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첫날 홈런 초이스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와 넥센의 경기. 넥센 초이스가 3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18.3.13

▲ 시범경기 첫날 홈런 초이스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와 넥센의 경기. 넥센 초이스가 3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18.3.13 ⓒ 연합뉴스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역대 신인 최다안타(179개)와 최다득점(111개), 고졸 신인 최초의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혜성처럼 등장했고 3할 20홈런 100타점 시즌을 보낸 김하성은 KBO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도약했다. 마운드에서는 프로 3년 차 최원태가 11승을 챙기며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45만 달러의 '염가(?)' 계약을 한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도 두 자리 승수를 올리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럼에도 넥센 히어로즈의 2017 시즌은 결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2013년부터 4년 연속 이어오던 가을야구 진출이 작년 시즌 7위로 마감하며 아쉽게 끊겼기 때문이다. 듬직한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이 부상에 시달리며 8승에 그쳤고 2016년 신인왕 신재영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지만 김세현(KIA타이거즈)과 윤석민(kt위즈) 등 투타의 주력 선수들을 트레이드한 것도 단기적으로 넥센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히어로즈는 지난 2월 구단의 창업주 이장석 전 대표가 횡령·배임죄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미 야구단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구단과 선수들에게 영향이 없을 순 없다. 그럼에도 넥센은 올 시즌 1년 만에 가을야구 복귀를 노리고 있다. '넥벤저스'라 불리던 히어로즈의 강타선을 이끌었던 홈런왕 박병호가 2년 만에 팀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투수] 밴 헤켄 대체할 로저스는 2015년의 위력 되찾을까

밴 헤켄은 넥센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6년 동안 73승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밴 헤켄보다 많은 승수를 올린 투수는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kt, 79승) 뿐이다. 하지만 뛰어난 제구력과 탁월한 완급조절 능력을 자랑하는 밴헤켄도 어느덧 한국나이로 불혹의 노장이 됐다. 이미 작년 시즌 8승에 그치며 더 이상 '10승 보증수표'가 아님이 밝혀지자 넥센은 6년 간 정들었던 프랜차이즈 최고의 에이스와 이별을 선택했다.

밴 헤켄 대신 영입한 투수가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하며 KBO리그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에스밀 로저스라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2015년 한화에서 4번의 완투와 3번의 완봉을 기록하며 일약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로저스는 이듬해 팔꿈치 부상으로 6경기 만에 퇴출됐다. 로저스가 2년 만에 복귀한 KBO리그에서 2015년 같은 위력을 발휘한다면 넥센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최고의 에이스를 거느린 채 시즌을 치를 수 있다.

넥센은 로저스와 브리검, 그리고 작년 팀 내 최다승(11승)을 기록한 최원태로 이어지는 선발 트로이카를 사실상 확정했다. 넥센으로서는 2016년 15승에서 작년 6승으로 혹독한 풀타임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린 신재영의 부활이 매우 중요하다. 신재영이 4선발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준다면 장정석 감독은 우완 문성현과 잠수함 한현희, 좌완 김성민까지 5선발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훨씬 다양해진다.

김세현이 떠난 넥센의 뒷문은 우완 강속구 투수 조상우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팔꿈치수술 후 돌아온 첫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승을 올렸던 조상우는 올해 풀타임 마무리로서의 시험대에 오른다. 물론 조상우가 마무리 투수로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김상수,이보근,오주원 등 기존 불펜 투수들의 뒷받침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무대를 경험하고 상무 시절부터 '즉시전력감'으로 꼽히던 루키 김선기의 활약도 주목된다.

[타선] 홈런왕 박병호 가세, 더 강해진 넥벤저스2 개봉 박두

박병호 화끈한 국내 복귀 신고식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와 넥센의 경기. 넥센 박병호가 3회초 2사 두 번째 타석에서 시원하게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다.

▲ 박병호 화끈한 국내 복귀 신고식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와 넥센의 경기. 넥센 박병호가 3회초 2사 두 번째 타석에서 시원하게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까지 4년 동안 173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겼던 '홈런왕' 박병호가 돌아왔다. 목동보다 다소 규모가 큰 고척돔에서 여전히 5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릴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박병호의 복귀는 넥센 타선의 무게감을 몰라보게 바꿀 수 있다. 박병호가 없는 동안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윤석민의 부재도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다.

구단 역대 최악의 외국인 타자였던 대니 돈 대신 합류해 46경기 동안 17개의 홈런을 때려낸 마이클 초이스의 풀시즌 활약도 큰 관심사다. 만약 초이스가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작년 같은 홈런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올해 53개의 홈런을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물론 단순계산은 언제나 틀릴 때가 대부분이지만). 분명한 사실은 초이스와 박병호로 이어지는 넥센의 중심타선이 10개 구단 최강을 넘어 '역대급 홈런타자 듀오'가 될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정후가 2년 차 징크스에 빠지지 않고 초이스가 KBO리그에 잘 적응해 초반부터 활약해 준다고 가정하면 이정후-서건창-초이스-박병호-김하성으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은 강정호와 유한준(kt)이 활약하던 넥벤저스의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검증된 외야수 고종욱의 무게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

수비 부담이 많은 포수 포지션의 타격부진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면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이택근의 급격한 생산력 저하는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비슷한 또래의 박용택(LG트윈스)과 손시헌, 이종욱(이상 NC다이노스), 김주찬(KIA) 등이 여전히 3할타자로 군림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만약 이택근이 지명타자로도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장정석 감독은 김태완이나 장영석 같은 대안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주목할 선수] 하루 부족해 늦어진 FA, 한꺼번에 보상 받으려는 김민성

최정(SK와이번스)이나 박석민(NC) 같은 화려한 선수는 아니지만 최근 5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과 70개 이상의 타점을 기록한 김민성은 분명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3루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프로에서 11년을 보낸 김민성은 아직 FA자격을 얻지 못했다. 1군 등록일수가 단 하루 부족해 FA 신청 자격을 인정 받지 못한 것이다.

김민성은 지난 2010년 넥센이 스타 플레이어였던 황재균(kt)을 내주며 데려 온 유망주다. 당시만 하더라도 기껏해야 젊은 백업 내야수에 불과했던 김민성은 이미 올스타급 선수로 성장한 황재균과 비교할 만한 선수가 아니었다. 황재균과 김민성의 트레이드에 알려지지 않은 웃돈이 오갔을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호리호리한 체구의 김민성은 2012 시즌을 앞두고 근육량을 늘리면서 파워가 급격히 증가했고 주전 3루수로 자리잡은 2013년부터 두 자리 수 홈런이 가능한 중장거리형 타자로 거듭났다. 물론 그 사이 정확성도 많이 향상돼 2015년과 2016년에는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로소 황재균도 부럽지 않은 히어로즈의 듬직한 붙박이 3루수로 성장한 것이다.

김민성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FA를 앞둔 모든 선수들이 의식하지 않고 시즌을 치르겠다고 말하지만 인생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는 FA가 의식되지 않으면 프로가 아니다. 김광현(SK)이나 손아섭(롯데) 같은 김민성의 입단 동기들은 이미 FA 대박으로 야구재벌이 됐다. 물론 김민성이 그 정도의 대스타는 아니지만 김민성에게도 대박의 기회가 오지 말란 법은 없다. 물론 2018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게 된다면 말이다.

 넥센 히어로즈 2018 시즌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

넥센 히어로즈 2018 시즌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 ⓒ 양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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