하여 어느정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부정적인 요소는 바로 이 점에 있다. FIFA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팀이 공격 옵션을 1~2개만 가지고 도전장을 던진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상대보다 가진 것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는 '바위에 계란치기'와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신태용호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공격 옵션을 가질 수 있는 선수 선발이다. 그동안 신태용호가 가졌던 경기를 곱씹어 보면 공격라인 중심 선수 구성은 이근호(33.강원 FC), 김신욱(30.전북 현대), 손흥민(26.토트넘), 이재성(26.전북 현대), 권창훈(24.디종)으로 압축된다.

이런 상태에서 신태용(48) 감독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선수로 점쳐지는 선수는,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 지동원(28.다름슈타트), 석현준(27.트루와) 등으로, 최근 리그 2호골을 터뜨리며 안정감을 보이고 있는 구자철을 제외하고는 이들이 부상과 소속팀에서의 경기 출전 미흡으로 저조한 컨디션과 함께 경기력에 확신을 주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고 러시아 FIFA월드컵 엔트리 23명 엔트리에 승선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황희찬의 특별한 경쟁력

황희찬은 이들에 비해 비록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시즌보다 존재감이 희미해져 있지만 지난 16일 2017-2018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32강 1차전(16일)과 2차전(23일)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와 2-1 승리를 이끌어 내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황희찬의 이 같은 활약은 러시아 FIFA월드컵을 바라보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다.

분명 신태용호의 골 결정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플랜 카드 선수로 황희찬은 신태용 감독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지막 선수다. 황희찬은 이근호와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로서 최전방에서 강한 체력으로 깊이와 폭을 최대로 이용하는 활발한 활동량과 공간을 이용하는 위협적인 움직임 그리고 적극적인 돌파가 돋보인다. 하지만 황희찬은 이근호와 다르게 황성한 활동량은 물론 중앙 공격수뿐만 아니라 측면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황희찬의 슛이 우즈베키스탄 골대를 벗어나고 있다.

2017년 9월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황희찬의 슛이 우즈베키스탄 골대를 벗어나고 있다. ⓒ 연합뉴스


경기에 고정적인 선수 기용으로는 변화 추구와 더불어 경쟁력 향상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맞상대하여 공격라인 선수 구성을 3경기 모두 똑같이 가져갈 수는 없다. 사실 단조로운 플랜B 김신욱 카드로는 독일, 멕시코, 스웨덴의 수비는 피지컬과 파워는 물론이고 기량적으로도 김신욱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너무 높고 두꺼운 벽이다. 한국의 8연속 FIFA월드컵 본선 도전사에서 헤더골을 기록한 경우는 2002년 한.일 FIFA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미국과 16강전 이탈리아 경기에서 안정환(42)이 기록한 단 2골뿐이다.

이는 한편으로 FIFA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의 제공권 열세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서, 러시아 FIFA월드컵에서 맞상대할 독일, 멕시코, 스웨덴의 수비를 상대로 김신욱이 몰도바, 자메이카, 라트비아 평가전과 같은 헤더골을 터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는다.

황희찬은 22세의 '젊은 피'다. 이런 '젊은 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전술적인 면도 있지만 겁 없는 투쟁심이다. 축구에서 이 투쟁심은 때로는 팀 분위기와 경기 흐름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런 다양성 있는 선수는 한국축구의 2022년 카타르 FIFA월드컵을 위한 젊은피 육성 차원에서도 절대적으로 그 필요성이 대두된다. 만약 황희찬이 러시아 FIFA월드컵 최종 23명 엔트리에 승선한다면, 승선 가능성이 높은 김민재(22.전북 현대)와 함께 한국축구의 2022년 카타르 FIFA월드컵 자산으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은 틀림없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격언처럼 황희찬의 러시아행은 전적으로 신태용 감독의 의중에 달려있다.

3월 말 갖게 되는 북아일랜드(24일), 폴란드(28일)와의 유럽 원정 평가전은 러시아 FIFA월드컵 마지막 모의고사다. 황희찬의 러시아행 승선 여부도 북아일랜드, 폴란드와의 평가전 참가 여부에 달려있다. 이에 황희찬이 부상을 극복하고 컨디션을 회복하여 과연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러시아 FIFA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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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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